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텃새 된 민물가마우지…주민들 골머리

입력 2017.06.04 (21:22) 수정 2017.06.05 (01: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겨울 철새인 민물 가마우지가 우리나라 텃새로 변해 강이나 호수에 정착하고 있습니다.

왕성한 번식력으로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내수면 어업 등에서 피해도 생기고 있습니다.

김영준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트는 새벽 소양호 상류. 높은 하늘에 한 무리의 새떼가 나타납니다.

2백여 마리가 대열을 이뤄 비행합니다.

몸 길이 80cm 가량의 검은새들은 겨울철새인 민물가마우집니다.

민물가마우지가 소양호 상류지역에서 목격된 것을 올해가 처음입니다.

올 봄 처음 나타난 이후 갈수록 무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도기학(인근 주민) : "새까맣게 날라와. 엄청나! (예전에는 없었어요?) 없었어요. 작년에도 없었어요."

춘천시내를 가로지르는 소양강에도 나뭇가지마다 민물가마우지가 앉아있습니다.

쉴새없이 잠수하며 물고기를 잡아 먹습니다.

평소 2,3백마리이던 민물가마우지가 현재는 2천여 마리까지, 10배 정도 늘었습니다.

민물가마우지는 물새 가운데 최상위 포식자에 속합니다.

번식력도 왕성해 개체수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조사에서 1999년 260여 마리, 2015년에는 9천 2백여 마리로 늘었고 올해는 2만 5천 마리 가량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렇다할 천적도 없어 번식 속도가 빠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강과 하천 등에 정착해 텃새가 된 민물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아 먹으면서 내수면 어업 피해가 생기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가뭄으로 강물이 줄고 물고기들이 한쪽으로 몰려다니다 가마우지에 집중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재영(소양호 어업계 어민) : "수천마리가 되는 떼로 몰려다니면서 산란하느냐고 여울 쪽으로 몰려있는 고기들의 씨를 말릴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고 중국 등으로 이동해야 하는 민물가마우지가 국내 기후에 적응해 아예 정착해 번식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박헌우(춘천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 "기후 온난화와도 관계가 있을 수 있고, 우리나라 환경이 민물가마우지 서식에 적합하게 좋은 쪽으로 바뀌었기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같은 추세라면 민물가마우지는 앞으로 5년 안에 전국으로 서식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 리포트] 텃새 된 민물가마우지…주민들 골머리
    • 입력 2017-06-04 21:23:51
    • 수정2017-06-05 01:41:59
    뉴스 9
<앵커 멘트>

겨울 철새인 민물 가마우지가 우리나라 텃새로 변해 강이나 호수에 정착하고 있습니다.

왕성한 번식력으로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내수면 어업 등에서 피해도 생기고 있습니다.

김영준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트는 새벽 소양호 상류. 높은 하늘에 한 무리의 새떼가 나타납니다.

2백여 마리가 대열을 이뤄 비행합니다.

몸 길이 80cm 가량의 검은새들은 겨울철새인 민물가마우집니다.

민물가마우지가 소양호 상류지역에서 목격된 것을 올해가 처음입니다.

올 봄 처음 나타난 이후 갈수록 무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도기학(인근 주민) : "새까맣게 날라와. 엄청나! (예전에는 없었어요?) 없었어요. 작년에도 없었어요."

춘천시내를 가로지르는 소양강에도 나뭇가지마다 민물가마우지가 앉아있습니다.

쉴새없이 잠수하며 물고기를 잡아 먹습니다.

평소 2,3백마리이던 민물가마우지가 현재는 2천여 마리까지, 10배 정도 늘었습니다.

민물가마우지는 물새 가운데 최상위 포식자에 속합니다.

번식력도 왕성해 개체수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조사에서 1999년 260여 마리, 2015년에는 9천 2백여 마리로 늘었고 올해는 2만 5천 마리 가량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렇다할 천적도 없어 번식 속도가 빠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강과 하천 등에 정착해 텃새가 된 민물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아 먹으면서 내수면 어업 피해가 생기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가뭄으로 강물이 줄고 물고기들이 한쪽으로 몰려다니다 가마우지에 집중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재영(소양호 어업계 어민) : "수천마리가 되는 떼로 몰려다니면서 산란하느냐고 여울 쪽으로 몰려있는 고기들의 씨를 말릴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고 중국 등으로 이동해야 하는 민물가마우지가 국내 기후에 적응해 아예 정착해 번식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박헌우(춘천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 "기후 온난화와도 관계가 있을 수 있고, 우리나라 환경이 민물가마우지 서식에 적합하게 좋은 쪽으로 바뀌었기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같은 추세라면 민물가마우지는 앞으로 5년 안에 전국으로 서식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