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톡]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공포 속 ‘숨은 영웅들’ 외
입력 2017.04.07 (08:49)
수정 2017.04.07 (09: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한 주간의 국제소식 전해드리는 글로벌 톡입니다.
이번 주, 유독 무거운 소식들이 많았는데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있었던 지하철 테러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이 테러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4명까지 늘었고, 40명 이상이 다쳐 병원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비규환 속에서도 용기를 보여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화제가 된 건 사고 당시 지하철 안에서 온몸으로 딸을 보호한 어머니, 이리나 메디안체바의 사연입니다.
폭발물이 터지던 순간, 이리나는 순식간에 자기 몸으로 딸을 감싸 안아 파편을 막아냈습니다.
딸은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았고, 지금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어머니인 이리나는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에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카민스키(희생자 남편) : "(통화 중에) 소음이 들렸어요. 늘상 듣던 소리가 아니고 기분 나쁜 소리요. 딸이 울부짖는 목소리도 들렸어요. 아빠, 사고가났어. 엄마가 피범벅이야…"
생전에 인형제작자로 유명했던 이리나.
사연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은 이리나가 만든 인형을 들고 찾아와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열차를 운전하고 있던 기관사도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폭발이 일어난 지점은 역과 역 사이였는데요.
운행 중에 폭발물이 터진 긴박한 상황.. 기관사는 누구보다도 침착했습니다.
관제소와 연락해 상황을 알리고, 가까운 역에 닿을 때까지 그대로 열차를 몰았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카베린(열차 기관사) : "그 순간에는 두렵다는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어요. 전 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역과 역 사이에 멈추게 되면 사람들이 탈출하기 어려워지고 구조 작업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요.
기관사의 침착한 대처가 아니었다면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었습니다.
이 기관사, 다른 역에서 두 번째 폭탄을 발견해 신고한 직원과 함께 표창도 받게 됐습니다.
'숨은 영웅'들도 많았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치고도 다른 사람들은 도운 사람, 구조대를 도와 부상자를 옮긴 시민들, 무료로 택시를 내준 택시 기사의 사연도 알려졌습니다.
런던에서 발생한 차량 테러에 이어, 이번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까지.
다수의 민간인을 노리는 테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유럽에 공포감이 번지고 있는데요..
비슷한 피해를 겪었던 다른 나라들은 테러에 함께 맞서자면서 연대의 뜻을 전했고,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보여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에게 위로와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모술, 포화 속 동물원…‘사자 구출 작전’
이라크 모술에선 오늘도,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과 이슬람 국가, IS 사이에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건 사람뿐만이 아닙니다.
동물원에 갇혀, 제대로 피할 수조차 없는 동물들은 어떨까요?
국제 동물보호단체가 모술 동물원에 방치된 동물 구출에 나섰습니다.
이번에 구출한 동물은 사자 한 마리와 곰 한 마리.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데다 병까지 들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습니다.
미처 구조하지 못한 동물은 아직도 동물원에 갇혀있다고 하는데요.
이미 모술의 많은 동물이 굶주리고 병든 상태로 방치돼있다 생명을 잃었습니다.
차도 없애고 공원…‘대기오염’ 파리의 실험
프랑스 파리 센강 주변에 공원이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여기는 원래 자동차들이 다니던 도로였는데요.
지금은 놀이터부터 조깅 코스까지, 다양한 여가시설을 갖춘 공원으로 변신했습니다.
대기 오염을 막아 보겠다며 차로를 없애고 보행자만 다닐 수 있는 길과 공원으로 바꾼 겁니다.
파리 시의회는 파리의 대기 질이 중국 베이징, 상하이 수준까지 나빠지자, 도심의 자동차 도로를 보행자 전용로로 바꾸는 계획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차로가 없어지면서 교통 체증이 심해진 데다, 어차피 이런 방식이 대기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번 센 강 공원 조성에 탄력을 받은 파리 시는 보행 전용로를 계속 늘려가겠다고 밝혔는데요,
파리 도심 풍경, 앞으로 사뭇 달라질 것 같습니다.
‘히잡 없이’ 사우디 방문한 메이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취임 후에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메이 총리의 머리를 보면요.
사우디에서 여성이라면 써야 한다는, 히잡이 보이지 않습니다.
메이 총리는 사우디 외교부의 조언에도, 머리를 가리지 않은 채 사우디 땅을 밟았습니다.
이슬람권 국가에 방문할 때면, 여성 지도자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요.
외교적인 차원에서 히잡을 쓰기도, 또 여성 인권을 이유로 쓰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메이 총리는 방문 전 인터뷰에서 "여성도,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으면 한다"고 밝혔는데요.
히잡을 쓰지 않은 의도가 어느 정도 읽히는 대목이죠.
