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비선 권력’

입력 2017.06.16 (17:33) 수정 2017.06.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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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이나 권노갑처럼 권세를 누려야 하는데, 저는 숨어서 다녔다. 옆에 있는 사람도 잘 모르는데 악의적으로 하는 사람을 만나(그가) 악의적으로 폭로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하느냐.가정이 파괴되고(부부가) 이혼하고 애(정유라)는 망가지고 학교도 못 가는 진흙탕이다. 저는 병원에 계속 다니고, 저녁만 되면..., 저희 아버지(최태민)도 화병으로 죽었다.~」(' 최순실 단독 인터뷰'를 소개하는 프롤로그에서 인용 )

이 책은 정윤회 문건 최초 보도와 최순실 단독 인터뷰로 박근혜 비선 권력의 실체를 세상에 알린 세계일보 기자들이 박근혜와 그를 둘러싼 비선 권력의 수십 년에 걸친 행보를 추적 . 기록한 것이다.


저자들은 육영수 사망 이후 박근혜가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대행하며 공적 공간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때부터 최태민과 최순실을 만나고 정치인으로 성장해 대통령이 되어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을 당하기까지의 길고도 복잡한 과정을 하나의 일관된 줄거리로 풀어냈다.

책은 박근혜와 최태민, 최순실 등 사태의 핵심 인물들이 지나온 경로와 그동안 벌어진 사건들을 추적함으로써,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말로 이어진 긴 이야기에서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지못한 채 넘겨야했던 숨은 맥락들을 하나하나 이어준다. 이로써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전체적인 그림이 역시 촘촘하게 완성된다. 이를 통해 저자들은 대통령 박근혜와 그를 둘러싼 비선권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하고 몰락했는지를 통사적으로 규명한다. 일종의 '박근혜와 비선 세력 흥망사'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전말을 총정리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멋진 신세계'는 기술 발전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는 미래를 의미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미 다가온 신세계의 변화를 관찰하고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통찰해서 자신만의 생각으로 성찰하지 못하면 헉슬리가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묘사한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를 '신세계'로 인도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에는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ICT 기업의 이종 산업간 '융합'이 중심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서는 변화의 중심에 있는 8가지 핵심 기술들과 이들 간의 연결 그리고 시너지를 통해 '초연결, 뉴노멀, 불활실성'의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을 선보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8가지 기술을 각각 개별적으로 아는 것은 변화의 핵심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기술간의 연계와 시너지라는 관점에서 '돈과 꿈' '지식과 지혜' '업과 휴식' '소통과 소유'등 4가지 주제들의 상관관계를 읽어낼 수 있도록 도와 준다.


현대과학으로 본 인류는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가진 것이 아니고 35억 년 동안 진화한 결과다. 인류는 아메바에서 어류, 파충류, 포유류, 유인원을 거쳐 현재 인간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진화론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같은 조상을 둔 형제지간임을 알게 되었다. 뇌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의식조차 해부되어 진화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심장은 더 이상 생각의 주체로 영혼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그냥 피를 뿜는 펌프임이 밝혀졌다.

이 책은 과학의 놀라운 발달로 인해, 인간이 신의 위치로 격상되고 있는 현실이 펼쳐지고 있는데도 아직도 과거의 환상과 망상, 공상, 상상에 집착하는 종교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비판한다.


저자에 따르면 기원전 천 년에서 5백 년 사이에 인간의 언어가 비약적으로 발달했고 이 시기에 인간의 의식도 눈부시게 발달했다. 그리고 의식의 발달은 무수한 질문을 낳았다. 이에 대한 답으로써 엉뚱한 환망공상이 제시됬는데 이것이 바로 종교다. 진화론과 과학문명의 발달로 상당수 종교적 해답이 어리석은 것으로 판명났지만 인간은 여전히 종교적 해답에 집착한다.

이 책의 목적은 종교적인 망상을 폭로하여 종교의 협박과 질곡으로부터 힘없고 무지한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종교가 전혀 쓸모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수십 억 년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종교가 축적하고 유포해온 방대한 양의 지혜를 통해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은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단지 더 높은 수준의 진리를 가늠자로 종교에 깊게 스며있는 미신과 맹신, 광신을 뽑아내자고 설파한다.


