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랜섬웨어 몸값 ‘비트코인’

입력 2017.05.18 (18:10) 수정 2017.05.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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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경제를 한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옥유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질문>
아니, 옥기자, 이게 어떻게 된거죠?

우리 뉴스룸 미디어월에 랜섬웨어 공격 메시지가 있네요.

저희도 공격 당한건가요?

<답변>
저희 뉴스룸 컴퓨터도 납치를 당한걸까요.

사실은 제가 랜섬웨어 공격 화면을 가짜로 띄워놓은 겁니다,

사상 초유의 랜섬웨어가 전세계를 해킹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먼저 보시죠.

워너크라이 악성코드가 전세계를 강타한 건 지난 12일이었습니다.

중국의 한 주유소에 카드 결제가 안된다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는데요,

중국 석유공사의 전산시스템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마비된 겁니다.

독일에선 국영철도회사 시스템이 공격을 받았고, 심지어 인도네시아 대형병원 두 곳과 영국 국민보건공단 서버가 공격받아 산하 40여 개 병원이 환자 기록을 조회하지 못해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켄 로빈스(환자) : "오늘 아침에 제 암 제거수술이 연기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어요. (해커한테 하고싶은 말이 있나요?) 당장 원래대로 돌려놓고 감옥에 들어가서 한 20년 정도 살다 나와. 환자들한테 이게 무슨 짓이냐고."

전세계 150개국에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이 이뤄졌고, 집계된 피해만 20만건에 육박합니다.

<질문>
깜짝 놀랐어요. 다시 봐도 간이 철렁 내려 앉는 화면인데, 밑에 돈을 보내라는 메시지가 있는것 같습니다?

<답변>
네, 초기 복구 비용으로 300달러를 지불하면 데이터를 돌려주고, 기한내에 송금하지 않으면 몸값이 600달러로 오른다고 돼있네요.

그런데 이걸 돈이 아니라 비트코인으로 달라는 겁니다.

<질문>
비트코인이요? 도대체 그게 뭡니까?

<답변>
네,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은 화폐라 모르는게 약이된 경우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신원불명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일종의 가상 화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단말기나 비트코인 ATM을 통해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꾼 뒤, 식당이나 술집, 커피숍... 결제가 필요한 어디서든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돈을 보낼 상대방의 QR코드를 스캔하고, 지불할 금액을 입력해서 송금하면 결제가 끝납니다.

<녹취> 외륵 플라쩨(비트코인 레스토랑 주인) : "비트코인은 '무신뢰'라고 불리는 금융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에서는 수학에 신뢰만 있으면 됩니다. 저는 비트코인을 우리 유럽중앙 은행이나 독일 중앙은행들보다 더 신뢰합니다."

비트코인은 다시 환전소나 ATM을 통해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질문>
일반 돈 대신 비트코인을 쓰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은행 계좌에 넣은 돈과는 달리 비트코인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다는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개인대 개인, 즉각적인 P2P 거래가 가능하다는게 강점인데, 이렇게 되면 은행에 내야하는 수수료가 없어집니다.

또 전세계 어디서나 환전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질문>
환전 수수료도 안들고 더 경제적일것 같은데, 비트코인도 일종의 화폐니까 시세가 있을것 같아요?

<답변>
랜섬웨어 공격이 있기 전인 지난 11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80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지난 3월 2일에는 사상 최초로 금값을 뛰어 넘었는데, 당시 비트코인 1개 값과 금 1트로이온스 값을 보면 비트코인이 시세가 더 좋죠.

그래서 달러나 금처럼 투자 수단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비트코인이 지하경제를 키운다는 겁니다.

<녹취> 톰 보서트(미국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 : "7만 달러(약 7천800만 원)가 좀 못 되는 돈이 랜섬웨어 공격범에 건네졌으나 자료복구로 이어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

비트코인은 계좌를 만들 때 아이디와 패스워드 외에 개인 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익명성이 오히려 범죄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거래 기록이 분산되기 때문에 은행 같은 금융기관을 조사하는 기존 수사 방식으로는 추적도 어렵습니다.

비트코인 거래가 늘면서 랜섬웨어 공격이 연간 4배가량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의견이 분분합니다.

<녹취> 에드 월리스(영국 보안전문가) : "랜섬웨어는 범죄에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많은 돈을 벌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패트리 머크(비트코인 파운데이션 이사) : "남의 것을 뺏거나 훔치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습니다. 이것은 비트코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용카드 번호 같은 개인의 정보를 훔쳐서 나쁘게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문제죠."

현금 없는 사회의 실물 화폐를 대체할 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이번 사상최악의 사이버테러가 편리함이 때로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랜섬웨어 공격 때 비트코인을 몰라서 못 보낸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셨다고해서 보내시면 안됩니다.

데이터를 돌려받을 순 없으니까요.

