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순 밟는 외고·자사고

입력 2017.06.16 (08:13) 수정 2017.06.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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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경기도와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폐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자사고와 외고 폐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데요.

교육부 장관이 임명되면 폐지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 현장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자세한 내용을 하나씩 살펴 보겠습니다.

보통 '자사고'라고 부르죠?

자율형 사립고는 정부의 개입 없이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과과정을 운영합니다.

2010년에 도입됐고요, 지금은 전국에 46곳이 있습니다.

외고는 1984년에 외국어를 잘 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됐죠.

31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 학생들이 대학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오면서, 자사고와 외고 입시가 치열해졌습니다.

경쟁을 부추기고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었죠.

게다가 이렇게, 중학생 한 명당 사교육비가 고등학생 사교육비보다도 많아졌습니다.

이게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 준비 때문에 생겼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자사고나 외고가 당초 취지에서 벗어났다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건 건데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제일 먼저 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발표한 곳, 경기도 교육청입니다.

외고와 자사고는 5년마다 교육청의 평가를 거쳐 재지정을 받아야 하는데요.

재지정을 안 해 주겠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폐지 수순을 밟게 됩니다.

서울시 교육청도 이번달 말에 자사고와 외고 폐지 방침을 밝힐 예정입니다.

학생 선발을 추첨제로 하거나, 선발 시기를 일반고와 같은 기간으로 맞추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전국 외고와 자사고의 약 40%가 서울에 몰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서울에서 폐지하는 건 특히 파장이 클 겁니다.

그런데 외고와 자사고 지위를 폐지하려면 관련 법 시행령을 바꿔야 합니다.

이건 교육부 권한이어서 교육부의 결정을 지켜봐야 하는데요, 일단 김상곤 후보자의 입장은 문 대통령과 같습니다.

<녹취> 김상곤(교육부 장관 후보자) : "고등학교 평준화가 많이 무너졌는데, 이것은 재평준화, 즉 외고나 국제고나 자사고를 일반고화하고..."

폐지가 가시화되니까 자사고와 외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목고나 자사고의 좋은 기능이 많이 있는데, 이런 의견을 밝힐 기회도 안 주고 폐지를 밀어부치는 것 같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오세목(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 회장/중동고 교장) "국가 시책을 믿고 자사고에 수백 억의 예산을 들여 기숙사도 만들고 학교 인프라도 개선하고. 과연 신입생을 뽑을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학부모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과열된 입시경쟁과 사교육이 누그러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급변해서 학생들만 피해를 본다, 또 고등학교 교육이 하향 평준화, 획일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여러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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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지 수순 밟는 외고·자사고
    • 입력 2017-06-16 08:13:51
    • 수정2017-06-16 08: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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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폐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자사고와 외고 폐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데요.

교육부 장관이 임명되면 폐지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 현장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자세한 내용을 하나씩 살펴 보겠습니다.

보통 '자사고'라고 부르죠?

자율형 사립고는 정부의 개입 없이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과과정을 운영합니다.

2010년에 도입됐고요, 지금은 전국에 46곳이 있습니다.

외고는 1984년에 외국어를 잘 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됐죠.

31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 학생들이 대학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오면서, 자사고와 외고 입시가 치열해졌습니다.

경쟁을 부추기고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었죠.

게다가 이렇게, 중학생 한 명당 사교육비가 고등학생 사교육비보다도 많아졌습니다.

이게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 준비 때문에 생겼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자사고나 외고가 당초 취지에서 벗어났다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건 건데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제일 먼저 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발표한 곳, 경기도 교육청입니다.

외고와 자사고는 5년마다 교육청의 평가를 거쳐 재지정을 받아야 하는데요.

재지정을 안 해 주겠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폐지 수순을 밟게 됩니다.

서울시 교육청도 이번달 말에 자사고와 외고 폐지 방침을 밝힐 예정입니다.

학생 선발을 추첨제로 하거나, 선발 시기를 일반고와 같은 기간으로 맞추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전국 외고와 자사고의 약 40%가 서울에 몰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서울에서 폐지하는 건 특히 파장이 클 겁니다.

그런데 외고와 자사고 지위를 폐지하려면 관련 법 시행령을 바꿔야 합니다.

이건 교육부 권한이어서 교육부의 결정을 지켜봐야 하는데요, 일단 김상곤 후보자의 입장은 문 대통령과 같습니다.

<녹취> 김상곤(교육부 장관 후보자) : "고등학교 평준화가 많이 무너졌는데, 이것은 재평준화, 즉 외고나 국제고나 자사고를 일반고화하고..."

폐지가 가시화되니까 자사고와 외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목고나 자사고의 좋은 기능이 많이 있는데, 이런 의견을 밝힐 기회도 안 주고 폐지를 밀어부치는 것 같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오세목(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 회장/중동고 교장) "국가 시책을 믿고 자사고에 수백 억의 예산을 들여 기숙사도 만들고 학교 인프라도 개선하고. 과연 신입생을 뽑을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학부모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과열된 입시경쟁과 사교육이 누그러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급변해서 학생들만 피해를 본다, 또 고등학교 교육이 하향 평준화, 획일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여러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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