앞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히잡을 쓰지 않고 사우디를 방문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톡이었습니다.
한 주간의 국제소식 전해드리는 글로벌 톡입니다.
이번 주, 유독 무거운 소식들이 많았는데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있었던 지하철 테러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이 테러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4명까지 늘었고, 40명 이상이 다쳐 병원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비규환 속에서도 용기를 보여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화제가 된 건 사고 당시 지하철 안에서 온몸으로 딸을 보호한 어머니, 이리나 메디안체바의 사연입니다.
폭발물이 터지던 순간, 이리나는 순식간에 자기 몸으로 딸을 감싸 안아 파편을 막아냈습니다.
딸은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았고, 지금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어머니인 이리나는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에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카민스키(희생자 남편) : "(통화 중에) 소음이 들렸어요. 늘상 듣던 소리가 아니고 기분 나쁜 소리요. 딸이 울부짖는 목소리도 들렸어요. 아빠, 사고가났어. 엄마가 피범벅이야…"
생전에 인형제작자로 유명했던 이리나.
사연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은 이리나가 만든 인형을 들고 찾아와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열차를 운전하고 있던 기관사도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폭발이 일어난 지점은 역과 역 사이였는데요.
운행 중에 폭발물이 터진 긴박한 상황.. 기관사는 누구보다도 침착했습니다.
관제소와 연락해 상황을 알리고, 가까운 역에 닿을 때까지 그대로 열차를 몰았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카베린(열차 기관사) : "그 순간에는 두렵다는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어요. 전 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역과 역 사이에 멈추게 되면 사람들이 탈출하기 어려워지고 구조 작업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요.
기관사의 침착한 대처가 아니었다면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었습니다.
이 기관사, 다른 역에서 두 번째 폭탄을 발견해 신고한 직원과 함께 표창도 받게 됐습니다.
'숨은 영웅'들도 많았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치고도 다른 사람들은 도운 사람, 구조대를 도와 부상자를 옮긴 시민들, 무료로 택시를 내준 택시 기사의 사연도 알려졌습니다.
런던에서 발생한 차량 테러에 이어, 이번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까지.
다수의 민간인을 노리는 테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유럽에 공포감이 번지고 있는데요..
비슷한 피해를 겪었던 다른 나라들은 테러에 함께 맞서자면서 연대의 뜻을 전했고,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보여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에게 위로와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모술, 포화 속 동물원…‘사자 구출 작전’
이라크 모술에선 오늘도,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과 이슬람 국가, IS 사이에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건 사람뿐만이 아닙니다.
동물원에 갇혀, 제대로 피할 수조차 없는 동물들은 어떨까요?
국제 동물보호단체가 모술 동물원에 방치된 동물 구출에 나섰습니다.
이번에 구출한 동물은 사자 한 마리와 곰 한 마리.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데다 병까지 들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습니다.
미처 구조하지 못한 동물은 아직도 동물원에 갇혀있다고 하는데요.
이미 모술의 많은 동물이 굶주리고 병든 상태로 방치돼있다 생명을 잃었습니다.
차도 없애고 공원…‘대기오염’ 파리의 실험
프랑스 파리 센강 주변에 공원이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여기는 원래 자동차들이 다니던 도로였는데요.
지금은 놀이터부터 조깅 코스까지, 다양한 여가시설을 갖춘 공원으로 변신했습니다.
대기 오염을 막아 보겠다며 차로를 없애고 보행자만 다닐 수 있는 길과 공원으로 바꾼 겁니다.
파리 시의회는 파리의 대기 질이 중국 베이징, 상하이 수준까지 나빠지자, 도심의 자동차 도로를 보행자 전용로로 바꾸는 계획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차로가 없어지면서 교통 체증이 심해진 데다, 어차피 이런 방식이 대기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번 센 강 공원 조성에 탄력을 받은 파리 시는 보행 전용로를 계속 늘려가겠다고 밝혔는데요,
파리 도심 풍경, 앞으로 사뭇 달라질 것 같습니다.
‘히잡 없이’ 사우디 방문한 메이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취임 후에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메이 총리의 머리를 보면요.
사우디에서 여성이라면 써야 한다는, 히잡이 보이지 않습니다.
메이 총리는 사우디 외교부의 조언에도, 머리를 가리지 않은 채 사우디 땅을 밟았습니다.
이슬람권 국가에 방문할 때면, 여성 지도자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요.
외교적인 차원에서 히잡을 쓰기도, 또 여성 인권을 이유로 쓰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메이 총리는 방문 전 인터뷰에서 "여성도,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으면 한다"고 밝혔는데요.
히잡을 쓰지 않은 의도가 어느 정도 읽히는 대목이죠.
