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환경평가…수리부엉이 가족 ‘위기’

입력 2017.05.22 (23:31) 수정 2017.05.2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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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은 유엔이 정한 생물 다양성의 날인데요.

경기도 파주시가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 서식지 부근에 대규모 테마파크를 조성하면서 환경영향 평가에 이를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식지 훼손 논란이 일자, 파주시는 추가 용역을 의뢰하는 등 보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릅뜬 큰 눈에 귀처럼 쫑긋 솟은 깃털.

날렵한 몸짓으로 한 번에 사냥감을 낚아채고, 새끼에게 다정하게 먹이를 줍니다.

파주시 야산 절벽에서 20여 년 전 처음 발견돼 유명세를 탄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입니다.

부엉이 서식지 주변을 높은 울타리가 둘러쌌습니다.

이곳에 200억 원 규모의 테마파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둥지가 있는 절벽 인근엔 산책로가, 20미터가 넘는 전망대는 불과 70미터 근처에 세워질 예정입니다.

파주시가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입니다.

주변 생태 조사결과에 수리부엉이 서식 사실이 빠진 채 작성됐습니다.

<녹취> 파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현지 조사를 한 때가) 둥지를 떠나서 생활하는 기간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둥지는 있었지만, 수리부엉이가 없으니까 수리부엉이가 서식하지 않는 걸로(작성됐던 거죠.)"

취재진이 현장에 찾아가 봤습니다.

서식지에 도착한 지 5분 만에 절벽에서 졸고 있는 수리부엉이가 목격됩니다.

절벽 아래에서는 이렇게 수리부엉이 깃털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최근에 이곳을 다녀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가 엉터리로 진행된 겁니다.

<인터뷰> 김승호(DMZ 생태연구소장) : "매스컴이나 참가자, 탐방객들한테 대단히 많이 알려진 장소 중에 하나거든요. 근데 그런 장소의 환경영향평가에서 그 종이 빠졌다는 거는 (납득이 가지 않는 거죠)."

파주시는 뒤늦게 추가용역을 의뢰하고, 부엉이 서식지 보호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지만 개발계획이 바뀌지 않는 한 서식지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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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당한 환경평가…수리부엉이 가족 ‘위기’
    • 입력 2017-05-22 23:38:46
    • 수정2017-05-22 23: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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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엔이 정한 생물 다양성의 날인데요.

경기도 파주시가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 서식지 부근에 대규모 테마파크를 조성하면서 환경영향 평가에 이를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식지 훼손 논란이 일자, 파주시는 추가 용역을 의뢰하는 등 보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릅뜬 큰 눈에 귀처럼 쫑긋 솟은 깃털.

날렵한 몸짓으로 한 번에 사냥감을 낚아채고, 새끼에게 다정하게 먹이를 줍니다.

파주시 야산 절벽에서 20여 년 전 처음 발견돼 유명세를 탄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입니다.

부엉이 서식지 주변을 높은 울타리가 둘러쌌습니다.

이곳에 200억 원 규모의 테마파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둥지가 있는 절벽 인근엔 산책로가, 20미터가 넘는 전망대는 불과 70미터 근처에 세워질 예정입니다.

파주시가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입니다.

주변 생태 조사결과에 수리부엉이 서식 사실이 빠진 채 작성됐습니다.

<녹취> 파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현지 조사를 한 때가) 둥지를 떠나서 생활하는 기간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둥지는 있었지만, 수리부엉이가 없으니까 수리부엉이가 서식하지 않는 걸로(작성됐던 거죠.)"

취재진이 현장에 찾아가 봤습니다.

서식지에 도착한 지 5분 만에 절벽에서 졸고 있는 수리부엉이가 목격됩니다.

절벽 아래에서는 이렇게 수리부엉이 깃털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최근에 이곳을 다녀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가 엉터리로 진행된 겁니다.

<인터뷰> 김승호(DMZ 생태연구소장) : "매스컴이나 참가자, 탐방객들한테 대단히 많이 알려진 장소 중에 하나거든요. 근데 그런 장소의 환경영향평가에서 그 종이 빠졌다는 거는 (납득이 가지 않는 거죠)."

파주시는 뒤늦게 추가용역을 의뢰하고, 부엉이 서식지 보호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지만 개발계획이 바뀌지 않는 한 서식지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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