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시대착오적 돈봉투 술자리

입력 2017.05.18 (07:43) 수정 2017.05.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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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검찰 인사와 조직을 관장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장 등 간부들과 술자리 회식을 갖고 서로 돈봉투까지 주고받았다면 좀처럼 믿기 어려울 겁니다. 지난달 21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두 조직 핵심간부들과 함께 폭탄주 술자리를 벌이고 돈 봉투까지 서로 오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대통령도 이 사건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지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의 술자리에 국민적 지탄이 커지는 것은 술자리 시점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각각 구속과 불구속으로 기소한 지 나흘 뒤였기 때문입니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국정농단 수사기간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무려 천여 차례 통화한 사실이 특검 수사에서 드러나 우 전 수석이 검찰 핵심 인사를 통해 수사를 무마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검장이 법무부에 근무하는 후배 검사들과 만나는 의례적 자리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법무부도 주요 수사가 끝난 뒤 수사비 지원 차원에서 관례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검찰의 공직기강과 특별 수사비 용도의 적절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한 사안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은 순수한 마음에서 음료수 한 병을 건네는 것도 부정한 청탁으로 비칠까 마음을 졸입니다. 심지어 스승의 날 선생님께 감사의 꽃 한 송이 드리는 것조차 삼갑니다. 과거의 부조리에서 벗어나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국민 모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마당에 검찰 수뇌부의 이 같은 처신은 시대 흐름에 역행한 부적절한 것입니다. 새 정부의 검찰개혁에 검찰은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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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시대착오적 돈봉투 술자리
    • 입력 2017-05-18 07:53:52
    • 수정2017-05-18 0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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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검찰 인사와 조직을 관장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장 등 간부들과 술자리 회식을 갖고 서로 돈봉투까지 주고받았다면 좀처럼 믿기 어려울 겁니다. 지난달 21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두 조직 핵심간부들과 함께 폭탄주 술자리를 벌이고 돈 봉투까지 서로 오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대통령도 이 사건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지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의 술자리에 국민적 지탄이 커지는 것은 술자리 시점이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각각 구속과 불구속으로 기소한 지 나흘 뒤였기 때문입니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국정농단 수사기간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무려 천여 차례 통화한 사실이 특검 수사에서 드러나 우 전 수석이 검찰 핵심 인사를 통해 수사를 무마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검장이 법무부에 근무하는 후배 검사들과 만나는 의례적 자리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법무부도 주요 수사가 끝난 뒤 수사비 지원 차원에서 관례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검찰의 공직기강과 특별 수사비 용도의 적절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한 사안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은 순수한 마음에서 음료수 한 병을 건네는 것도 부정한 청탁으로 비칠까 마음을 졸입니다. 심지어 스승의 날 선생님께 감사의 꽃 한 송이 드리는 것조차 삼갑니다. 과거의 부조리에서 벗어나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국민 모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마당에 검찰 수뇌부의 이 같은 처신은 시대 흐름에 역행한 부적절한 것입니다. 새 정부의 검찰개혁에 검찰은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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