앞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히잡을 쓰지 않고 사우디를 방문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톡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톡]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공포 속 ‘숨은 영웅들’ 외
-
- 입력 2017-04-07 08:51:06
- 수정2017-04-07 09:06:16

<기자 멘트>
한 주간의 국제소식 전해드리는 글로벌 톡입니다.
이번 주, 유독 무거운 소식들이 많았는데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있었던 지하철 테러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이 테러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4명까지 늘었고, 40명 이상이 다쳐 병원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비규환 속에서도 용기를 보여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화제가 된 건 사고 당시 지하철 안에서 온몸으로 딸을 보호한 어머니, 이리나 메디안체바의 사연입니다.
폭발물이 터지던 순간, 이리나는 순식간에 자기 몸으로 딸을 감싸 안아 파편을 막아냈습니다.
딸은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았고, 지금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어머니인 이리나는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에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카민스키(희생자 남편) : "(통화 중에) 소음이 들렸어요. 늘상 듣던 소리가 아니고 기분 나쁜 소리요. 딸이 울부짖는 목소리도 들렸어요. 아빠, 사고가났어. 엄마가 피범벅이야…"
생전에 인형제작자로 유명했던 이리나.
사연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은 이리나가 만든 인형을 들고 찾아와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열차를 운전하고 있던 기관사도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폭발이 일어난 지점은 역과 역 사이였는데요.
운행 중에 폭발물이 터진 긴박한 상황.. 기관사는 누구보다도 침착했습니다.
관제소와 연락해 상황을 알리고, 가까운 역에 닿을 때까지 그대로 열차를 몰았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카베린(열차 기관사) : "그 순간에는 두렵다는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어요. 전 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역과 역 사이에 멈추게 되면 사람들이 탈출하기 어려워지고 구조 작업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요.
기관사의 침착한 대처가 아니었다면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었습니다.
이 기관사, 다른 역에서 두 번째 폭탄을 발견해 신고한 직원과 함께 표창도 받게 됐습니다.
'숨은 영웅'들도 많았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치고도 다른 사람들은 도운 사람, 구조대를 도와 부상자를 옮긴 시민들, 무료로 택시를 내준 택시 기사의 사연도 알려졌습니다.
런던에서 발생한 차량 테러에 이어, 이번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까지.
다수의 민간인을 노리는 테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유럽에 공포감이 번지고 있는데요..
비슷한 피해를 겪었던 다른 나라들은 테러에 함께 맞서자면서 연대의 뜻을 전했고,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보여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에게 위로와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모술, 포화 속 동물원…‘사자 구출 작전’
이라크 모술에선 오늘도,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과 이슬람 국가, IS 사이에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건 사람뿐만이 아닙니다.
동물원에 갇혀, 제대로 피할 수조차 없는 동물들은 어떨까요?
국제 동물보호단체가 모술 동물원에 방치된 동물 구출에 나섰습니다.
이번에 구출한 동물은 사자 한 마리와 곰 한 마리.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데다 병까지 들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습니다.
미처 구조하지 못한 동물은 아직도 동물원에 갇혀있다고 하는데요.
이미 모술의 많은 동물이 굶주리고 병든 상태로 방치돼있다 생명을 잃었습니다.
차도 없애고 공원…‘대기오염’ 파리의 실험
프랑스 파리 센강 주변에 공원이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여기는 원래 자동차들이 다니던 도로였는데요.
지금은 놀이터부터 조깅 코스까지, 다양한 여가시설을 갖춘 공원으로 변신했습니다.
대기 오염을 막아 보겠다며 차로를 없애고 보행자만 다닐 수 있는 길과 공원으로 바꾼 겁니다.
파리 시의회는 파리의 대기 질이 중국 베이징, 상하이 수준까지 나빠지자, 도심의 자동차 도로를 보행자 전용로로 바꾸는 계획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차로가 없어지면서 교통 체증이 심해진 데다, 어차피 이런 방식이 대기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번 센 강 공원 조성에 탄력을 받은 파리 시는 보행 전용로를 계속 늘려가겠다고 밝혔는데요,
파리 도심 풍경, 앞으로 사뭇 달라질 것 같습니다.
‘히잡 없이’ 사우디 방문한 메이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취임 후에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메이 총리의 머리를 보면요.
사우디에서 여성이라면 써야 한다는, 히잡이 보이지 않습니다.
메이 총리는 사우디 외교부의 조언에도, 머리를 가리지 않은 채 사우디 땅을 밟았습니다.
이슬람권 국가에 방문할 때면, 여성 지도자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요.
외교적인 차원에서 히잡을 쓰기도, 또 여성 인권을 이유로 쓰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메이 총리는 방문 전 인터뷰에서 "여성도,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으면 한다"고 밝혔는데요.
히잡을 쓰지 않은 의도가 어느 정도 읽히는 대목이죠.
