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다 뺏는’ 기초연금 592억 원, 이유는?

입력 2017.05.05 (08:13) 수정 2017.05.0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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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처음부터 안 줬으면 모를까, 줬다 뺏으면... 이것도 참 기분 나쁜 일이죠.

그런데,정부가 어르신들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이렇게 잘못 지급했다가 뒤늦게 환수하느라 요즘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이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70%가 매달 받는 돈입니다.

2014년 7월부터 시행이 됐는데, 국민연금 얼마나 받고 있는지, 또, 소득수준도 고려해서 지급합니다.

적게는 2만 원부터 많게는 20만 4천 10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초연금이 반토막나거나, 거의 못 받는 경우가 생기고 있는 겁니다.

취재진이 만난 여든-세 살 김진방 할아버지도 매달 16만 원 정도를 꼬박꼬박 받았습니다.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의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까지 하면 36만 원 정도가 되는데요,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로 빠듯하게 살아가는 이 노부부에겐 큰 버팀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1년도 안돼서 반토막 났습니다.

8만 원 정도 나오더니, 지난해 말부터는 달랑 천 원 정도만 통장에 들어왔습니다.

<인터뷰> 김진방(기초연금 과수급자) : "돈 액수도 액수지만 속상한 것이 더 크다고 그러니까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가게 되고 불만을 느끼게 되지..."

발단은 '행정 착오'였습니다.

공무원이나 군인은 '직역 연금'을 받는데요, 이 직역연금 수급자들은 기본적으로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공무원연금 관리공단'이 '보건복지부'에 공무원연금 수급자 명단을 넘기면서, 일부를 누락시킨 겁니다.

이 사람들이 고스란히 기초연금 수급자에 잘못 포함 된 걸 뒤늦게 안거죠.

지자체들은 실수로 어르신들에게 기초연금을 더 줬다면서 이걸 다시 연금에서 떼고 있는 겁니다.

행정에 대한 불신은 물론이고, 수급자들의 도덕적 해이까지 불러올 수 있는 상황, 자초한 꼴이 됐는데요.

기초연금 환수 대상은 전국적으로 5만 명 정도고요, 금액으로 따지만, 5백 92억 원이나 됩니다.

한 명당 '백 만 원'에서 '백 이-십만 원' 정도를 토해내야 된단 건데, 심지어 '3백만 원' 가까운 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 돌려 받을수도 없는 문제니까, 공무원은 또 공무원대로 애를 먹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시 같은 경우엔 환수 대상자가 천4백 명이 넘거든요, 그런데, 업무 전담 인원은 2명 밖에 안됩니다.

그러다보니 항의 민원 받고, 또 사과하고, 다시 설득하는 일 때문에 원래 업무는 아예 손도 못 델 정도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사실, 이렇다할 수입 없는 어르신들 입장에선 매달 들어오던 연금, 깎이거나 안들어오면 당장 생활이 막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줬다 뺐는다는 비판 받으면서 정부가 지금까지 돌려받은 것으로 집계된 기초연금은 잘못 지급된 금액의 30% 안팎에 그치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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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줬다 뺏는’ 기초연금 592억 원, 이유는?
    • 입력 2017-05-05 08:20:48
    • 수정2017-05-05 0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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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안 줬으면 모를까, 줬다 뺏으면... 이것도 참 기분 나쁜 일이죠.

그런데,정부가 어르신들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이렇게 잘못 지급했다가 뒤늦게 환수하느라 요즘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이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70%가 매달 받는 돈입니다.

2014년 7월부터 시행이 됐는데, 국민연금 얼마나 받고 있는지, 또, 소득수준도 고려해서 지급합니다.

적게는 2만 원부터 많게는 20만 4천 10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초연금이 반토막나거나, 거의 못 받는 경우가 생기고 있는 겁니다.

취재진이 만난 여든-세 살 김진방 할아버지도 매달 16만 원 정도를 꼬박꼬박 받았습니다.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의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까지 하면 36만 원 정도가 되는데요,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로 빠듯하게 살아가는 이 노부부에겐 큰 버팀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1년도 안돼서 반토막 났습니다.

8만 원 정도 나오더니, 지난해 말부터는 달랑 천 원 정도만 통장에 들어왔습니다.

<인터뷰> 김진방(기초연금 과수급자) : "돈 액수도 액수지만 속상한 것이 더 크다고 그러니까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가게 되고 불만을 느끼게 되지..."

발단은 '행정 착오'였습니다.

공무원이나 군인은 '직역 연금'을 받는데요, 이 직역연금 수급자들은 기본적으로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공무원연금 관리공단'이 '보건복지부'에 공무원연금 수급자 명단을 넘기면서, 일부를 누락시킨 겁니다.

이 사람들이 고스란히 기초연금 수급자에 잘못 포함 된 걸 뒤늦게 안거죠.

지자체들은 실수로 어르신들에게 기초연금을 더 줬다면서 이걸 다시 연금에서 떼고 있는 겁니다.

행정에 대한 불신은 물론이고, 수급자들의 도덕적 해이까지 불러올 수 있는 상황, 자초한 꼴이 됐는데요.

기초연금 환수 대상은 전국적으로 5만 명 정도고요, 금액으로 따지만, 5백 92억 원이나 됩니다.

한 명당 '백 만 원'에서 '백 이-십만 원' 정도를 토해내야 된단 건데, 심지어 '3백만 원' 가까운 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 돌려 받을수도 없는 문제니까, 공무원은 또 공무원대로 애를 먹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시 같은 경우엔 환수 대상자가 천4백 명이 넘거든요, 그런데, 업무 전담 인원은 2명 밖에 안됩니다.

그러다보니 항의 민원 받고, 또 사과하고, 다시 설득하는 일 때문에 원래 업무는 아예 손도 못 델 정도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사실, 이렇다할 수입 없는 어르신들 입장에선 매달 들어오던 연금, 깎이거나 안들어오면 당장 생활이 막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줬다 뺐는다는 비판 받으면서 정부가 지금까지 돌려받은 것으로 집계된 기초연금은 잘못 지급된 금액의 30% 안팎에 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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