미 출판계가 '20세기가 산출한 가장 의미 있는 학문적 성과'물로 꼽고 있는 이 책은 의식에 대한 기존의 여러 견해들, 즉 의식이 물질의 속성이라거나, 원형질의 속성이라거나, 아니면 경험, 학습, 추론, 판단의 다른 이름이라는 견해는 물론 의식을 인과적 영향력이 없는 단순한 부수현상으로 보는 견해도 부정한다.


대신 인간의 옛 정신체계는 양원적이었다는 주장과 함께, 의식은 인류 역사의 한 특징 기점이었던 정신의 양원적 구조의 소멸 시기와 연계되어 있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편다. 저자는 심리학, 문학. 인류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끌어낸 논거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이러한 주장의 근거를 제시한다.

저자는 " 양원적 정신구조의 페허 속에서 행동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점치던 일이 이제는 사실이라는 신화들 속에서 완전한 확실성을 추구하는 일이 되었을 뿐이다"고 이 책의 결론을 맺는다.


『베누스 푸디카』는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후 젊은 시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박연준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표제어 '베누스 푸디카'는 비너스상이 취하고 있는 정숙한 자세를 뜻하는 미술용어로, 한 손으로 가슴을, 다른 손으로는 음부를 가리는 자세를 말한다.


시집은 박연준 시인이 어떻게 시를 쓰게 되었는지, 시작 과정과 동기를 고백하는 시편으로 시작한다. 어린 시절 성장이 멈추었다는 비유로부터 '부끄러움'이 기묘하게 피어오르고, 시집을넘길수록 이 '부끄러움'은 독특한 감수성의 자리를 찾아나서는 동력으로 승화된다.

조재룡 문학평론가는 '박연준의 시는 비극의 원형을 들여다보고, 상실의 순간을 마주하고, 결여의 장소를 불러내어,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조심스레, 에로티시즘의 상승하는 목소리를 '정숙함'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승화시킨다'고 평했다.


탄광은 여성 금지구역이었다. 평균 지하 1000미터, 섭씨 40도의 세계는 남자들의 세계였다. 그러기에 아낙들은 남편이 탈 없이 귀가하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잦은 광산 사고로 아낙들의 바람은 허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광업소는 남편을 잃은 아낙들의 생계대책으로 금녀의 문을 열고 '선탄부'란 이름으로 이들을 특별 채용했다. 우리에겐 낯선 여자 광부다.


선탄부도 고되기는 매한가지다. 갱에서 올라온 석탄 더미에서 잡석, 갱목, 철사 등을 일일이 골라야한다. 투구 모양의 두터운 방진 마스크는 기본, 분진을 막기 위해 온몸을 철통으로 무장하지만 손끝에 생기는 검정자국은 어쩔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광부로 살았던 아버지의 발자취를 찾기 위해 10여 년의 세월을 지하 막장과 탄광촌을 촬영해왔다. 이 책에는 혹독한 분진과 소음 속에서도 막장에서 숨을 거둔 남편을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꾸려야했던 여자 광부의 고단한 노동과 애잔한 일상이 100여 장의 흑백 사진으로 담겨 있다.


이 책은 생물학적 지식을 알려준다는 측면에서는 과학서적이지만, 토속어와 풍부한 우리말로 과학을 잘 버무린 인문학적 서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책을 열면 뭇 생명들로 가득찬 별천지가 펼쳐진다.

위험에 처하면 폭탄을 터트리는 폭탄먼지벌레에서부터 인디언 추장의 머리 장식과 비슷한 깃털을 달고 있는 후투티, 물속 호랑이라 불리는 물방개에 이르기까지 여러 생물들의 한살이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얼룩말과 당나귀 사이에 태어난 잡종인 존키처럼 보기힘든 동물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갈색거저리 유충인 밀웜이 플라스틱의 일종인 스티로품을 소화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이 책은 또한 해당 생물명의 어원을 상세하게 밝혀준다. '참치'의 경우 맛이나 영양 면에서 물고기 중에서 으뜸이란 뜻으로 '진치' '참물고기'라 불렸는데, 두 단어가 함께묶여 '참치'가 됐다고 설명한다. '땅강아지'는 지역에 따라 '땅개' '개밥통'으로 불리고 '물방개'의 원래 우리말은 '선두리'라는 사실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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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6-16 17:44:31
    취재K