앞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히잡을 쓰지 않고 사우디를 방문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톡이었습니다.
한 주간의 국제소식 전해드리는 글로벌 톡입니다.
이번 주, 유독 무거운 소식들이 많았는데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있었던 지하철 테러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이 테러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4명까지 늘었고, 40명 이상이 다쳐 병원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비규환 속에서도 용기를 보여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화제가 된 건 사고 당시 지하철 안에서 온몸으로 딸을 보호한 어머니, 이리나 메디안체바의 사연입니다.
폭발물이 터지던 순간, 이리나는 순식간에 자기 몸으로 딸을 감싸 안아 파편을 막아냈습니다.
딸은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았고, 지금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어머니인 이리나는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에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카민스키(희생자 남편) : "(통화 중에) 소음이 들렸어요. 늘상 듣던 소리가 아니고 기분 나쁜 소리요. 딸이 울부짖는 목소리도 들렸어요. 아빠, 사고가났어. 엄마가 피범벅이야…"
생전에 인형제작자로 유명했던 이리나.
사연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은 이리나가 만든 인형을 들고 찾아와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열차를 운전하고 있던 기관사도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폭발이 일어난 지점은 역과 역 사이였는데요.
운행 중에 폭발물이 터진 긴박한 상황.. 기관사는 누구보다도 침착했습니다.
관제소와 연락해 상황을 알리고, 가까운 역에 닿을 때까지 그대로 열차를 몰았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카베린(열차 기관사) : "그 순간에는 두렵다는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어요. 전 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역과 역 사이에 멈추게 되면 사람들이 탈출하기 어려워지고 구조 작업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요.
기관사의 침착한 대처가 아니었다면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었습니다.
이 기관사, 다른 역에서 두 번째 폭탄을 발견해 신고한 직원과 함께 표창도 받게 됐습니다.
'숨은 영웅'들도 많았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치고도 다른 사람들은 도운 사람, 구조대를 도와 부상자를 옮긴 시민들, 무료로 택시를 내준 택시 기사의 사연도 알려졌습니다.
런던에서 발생한 차량 테러에 이어, 이번 상트페테르부르크 테러까지.
다수의 민간인을 노리는 테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유럽에 공포감이 번지고 있는데요..
비슷한 피해를 겪었던 다른 나라들은 테러에 함께 맞서자면서 연대의 뜻을 전했고,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보여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에게 위로와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모술, 포화 속 동물원…‘사자 구출 작전’
이라크 모술에선 오늘도,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과 이슬람 국가, IS 사이에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건 사람뿐만이 아닙니다.
동물원에 갇혀, 제대로 피할 수조차 없는 동물들은 어떨까요?
국제 동물보호단체가 모술 동물원에 방치된 동물 구출에 나섰습니다.
이번에 구출한 동물은 사자 한 마리와 곰 한 마리.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데다 병까지 들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습니다.
미처 구조하지 못한 동물은 아직도 동물원에 갇혀있다고 하는데요.
이미 모술의 많은 동물이 굶주리고 병든 상태로 방치돼있다 생명을 잃었습니다.
차도 없애고 공원…‘대기오염’ 파리의 실험
프랑스 파리 센강 주변에 공원이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여기는 원래 자동차들이 다니던 도로였는데요.
지금은 놀이터부터 조깅 코스까지, 다양한 여가시설을 갖춘 공원으로 변신했습니다.
대기 오염을 막아 보겠다며 차로를 없애고 보행자만 다닐 수 있는 길과 공원으로 바꾼 겁니다.
파리 시의회는 파리의 대기 질이 중국 베이징, 상하이 수준까지 나빠지자, 도심의 자동차 도로를 보행자 전용로로 바꾸는 계획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차로가 없어지면서 교통 체증이 심해진 데다, 어차피 이런 방식이 대기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번 센 강 공원 조성에 탄력을 받은 파리 시는 보행 전용로를 계속 늘려가겠다고 밝혔는데요,
파리 도심 풍경, 앞으로 사뭇 달라질 것 같습니다.
‘히잡 없이’ 사우디 방문한 메이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취임 후에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메이 총리의 머리를 보면요.
사우디에서 여성이라면 써야 한다는, 히잡이 보이지 않습니다.
메이 총리는 사우디 외교부의 조언에도, 머리를 가리지 않은 채 사우디 땅을 밟았습니다.
이슬람권 국가에 방문할 때면, 여성 지도자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요.
외교적인 차원에서 히잡을 쓰기도, 또 여성 인권을 이유로 쓰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메이 총리는 방문 전 인터뷰에서 "여성도,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으면 한다"고 밝혔는데요.
히잡을 쓰지 않은 의도가 어느 정도 읽히는 대목이죠.
앞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히잡을 쓰지 않고 사우디를 방문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톡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