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나눈 ‘잉꼬 부부’…“사랑 드리고 장기까지”

입력 2017.05.21 (21:28) 수정 2017.05.2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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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1일인 오늘(21일)은 '둘이 만나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부부의 날'입니다.

의술이 발달하면서 요즘엔 부부간에도 장기를 기증해 배우자의 생명을 살려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들의 특별한 사랑을 박광식 의학 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오순도순 오이 곁순을 따는 최상봉·임희자 부부.

<녹취> "(와이프가 최고지.) 평생 저런 소리 처음 들어 보네요."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이런 농사일을 하리라곤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남편 최 씨가 만성신부전으로 양쪽 콩팥이 모두 망가져 생명이 위태로웠기 때문입니다.

남편을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아내의 건강한 신장이었습니다.

<인터뷰> 최상봉(부부 신장이식) : "진짜 집사람한테 고맙죠. 사실 누가 그렇게 해 주겠어요. 요새는 부부지간도 주위에 얘기 들어보면 신랑한테 왜 떼어주느냐.."

아픈 남편과 나눌 것을 가진 것만으로도 아내는 그저 고맙습니다.

<인터뷰> 임희자(부부 신장이식 기증자) : "(부부지간은) 아프면 서로 어루만져줄 수 있고 내가 내 신랑을 살리려고 해서 (내가) 아프면 또 신랑이 나를 어루만져줄 수 있고..."

2000년대 들어 본격화된 이런 부부간 장기 이식은 해마다 크게 늘어, 지금은 전체 생체 이식 건수의 3분의 1에 달합니다.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이 가능해진 의학 기술이 덕분이지만,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인터뷰> 양철우(장기이식센터장) : "콩팥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만한 희생이 따르는데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부부 사이에 어떤 유대관계가 특별히 더 좋지 않나..."

둘이 만나 하나가 된 부부, 한번 맺은 부부의 소중한 연은 생명을 살릴 만큼 특별한 기적입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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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 나눈 ‘잉꼬 부부’…“사랑 드리고 장기까지”
    • 입력 2017-05-21 21:30:41
    • 수정2017-05-21 21: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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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1일인 오늘(21일)은 '둘이 만나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부부의 날'입니다.

의술이 발달하면서 요즘엔 부부간에도 장기를 기증해 배우자의 생명을 살려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들의 특별한 사랑을 박광식 의학 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오순도순 오이 곁순을 따는 최상봉·임희자 부부.

<녹취> "(와이프가 최고지.) 평생 저런 소리 처음 들어 보네요."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이런 농사일을 하리라곤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남편 최 씨가 만성신부전으로 양쪽 콩팥이 모두 망가져 생명이 위태로웠기 때문입니다.

남편을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아내의 건강한 신장이었습니다.

<인터뷰> 최상봉(부부 신장이식) : "진짜 집사람한테 고맙죠. 사실 누가 그렇게 해 주겠어요. 요새는 부부지간도 주위에 얘기 들어보면 신랑한테 왜 떼어주느냐.."

아픈 남편과 나눌 것을 가진 것만으로도 아내는 그저 고맙습니다.

<인터뷰> 임희자(부부 신장이식 기증자) : "(부부지간은) 아프면 서로 어루만져줄 수 있고 내가 내 신랑을 살리려고 해서 (내가) 아프면 또 신랑이 나를 어루만져줄 수 있고..."

2000년대 들어 본격화된 이런 부부간 장기 이식은 해마다 크게 늘어, 지금은 전체 생체 이식 건수의 3분의 1에 달합니다.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이 가능해진 의학 기술이 덕분이지만,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인터뷰> 양철우(장기이식센터장) : "콩팥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만한 희생이 따르는데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부부 사이에 어떤 유대관계가 특별히 더 좋지 않나..."

둘이 만나 하나가 된 부부, 한번 맺은 부부의 소중한 연은 생명을 살릴 만큼 특별한 기적입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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