「~ 박지원이나 권노갑처럼 권세를 누려야 하는데, 저는 숨어서 다녔다. 옆에 있는 사람도 잘 모르는데 악의적으로 하는 사람을 만나(그가) 악의적으로 폭로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하느냐.가정이 파괴되고(부부가) 이혼하고 애(정유라)는 망가지고 학교도 못 가는 진흙탕이다. 저는 병원에 계속 다니고, 저녁만 되면..., 저희 아버지(최태민)도 화병으로 죽었다.~」(' 최순실 단독 인터뷰'를 소개하는 프롤로그에서 인용 )

이 책은 정윤회 문건 최초 보도와 최순실 단독 인터뷰로 박근혜 비선 권력의 실체를 세상에 알린 세계일보 기자들이 박근혜와 그를 둘러싼 비선 권력의 수십 년에 걸친 행보를 추적 . 기록한 것이다.


저자들은 육영수 사망 이후 박근혜가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대행하며 공적 공간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때부터 최태민과 최순실을 만나고 정치인으로 성장해 대통령이 되어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을 당하기까지의 길고도 복잡한 과정을 하나의 일관된 줄거리로 풀어냈다.

책은 박근혜와 최태민, 최순실 등 사태의 핵심 인물들이 지나온 경로와 그동안 벌어진 사건들을 추적함으로써, 대통령 탄핵이라는 결말로 이어진 긴 이야기에서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지못한 채 넘겨야했던 숨은 맥락들을 하나하나 이어준다. 이로써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전체적인 그림이 역시 촘촘하게 완성된다. 이를 통해 저자들은 대통령 박근혜와 그를 둘러싼 비선권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하고 몰락했는지를 통사적으로 규명한다. 일종의 '박근혜와 비선 세력 흥망사'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전말을 총정리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멋진 신세계'는 기술 발전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는 미래를 의미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미 다가온 신세계의 변화를 관찰하고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통찰해서 자신만의 생각으로 성찰하지 못하면 헉슬리가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묘사한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를 '신세계'로 인도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에는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ICT 기업의 이종 산업간 '융합'이 중심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서는 변화의 중심에 있는 8가지 핵심 기술들과 이들 간의 연결 그리고 시너지를 통해 '초연결, 뉴노멀, 불활실성'의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을 선보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8가지 기술을 각각 개별적으로 아는 것은 변화의 핵심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기술간의 연계와 시너지라는 관점에서 '돈과 꿈' '지식과 지혜' '업과 휴식' '소통과 소유'등 4가지 주제들의 상관관계를 읽어낼 수 있도록 도와 준다.


현대과학으로 본 인류는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가진 것이 아니고 35억 년 동안 진화한 결과다. 인류는 아메바에서 어류, 파충류, 포유류, 유인원을 거쳐 현재 인간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진화론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같은 조상을 둔 형제지간임을 알게 되었다. 뇌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의식조차 해부되어 진화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심장은 더 이상 생각의 주체로 영혼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그냥 피를 뿜는 펌프임이 밝혀졌다.

이 책은 과학의 놀라운 발달로 인해, 인간이 신의 위치로 격상되고 있는 현실이 펼쳐지고 있는데도 아직도 과거의 환상과 망상, 공상, 상상에 집착하는 종교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비판한다.


저자에 따르면 기원전 천 년에서 5백 년 사이에 인간의 언어가 비약적으로 발달했고 이 시기에 인간의 의식도 눈부시게 발달했다. 그리고 의식의 발달은 무수한 질문을 낳았다. 이에 대한 답으로써 엉뚱한 환망공상이 제시됬는데 이것이 바로 종교다. 진화론과 과학문명의 발달로 상당수 종교적 해답이 어리석은 것으로 판명났지만 인간은 여전히 종교적 해답에 집착한다.

이 책의 목적은 종교적인 망상을 폭로하여 종교의 협박과 질곡으로부터 힘없고 무지한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종교가 전혀 쓸모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수십 억 년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종교가 축적하고 유포해온 방대한 양의 지혜를 통해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은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단지 더 높은 수준의 진리를 가늠자로 종교에 깊게 스며있는 미신과 맹신, 광신을 뽑아내자고 설파한다.