옥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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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랜섬웨어 몸값 ‘비트코인’
    • 입력 2017-05-18 18:15:37
    • 수정2017-05-18 18:27:23
    통합뉴스룸ET
<앵커 멘트>

세계경제를 한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옥유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질문>
아니, 옥기자, 이게 어떻게 된거죠?

우리 뉴스룸 미디어월에 랜섬웨어 공격 메시지가 있네요.

저희도 공격 당한건가요?

<답변>
저희 뉴스룸 컴퓨터도 납치를 당한걸까요.

사실은 제가 랜섬웨어 공격 화면을 가짜로 띄워놓은 겁니다,

사상 초유의 랜섬웨어가 전세계를 해킹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먼저 보시죠.

워너크라이 악성코드가 전세계를 강타한 건 지난 12일이었습니다.

중국의 한 주유소에 카드 결제가 안된다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는데요,

중국 석유공사의 전산시스템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마비된 겁니다.

독일에선 국영철도회사 시스템이 공격을 받았고, 심지어 인도네시아 대형병원 두 곳과 영국 국민보건공단 서버가 공격받아 산하 40여 개 병원이 환자 기록을 조회하지 못해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켄 로빈스(환자) : "오늘 아침에 제 암 제거수술이 연기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어요. (해커한테 하고싶은 말이 있나요?) 당장 원래대로 돌려놓고 감옥에 들어가서 한 20년 정도 살다 나와. 환자들한테 이게 무슨 짓이냐고."

전세계 150개국에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이 이뤄졌고, 집계된 피해만 20만건에 육박합니다.

<질문>
깜짝 놀랐어요. 다시 봐도 간이 철렁 내려 앉는 화면인데, 밑에 돈을 보내라는 메시지가 있는것 같습니다?

<답변>
네, 초기 복구 비용으로 300달러를 지불하면 데이터를 돌려주고, 기한내에 송금하지 않으면 몸값이 600달러로 오른다고 돼있네요.

그런데 이걸 돈이 아니라 비트코인으로 달라는 겁니다.

<질문>
비트코인이요? 도대체 그게 뭡니까?

<답변>
네,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은 화폐라 모르는게 약이된 경우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신원불명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일종의 가상 화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단말기나 비트코인 ATM을 통해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꾼 뒤, 식당이나 술집, 커피숍... 결제가 필요한 어디서든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돈을 보낼 상대방의 QR코드를 스캔하고, 지불할 금액을 입력해서 송금하면 결제가 끝납니다.

<녹취> 외륵 플라쩨(비트코인 레스토랑 주인) : "비트코인은 '무신뢰'라고 불리는 금융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에서는 수학에 신뢰만 있으면 됩니다. 저는 비트코인을 우리 유럽중앙 은행이나 독일 중앙은행들보다 더 신뢰합니다."

비트코인은 다시 환전소나 ATM을 통해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질문>
일반 돈 대신 비트코인을 쓰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은행 계좌에 넣은 돈과는 달리 비트코인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다는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개인대 개인, 즉각적인 P2P 거래가 가능하다는게 강점인데, 이렇게 되면 은행에 내야하는 수수료가 없어집니다.

또 전세계 어디서나 환전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질문>
환전 수수료도 안들고 더 경제적일것 같은데, 비트코인도 일종의 화폐니까 시세가 있을것 같아요?

<답변>
랜섬웨어 공격이 있기 전인 지난 11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80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요,

지난 3월 2일에는 사상 최초로 금값을 뛰어 넘었는데, 당시 비트코인 1개 값과 금 1트로이온스 값을 보면 비트코인이 시세가 더 좋죠.

그래서 달러나 금처럼 투자 수단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비트코인이 지하경제를 키운다는 겁니다.

<녹취> 톰 보서트(미국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 : "7만 달러(약 7천800만 원)가 좀 못 되는 돈이 랜섬웨어 공격범에 건네졌으나 자료복구로 이어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

비트코인은 계좌를 만들 때 아이디와 패스워드 외에 개인 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익명성이 오히려 범죄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거래 기록이 분산되기 때문에 은행 같은 금융기관을 조사하는 기존 수사 방식으로는 추적도 어렵습니다.

비트코인 거래가 늘면서 랜섬웨어 공격이 연간 4배가량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의견이 분분합니다.

<녹취> 에드 월리스(영국 보안전문가) : "랜섬웨어는 범죄에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많은 돈을 벌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패트리 머크(비트코인 파운데이션 이사) : "남의 것을 뺏거나 훔치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습니다. 이것은 비트코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용카드 번호 같은 개인의 정보를 훔쳐서 나쁘게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문제죠."

현금 없는 사회의 실물 화폐를 대체할 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이번 사상최악의 사이버테러가 편리함이 때로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랜섬웨어 공격 때 비트코인을 몰라서 못 보낸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셨다고해서 보내시면 안됩니다.

데이터를 돌려받을 순 없으니까요.

옥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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