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의무 휴식 실태조사…오늘 대책회의

<앵커 멘트>

정부는 경부고속도로 사고를 계기로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의무 휴식 규정을 준수하는 지 집중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관계부처들은 오늘 대책회의를 열고 운전기사의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안까지 논의합니다.

보도에 유지향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는 전국 버스 업체 200곳을 대상으로 다음 주 합동 점검을 실시합니다.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건 운전기사의 최소 휴식시간이 지켜지는 지입니다.

버스 등 대형차 운전자는 4시간 연속 운전하면 적어도 30분은 쉬어야 합니다.

노선을 한 바퀴 돌면 10분은 쉬어야 하고 퇴근 후 다음 출근 때까지 8시간 휴식이 보장돼야 합니다.

<인터뷰> 수도권 광역버스 기사 : "휴게시간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죠. 보통 2바퀴에서 3바퀴는 한번도 안 쉬고 화장실은 빌딩 가서 볼일만 보고..."

정부는 버스 업체들이 허위 보고를 할 수 없도록 버스 내 디지털 운행기록 장치를 모두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운전석에 설치된 단말기에 버스 운행 시간이 자동 기록되는데 이를 운행일지와 대조하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권병윤(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을 지켰는지 운전기사분들하고 실제 조사를 통해서 확인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휴식시간을 보장해도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는 한 졸음운전을 막기 어렵단 지적이 나옵니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은 하루 8시간을 넘길 수 없는데 운수업 종사자들은 예외여서 하루 17시간 근무가 가능한 겁니다.

<인터뷰> 이호근(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해외는) 연속 운전을 제한을 해놨어요. 일본이나 유럽같은 경우는 (운전시간이) 9시간 정도고요. 그 기준을 어겼을 경우에는 상당히 많은 벌과금을 부과하면서..."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오늘 대책회의를 열고 운전자의 근무시간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또 휴가철을 앞둔만큼 도로 뿐 아니라 철도 항공 등 교통 전반의 안전관리 방안을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