디지털 시대의 기다림…‘느린 우체통’을 아시나요?

입력 2017.04.03 (21:44) 수정 2017.04.0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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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느린 우체통'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오늘 손편지를 써서 넣으면' 이를 보관했다가 몇 달 뒤에 보내주는 우체통인데요,

'빨리빨리'가 일상이 돼버린 디지털 시대에 '기다림'과 '설렘'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세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원 한쪽에 마련된 빨간색 우체통.

딸과 마주 선 엄마가 정성스럽게 손편지를 씁니다.

항상 엄마 편에서 힘이 돼주는 딸.

힘든 취업 준비생활이지만 힘내라는 응원의 문구를 한 줄 한 줄 써내려 갑니다.

<인터뷰> 이효경·권라영(서울시 강서구) : "휴대전화로만 주고받다가 편지를 쓰니까 서먹서먹하긴 한데 마음이 더 뭉클하고요, 또 나중에(편지를) 받는다고 생각하니까 기다려지기도 하고요."

다음 달 입대를 앞둔 막내아들을 위해 아버지도 오랜만에 펜을 들었습니다.

힘든 군 생활이지만 성실히 지내고, 무엇보다 늘 건강하길 바라는 부모의 진심을 담았습니다.

<인터뷰> 권경열(서울시 강서구) : "아들이 이걸 볼 것을 생각하면서 썼는데.. 씩씩한 모습으로 남자가 돼서 (집에) 와서 이 편지를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손편지를 보관했다 1년에 두 차례 수거해 보내주는 '느린 우체통'에 담긴 사연들입니다.

'미래의 나의 모습은 어떨까?' 꿈꾸며 자신에게도 편지를 보내봅니다.

<인터뷰> 허순복(서울시 마포구) : "편지 쓸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저한테... 제가 자신한테 응원의 메시지를 준다면 조금 더 힘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공원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은 서울에만 3곳.

마음과 함께 실어 보내는 손편지가 디지털 시대, 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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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시대의 기다림…‘느린 우체통’을 아시나요?
    • 입력 2017-04-03 21:47:12
    • 수정2017-04-03 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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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느린 우체통'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오늘 손편지를 써서 넣으면' 이를 보관했다가 몇 달 뒤에 보내주는 우체통인데요,

'빨리빨리'가 일상이 돼버린 디지털 시대에 '기다림'과 '설렘'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세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원 한쪽에 마련된 빨간색 우체통.

딸과 마주 선 엄마가 정성스럽게 손편지를 씁니다.

항상 엄마 편에서 힘이 돼주는 딸.

힘든 취업 준비생활이지만 힘내라는 응원의 문구를 한 줄 한 줄 써내려 갑니다.

<인터뷰> 이효경·권라영(서울시 강서구) : "휴대전화로만 주고받다가 편지를 쓰니까 서먹서먹하긴 한데 마음이 더 뭉클하고요, 또 나중에(편지를) 받는다고 생각하니까 기다려지기도 하고요."

다음 달 입대를 앞둔 막내아들을 위해 아버지도 오랜만에 펜을 들었습니다.

힘든 군 생활이지만 성실히 지내고, 무엇보다 늘 건강하길 바라는 부모의 진심을 담았습니다.

<인터뷰> 권경열(서울시 강서구) : "아들이 이걸 볼 것을 생각하면서 썼는데.. 씩씩한 모습으로 남자가 돼서 (집에) 와서 이 편지를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손편지를 보관했다 1년에 두 차례 수거해 보내주는 '느린 우체통'에 담긴 사연들입니다.

'미래의 나의 모습은 어떨까?' 꿈꾸며 자신에게도 편지를 보내봅니다.

<인터뷰> 허순복(서울시 마포구) : "편지 쓸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저한테... 제가 자신한테 응원의 메시지를 준다면 조금 더 힘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공원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은 서울에만 3곳.

마음과 함께 실어 보내는 손편지가 디지털 시대, 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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