미 출판계가 '20세기가 산출한 가장 의미 있는 학문적 성과'물로 꼽고 있는 이 책은 의식에 대한 기존의 여러 견해들, 즉 의식이 물질의 속성이라거나, 원형질의 속성이라거나, 아니면 경험, 학습, 추론, 판단의 다른 이름이라는 견해는 물론 의식을 인과적 영향력이 없는 단순한 부수현상으로 보는 견해도 부정한다.


대신 인간의 옛 정신체계는 양원적이었다는 주장과 함께, 의식은 인류 역사의 한 특징 기점이었던 정신의 양원적 구조의 소멸 시기와 연계되어 있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편다. 저자는 심리학, 문학. 인류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끌어낸 논거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이러한 주장의 근거를 제시한다.

저자는 " 양원적 정신구조의 페허 속에서 행동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점치던 일이 이제는 사실이라는 신화들 속에서 완전한 확실성을 추구하는 일이 되었을 뿐이다"고 이 책의 결론을 맺는다.


『베누스 푸디카』는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후 젊은 시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박연준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표제어 '베누스 푸디카'는 비너스상이 취하고 있는 정숙한 자세를 뜻하는 미술용어로, 한 손으로 가슴을, 다른 손으로는 음부를 가리는 자세를 말한다.


시집은 박연준 시인이 어떻게 시를 쓰게 되었는지, 시작 과정과 동기를 고백하는 시편으로 시작한다. 어린 시절 성장이 멈추었다는 비유로부터 '부끄러움'이 기묘하게 피어오르고, 시집을넘길수록 이 '부끄러움'은 독특한 감수성의 자리를 찾아나서는 동력으로 승화된다.

조재룡 문학평론가는 '박연준의 시는 비극의 원형을 들여다보고, 상실의 순간을 마주하고, 결여의 장소를 불러내어,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조심스레, 에로티시즘의 상승하는 목소리를 '정숙함'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승화시킨다'고 평했다.


탄광은 여성 금지구역이었다. 평균 지하 1000미터, 섭씨 40도의 세계는 남자들의 세계였다. 그러기에 아낙들은 남편이 탈 없이 귀가하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잦은 광산 사고로 아낙들의 바람은 허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광업소는 남편을 잃은 아낙들의 생계대책으로 금녀의 문을 열고 '선탄부'란 이름으로 이들을 특별 채용했다. 우리에겐 낯선 여자 광부다.


선탄부도 고되기는 매한가지다. 갱에서 올라온 석탄 더미에서 잡석, 갱목, 철사 등을 일일이 골라야한다. 투구 모양의 두터운 방진 마스크는 기본, 분진을 막기 위해 온몸을 철통으로 무장하지만 손끝에 생기는 검정자국은 어쩔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광부로 살았던 아버지의 발자취를 찾기 위해 10여 년의 세월을 지하 막장과 탄광촌을 촬영해왔다. 이 책에는 혹독한 분진과 소음 속에서도 막장에서 숨을 거둔 남편을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꾸려야했던 여자 광부의 고단한 노동과 애잔한 일상이 100여 장의 흑백 사진으로 담겨 있다.


이 책은 생물학적 지식을 알려준다는 측면에서는 과학서적이지만, 토속어와 풍부한 우리말로 과학을 잘 버무린 인문학적 서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책을 열면 뭇 생명들로 가득찬 별천지가 펼쳐진다.

위험에 처하면 폭탄을 터트리는 폭탄먼지벌레에서부터 인디언 추장의 머리 장식과 비슷한 깃털을 달고 있는 후투티, 물속 호랑이라 불리는 물방개에 이르기까지 여러 생물들의 한살이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얼룩말과 당나귀 사이에 태어난 잡종인 존키처럼 보기힘든 동물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갈색거저리 유충인 밀웜이 플라스틱의 일종인 스티로품을 소화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이 책은 또한 해당 생물명의 어원을 상세하게 밝혀준다. '참치'의 경우 맛이나 영양 면에서 물고기 중에서 으뜸이란 뜻으로 '진치' '참물고기'라 불렸는데, 두 단어가 함께묶여 '참치'가 됐다고 설명한다. '땅강아지'는 지역에 따라 '땅개' '개밥통'으로 불리고 '물방개'의 원래 우리말은 '선두리'라는 사실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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