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불임’…제조업 4% 성장에도 일자리 ↓

입력 2017.05.08 (08:17) 수정 2017.05.0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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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일자리 불임'이 심화되고 있다. 경제의 고용 창출 능력이 떨어져 지표 경기의 회복세가 체감 경기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10억원당 취업자 수를 뜻하는 취업계수는 지난해 17.4명으로 전년 대비 0.3명 줄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취업계수는 GDP 10억원의 생산에 필요한 취업자 수로 고용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직접적인 고용 효과를 나타낸다.

지난해 취업계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농림어업이 45.7명으로 가장 높았고,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38.4명), 보건 및 사회복지(29.5명), 건설업(28.6명), 교육서비스업(28.1명), 운수 및 보관업(27.7명), 사업서비스(24.8명) 등도 20명이 넘었다.

산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의 취업계수는 전년 대비 0.2명 줄어든 10.6명에 그쳤다. 제조업 취업계수는 2014년 10.5명에서 2015년 10.8명으로 높아졌다가 1년 만에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제조업은 성장해도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제조업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1.4%, 4분기 2.7%, 올해 1분기 4.4%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제조업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2014년 2분기의 4.7%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제조업 일자리는 성장률의 반대 경로를 걷고 있다.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약화되는 데에는 구조적 요인과 일시적 요인이 복합돼 있다. 일시적 요인으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영향이 크다. 최근 힘겹게 채무재조정에 성공한 대우조선해양은 신규 자금을 지원받는 대가로 추가로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

구조적 요인으로는 로봇 등을 통한 자동화, 기업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의 로봇 도입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5년 기준으로 고용인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는 531대로 세계 1위다. 싱가포르(398대), 일본(305대), 독일(301대) 등도 한국에 미치지 못하고 미국(176대)은 한국의 3분의 1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고려해 서비스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일 전문가들이 참석한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일자리 창출은 아무래도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주도하게 된다"면서 서비스업 일자리를 위해 "진입장벽과 영업제한 등 규제를 푸는 게 과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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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불임’…제조업 4% 성장에도 일자리 ↓
    • 입력 2017-05-08 08:17:13
    • 수정2017-05-08 08:26:56
    경제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일자리 불임'이 심화되고 있다. 경제의 고용 창출 능력이 떨어져 지표 경기의 회복세가 체감 경기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10억원당 취업자 수를 뜻하는 취업계수는 지난해 17.4명으로 전년 대비 0.3명 줄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취업계수는 GDP 10억원의 생산에 필요한 취업자 수로 고용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직접적인 고용 효과를 나타낸다.

지난해 취업계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농림어업이 45.7명으로 가장 높았고,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38.4명), 보건 및 사회복지(29.5명), 건설업(28.6명), 교육서비스업(28.1명), 운수 및 보관업(27.7명), 사업서비스(24.8명) 등도 20명이 넘었다.

산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의 취업계수는 전년 대비 0.2명 줄어든 10.6명에 그쳤다. 제조업 취업계수는 2014년 10.5명에서 2015년 10.8명으로 높아졌다가 1년 만에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제조업은 성장해도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제조업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1.4%, 4분기 2.7%, 올해 1분기 4.4%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제조업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2014년 2분기의 4.7%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제조업 일자리는 성장률의 반대 경로를 걷고 있다.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약화되는 데에는 구조적 요인과 일시적 요인이 복합돼 있다. 일시적 요인으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영향이 크다. 최근 힘겹게 채무재조정에 성공한 대우조선해양은 신규 자금을 지원받는 대가로 추가로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

구조적 요인으로는 로봇 등을 통한 자동화, 기업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의 로봇 도입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5년 기준으로 고용인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는 531대로 세계 1위다. 싱가포르(398대), 일본(305대), 독일(301대) 등도 한국에 미치지 못하고 미국(176대)은 한국의 3분의 1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고려해 서비스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일 전문가들이 참석한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일자리 창출은 아무래도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주도하게 된다"면서 서비스업 일자리를 위해 "진입장벽과 영업제한 등 규제를 푸는 게 과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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