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CNG 버스 검사…서울시와 버스 업체 유착?
지난 2010년 8월 서울 행당동에서 CNG 버스 가스용기가 폭발했다. 당시 사고로 승객 한 명의 다리가 절단되는 등 17명이 크게 다쳤다. 시민의 발인 버스에서 가스용기가 폭발했다는데서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그해 9월, 서울시는 오래된 가스용기를 검사해 문제가 발견되면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대상은 2005년 이전에 출고된 버스 475대였다.
취재진은 당시 서울시의 사업 계획서를 입수해 살펴봤다. 가스용기 검사 및 교체 업체로 3곳이 선정돼 있었는데, 서울의 모 버스회사도 들어있었다. 해당 버스업체는 다른 업체들보다 유리한 점이 있었다. 검사 및 교체 장소가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한 차고지였던 것이다.
다른 업체들은 경기도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었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당시 대부분의 버스회사들이 가까운 염곡동에 가서 정비를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 확인 결과, 검사 대상 버스 중 350대가 해당 업체에서 정비를 받았다. 비용은 버스 1대당 천여만 원이 들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당시 해당 업체는 자기 소유 차량에 대해서만 정비를 할 수 있는 '자가정비면허'만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131조를 보면 자가정비업의 정비 대상은 "자기가 소유한 차량"으로 제한돼 있다.
추가적인 사고를 막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었는데, 자격도 없는 업체가 일감을 받은 셈이다. 해당 업체는 당시 염곡동 차고지 한 켠에 임시 CNG 검사장을 설치하고 작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의 사업 계획서에도 해당 업체 관련 비고란에 '임시 검사장 설치중'이라고 적혀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모 버스업체 대표 조 모 씨에 대해 7일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또 당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해당 업체가 참여하게 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담당 과장이었던 정 모 씨에게 지난 1일 출석을 통보했다. 정 씨는 이미 서울시를 퇴직했다. 정 씨는 출석 통보를 받은 다음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시는 당시 지식경제부가 문제의 업체를 CNG 검사 및 교체 업체로 지정해 해당 업체에서 정비를 실시한 것이라고 경찰 측에 설명했다. 경찰은 업체 선정과 관련된 공무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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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터리 CNG 버스 검사…서울시와 버스 업체 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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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6-09 15:19:58
지난 2010년 8월 서울 행당동에서 CNG 버스 가스용기가 폭발했다. 당시 사고로 승객 한 명의 다리가 절단되는 등 17명이 크게 다쳤다. 시민의 발인 버스에서 가스용기가 폭발했다는데서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그해 9월, 서울시는 오래된 가스용기를 검사해 문제가 발견되면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대상은 2005년 이전에 출고된 버스 475대였다.
취재진은 당시 서울시의 사업 계획서를 입수해 살펴봤다. 가스용기 검사 및 교체 업체로 3곳이 선정돼 있었는데, 서울의 모 버스회사도 들어있었다. 해당 버스업체는 다른 업체들보다 유리한 점이 있었다. 검사 및 교체 장소가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한 차고지였던 것이다.
다른 업체들은 경기도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었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당시 대부분의 버스회사들이 가까운 염곡동에 가서 정비를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 확인 결과, 검사 대상 버스 중 350대가 해당 업체에서 정비를 받았다. 비용은 버스 1대당 천여만 원이 들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당시 해당 업체는 자기 소유 차량에 대해서만 정비를 할 수 있는 '자가정비면허'만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131조를 보면 자가정비업의 정비 대상은 "자기가 소유한 차량"으로 제한돼 있다.
추가적인 사고를 막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었는데, 자격도 없는 업체가 일감을 받은 셈이다. 해당 업체는 당시 염곡동 차고지 한 켠에 임시 CNG 검사장을 설치하고 작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의 사업 계획서에도 해당 업체 관련 비고란에 '임시 검사장 설치중'이라고 적혀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모 버스업체 대표 조 모 씨에 대해 7일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또 당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해당 업체가 참여하게 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담당 과장이었던 정 모 씨에게 지난 1일 출석을 통보했다. 정 씨는 이미 서울시를 퇴직했다. 정 씨는 출석 통보를 받은 다음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시는 당시 지식경제부가 문제의 업체를 CNG 검사 및 교체 업체로 지정해 해당 업체에서 정비를 실시한 것이라고 경찰 측에 설명했다. 경찰은 업체 선정과 관련된 공무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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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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