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 해소, 동네 통장들이 앞장

입력 2017.05.04 (07:40) 수정 2017.05.04 (08: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마는 안타까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지원받을 조건이 충분한 데도 방법을 몰라 도움받지 못한 경우가 상당수인데요,

동네 통반장들이 요즘 이런 틈새를 메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복지 해결사로 맹활약 중인 통반장들을 이세중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새까맣게 타버린 집.

지난해 10월 갑자기 난 불은 최 모 씨의 보금자리마저 순식간에 앗아갔습니다.

가족도 재산도 없이 산에서 텐트 생활을 하던 최 씨에게 마지막 손길을 내민 건 동네 통장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점숙(서울시 상계동 통장) : "텐트 생활했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많이 우시고 그러더라고요. 동 주민센터에 가서 이런 일이 관례가 있으니 해당이 되니까 고시원을 안내해달라..."

<녹취> "어르신 저희 왔어요~"

통장의 안내를 받아 최 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얻고 전세임대주택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녹취> 최OO(서울시 상계동) : "솔직히 통장님 만나면서 통장님이 다 도와 주신 거죠. 안 그러면 어디 감히 이런 집에서 살 수가 있어요. 살 수도 없어요."

<녹취> "방에 보일러 안돼요?"

끼니도 거른 채 하루하루를 연명하면서도 정작 지원 대상에선 빠져있던 이영자 할머니.

20년 넘게 연락이 끊긴 아들이 부양가족으로 등록돼 있는 게 문제였습니다.

딱한 사정을 접한 이웃 통장은 끈질기게 구청을 설득했고, 이 할머니는 결국 기초수급생활자로 지정됐습니다.

<인터뷰> 이영자(서울시 영등포구) : "말할 수 없이 힘들었지 저기가(통장이) 이제 김치 갖다 주면 그거 지져서 먹고, 약도 그냥 한 보따리씩 갖다 줘."

노출을 꺼려 선뜻 나서지 않는 취약계층을 찾아다니며 긴급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편지를 나눠주는 통장들도 있습니다.

빚더미에 놓여있다는 내용부터 생활이 너무 막막해 희망을 달라는 내용까지 절박한 사연들이 접수됐습니다.

<인터뷰> 김정수(서울시 영등포구 복지정책과장) : "위기가정에 대해서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분들이 복지 통장이라서 복지 업무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동네 사정에 밝은 통장들이 복지의 숨은 틈새를 메우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복지 사각지대 해소, 동네 통장들이 앞장
    • 입력 2017-05-04 07:43:04
    • 수정2017-05-04 08:01:22
    뉴스광장
<앵커 멘트>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마는 안타까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지원받을 조건이 충분한 데도 방법을 몰라 도움받지 못한 경우가 상당수인데요,

동네 통반장들이 요즘 이런 틈새를 메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복지 해결사로 맹활약 중인 통반장들을 이세중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새까맣게 타버린 집.

지난해 10월 갑자기 난 불은 최 모 씨의 보금자리마저 순식간에 앗아갔습니다.

가족도 재산도 없이 산에서 텐트 생활을 하던 최 씨에게 마지막 손길을 내민 건 동네 통장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점숙(서울시 상계동 통장) : "텐트 생활했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많이 우시고 그러더라고요. 동 주민센터에 가서 이런 일이 관례가 있으니 해당이 되니까 고시원을 안내해달라..."

<녹취> "어르신 저희 왔어요~"

통장의 안내를 받아 최 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얻고 전세임대주택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녹취> 최OO(서울시 상계동) : "솔직히 통장님 만나면서 통장님이 다 도와 주신 거죠. 안 그러면 어디 감히 이런 집에서 살 수가 있어요. 살 수도 없어요."

<녹취> "방에 보일러 안돼요?"

끼니도 거른 채 하루하루를 연명하면서도 정작 지원 대상에선 빠져있던 이영자 할머니.

20년 넘게 연락이 끊긴 아들이 부양가족으로 등록돼 있는 게 문제였습니다.

딱한 사정을 접한 이웃 통장은 끈질기게 구청을 설득했고, 이 할머니는 결국 기초수급생활자로 지정됐습니다.

<인터뷰> 이영자(서울시 영등포구) : "말할 수 없이 힘들었지 저기가(통장이) 이제 김치 갖다 주면 그거 지져서 먹고, 약도 그냥 한 보따리씩 갖다 줘."

노출을 꺼려 선뜻 나서지 않는 취약계층을 찾아다니며 긴급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편지를 나눠주는 통장들도 있습니다.

빚더미에 놓여있다는 내용부터 생활이 너무 막막해 희망을 달라는 내용까지 절박한 사연들이 접수됐습니다.

<인터뷰> 김정수(서울시 영등포구 복지정책과장) : "위기가정에 대해서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분들이 복지 통장이라서 복지 업무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동네 사정에 밝은 통장들이 복지의 숨은 틈새를 메우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