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50대 남자’의 쓸쓸한 죽음

입력 2017.07.0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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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광주에서는 52살 최 모 씨가 집안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기요금이 밀리자 집을 찾은 검침원이 시신을 발견한 건데, 숨을 거둔 지 이미 석 달이 지난 뒤였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 변조) : "술 먹고 의식 잃어 가지고 (돌아가신 거죠). 이혼하고 우울증 비슷하게 해서 술만 혼자서..."

부산에서도 고시원에서 홀로 지내던 59살 남성이 영양결핍으로 숨지는 등 최근 한달 동안 발생한 50대 고독사는 알려진 것만 5건에 이릅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여기 사는지도) 몰랐지요. 이웃 사람들 절대 문 안 열어봐. 안 들여다 봐요."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의 시신을 안치해 놓은 병원입니다.

4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한데, 제일 많은 건 50대입니다.

<녹취> 무연고 시신 안치실 관계자 : "상반기에 6명의 무연고자가 있었는데 50대가 세 분... 알코중 중독도 있고."

실제로 서울의 무연고 사망자들을 분석한 결과 고독사의 36%는 50대,

대부분 이혼이나 사업 실패 뒤 가족과 단절한 채 혼자 지내온 남성들입니다.

독거 노인들과 달리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이다 보니, 좀처럼 주변에 도움을 구하지도 않아 문제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50대 독거 남성 : "도와달라 소리 안 해봤어요, 누구한테. 내가 도와주면 도와줬지, 남한테 그럴 자존심은 없어요."

이처럼 혼자 사는 50대 남성들은 고독사에 매우 취약하지만 정작 정부 정책에서는 소외돼 있습니다.

응급 안전망 구축과 친구 만들기, 안부 확인 등 고독사를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주 대상은 65세 이상 독거 노인들로 한정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일부 자치단체에서 50대 남성들에 특화된 고독사 대책을 내놨지만, 아직은 일부에 그치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홍영준(상명대 가족복지학과 교수) : "새로운 복지 사각지대라고도 충분히 얘기가 가능하다. 장년층까지 충분히 포괄할 수 있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게 중요합니다)."

국내 홀로 사는 50대 남성은 29만여 명,

1인 가구가 전 연령대로 확산되고, 고독사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을 반영한 보다 촘촘한 안전망 구축 노력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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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홀로 50대 남자’의 쓸쓸한 죽음
    • 입력 2017-07-08 22:04:07
    사회
 지난주 광주에서는 52살 최 모 씨가 집안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기요금이 밀리자 집을 찾은 검침원이 시신을 발견한 건데, 숨을 거둔 지 이미 석 달이 지난 뒤였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 변조) : "술 먹고 의식 잃어 가지고 (돌아가신 거죠). 이혼하고 우울증 비슷하게 해서 술만 혼자서..."

부산에서도 고시원에서 홀로 지내던 59살 남성이 영양결핍으로 숨지는 등 최근 한달 동안 발생한 50대 고독사는 알려진 것만 5건에 이릅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여기 사는지도) 몰랐지요. 이웃 사람들 절대 문 안 열어봐. 안 들여다 봐요."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의 시신을 안치해 놓은 병원입니다.

4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한데, 제일 많은 건 50대입니다.

<녹취> 무연고 시신 안치실 관계자 : "상반기에 6명의 무연고자가 있었는데 50대가 세 분... 알코중 중독도 있고."

실제로 서울의 무연고 사망자들을 분석한 결과 고독사의 36%는 50대,

대부분 이혼이나 사업 실패 뒤 가족과 단절한 채 혼자 지내온 남성들입니다.

독거 노인들과 달리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이다 보니, 좀처럼 주변에 도움을 구하지도 않아 문제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50대 독거 남성 : "도와달라 소리 안 해봤어요, 누구한테. 내가 도와주면 도와줬지, 남한테 그럴 자존심은 없어요."

이처럼 혼자 사는 50대 남성들은 고독사에 매우 취약하지만 정작 정부 정책에서는 소외돼 있습니다.

응급 안전망 구축과 친구 만들기, 안부 확인 등 고독사를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주 대상은 65세 이상 독거 노인들로 한정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일부 자치단체에서 50대 남성들에 특화된 고독사 대책을 내놨지만, 아직은 일부에 그치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홍영준(상명대 가족복지학과 교수) : "새로운 복지 사각지대라고도 충분히 얘기가 가능하다. 장년층까지 충분히 포괄할 수 있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게 중요합니다)."

국내 홀로 사는 50대 남성은 29만여 명,

1인 가구가 전 연령대로 확산되고, 고독사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을 반영한 보다 촘촘한 안전망 구축 노력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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