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살았는데 영주권은?…이주여성의 눈물

입력 2017.06.19 (06:19) 수정 2017.06.1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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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에 20년 동안 살면서 아들 2명을 둔 한 필리핀 여성이 체류비자가 만료돼 사실상 필리핀으로 추방된다고 합니다.

한국에 있는 아들과도 생이별하게 됐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우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8년 전 한국에 와 결혼한 필리핀 여성 넬마 씨.

결혼 2년 만에 태어난 첫째 아들이 자폐 1급 판정을 받자 남편의 폭력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넬마(결혼이주여성) : "병원에 (아들을) 안 데리고 가요. 남편이 병원 가면 소용 있나 이렇게 말했어요."

결국 결혼 15년째 되던 2014년 남편과 헤어졌습니다.

남편은 건강한 둘째 아들을 맡았지만 자폐증을 앓고 있는 첫째 아들은 넬마씨가 키우게 됐습니다.

이혼 후 전자제품공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려온 넬마씨는 혼자 옷도 입지 못하는 아들을 필리핀 친정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넬마(결혼이주여성) : "여기 누가 볼 사람 있나요. 없잖아요.(필리핀에 전화로) 성호 괜찮아? 이런거 맨날 물어보는거예요."

하지만 이 결정 때문에 넬마씨는 보름 후면 필리핀으로 추방을 당할 처지가 됐습니다.

<인터뷰> 넬마(결혼이주여성) : "필리핀 가게 되면 일은 뭐해요. 둘째 아들도 만약에 (필리핀) 가게 되면 죽을 때까지 못볼 것 같아. 그런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결혼해 2년 이상 살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지만 결혼 17년이 지나도록 넬마씨는 영주권을 신청조차 못했습니다.

영주권을 받으면 도망간다고 남편이 도와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권순길(안산외국인지원센터장) : "(이혼 후에 영주권)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남편의 귀책 사유에 대해서 본인들이(이주 여성들이) 수집을 해야 되는데 그런 능력조차도 없다는 거예요."

국내에 체류 중인 결혼 이주 여성은 13만 명.

한국 체류를 위해선 배우자만 바라봐야 하는 게 이주여성들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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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년 살았는데 영주권은?…이주여성의 눈물
    • 입력 2017-06-19 06:22:33
    • 수정2017-06-19 07:23:48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한국에 20년 동안 살면서 아들 2명을 둔 한 필리핀 여성이 체류비자가 만료돼 사실상 필리핀으로 추방된다고 합니다.

한국에 있는 아들과도 생이별하게 됐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우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8년 전 한국에 와 결혼한 필리핀 여성 넬마 씨.

결혼 2년 만에 태어난 첫째 아들이 자폐 1급 판정을 받자 남편의 폭력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넬마(결혼이주여성) : "병원에 (아들을) 안 데리고 가요. 남편이 병원 가면 소용 있나 이렇게 말했어요."

결국 결혼 15년째 되던 2014년 남편과 헤어졌습니다.

남편은 건강한 둘째 아들을 맡았지만 자폐증을 앓고 있는 첫째 아들은 넬마씨가 키우게 됐습니다.

이혼 후 전자제품공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려온 넬마씨는 혼자 옷도 입지 못하는 아들을 필리핀 친정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넬마(결혼이주여성) : "여기 누가 볼 사람 있나요. 없잖아요.(필리핀에 전화로) 성호 괜찮아? 이런거 맨날 물어보는거예요."

하지만 이 결정 때문에 넬마씨는 보름 후면 필리핀으로 추방을 당할 처지가 됐습니다.

<인터뷰> 넬마(결혼이주여성) : "필리핀 가게 되면 일은 뭐해요. 둘째 아들도 만약에 (필리핀) 가게 되면 죽을 때까지 못볼 것 같아. 그런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결혼해 2년 이상 살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지만 결혼 17년이 지나도록 넬마씨는 영주권을 신청조차 못했습니다.

영주권을 받으면 도망간다고 남편이 도와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권순길(안산외국인지원센터장) : "(이혼 후에 영주권)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남편의 귀책 사유에 대해서 본인들이(이주 여성들이) 수집을 해야 되는데 그런 능력조차도 없다는 거예요."

국내에 체류 중인 결혼 이주 여성은 13만 명.

한국 체류를 위해선 배우자만 바라봐야 하는 게 이주여성들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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