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만남] 유발 하라리 “‘진짜 큰 문제’, 명상으로 푼다”

입력 2017.07.19 (13:59) 수정 2017.07.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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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는 올해 41살의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 유발 하라리가 쓴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사피엔스』는 '석기시대에 동물의 한 종인 영장류로 동아프리카에서 출현했던 인간이 실리콘 시대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세계의 지배자, 정복자가 될 수 있었던가를 세밀하게 그려낸 책이다.

무명의 이스라엘 젊은 교수를 세계적 베스셀러 작가 반열에 올린 이 책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500만 부가 팔렸다. 2015년 11월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됐다. 올해 5월 출간된 『호모 데우스』는 전작의 후속 성격으로 '세계적 지배자가 된 인류가 어떻게 스스로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는가를 전망해보는 책이다.' 올 5월 국내에서 출간된 이 책도 전작 못지 않은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발 하라리의 책이 국내외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세계의 정복자가 된 인류가 더 나아가 스스로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담대한 예측을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승부로 촉발된 기계와 인간의 대결,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예측서로서 청년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남성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발 하라리 교수가 얼마 전 자신의 책을 번역 출간한 출판사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서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밝힌 인류의 미래가 생물학적 지식과 역사적 안목, 명상으로 일깨운 통찰적 예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혔다.


우선 그는 책 제목 '호모 데우스'가 라틴어로 사람의 뜻을 가진 '호모'와 신이라는 뜻을 가진 '데우스'가 합쳐진 복합어이며, 여기서의 신은 은유적 표현이 아니고 생명을 창조하고 생명을 파괴하는 능력을 갖는 문자 그대로의 신이라고 말하고, '스스로를 신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21세기 인류의 가장 큰 과제이자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신의 책은 인간이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을 토대로 자신을 신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사회. 문화. 경제. 정치 분야에서 어떤 문제가 야기되고 종국에는 인간이 어떠한 처지에 놓일 것인지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인공지능으로 인해 실업의 문제, 독제 정권의 출현, 데이터알고리즘에 통제당하는 사회 등이 우려되고, 생명공학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생물학적 계급의 출현을 야기할 수 있다며 우리가 조심하지 않으면 인간 역사상 최악의 불평등 사회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를 던졌다.

이런 현상들은 인간의 나쁜 의도나 부적절한 대응으로 야기될 수도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 미래 사회에서 인간이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의 한계' 즉 '지식의 역설' 에 기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역사상 어느때보다 많이 알고 있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 즉 '혼돈과 무지의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답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현 시점에서 우리의 아이들한테는 "혼돈이나 무지, 변화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는 "정신적 균형감각이나 사고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하라리 교수는 행복의 문제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한다. 역사상 인류는 계속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제도와 새로운 행정 시스템을 만들어 이 시대에 가장 큰 힘을 가졌지만 그힘을 어떻게 행복으로 바꾸느냐에 대해서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석기시대 인간들에 비해 우리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갖고 있지만 행복은 그만큼 비례해서 많지 않다고 진단한다. 즉 ' 우리가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무엇이 우리를 비참하게 하는지, 심층의 원천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한국의 높은 자살률을 사례로 언급했다.


하라리는 이런 문제를 "진짜 큰 문제"라고 말하고 "진짜 큰 문제" 는 "정신적 균형 감각과 사고의 유연성"이 없이는 풀 수 없다면서 자신은 '"정신적 균형 감각과 사고의 유연성"을 키우기위해 명상을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명상을 통한 집중과 정신적 균형감각, 사고의 유연성이 없었다면 『사피엔스』나 『호모 데우스』 같은 책은 나올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하라리 교수는 지금으로 봐서는 AI나 로봇의 반란이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간과 같은 포유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식을 갖고 지능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AI에는 지능만 있지 의식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 사람들은 AI를 잘 모르기 때문에 AI에 공포를 느끼고 로봇의 반란 같은 사태를 우려한다고 전제하고 이런 경우에도 명상을 통한 '정신적 균형과 유연성'으로 기술의 노예가 되는 현상을 막아야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그는 로봇의 반란이나 인간이 기술의 노예로 잡히는 것보다 AI나 로봇이 소수의 인류에게 집중될 경우 수십 억 명이 일자리를 잃고 정치적으로 무기력해지는 상황을 더 걱정했다.


특히, AI와 생명공학이 융합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이 같은 우려가 국내뿐만아니라 국제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19세기 1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제국주의시대때보다 AI와 생명공학 체제를 갖춘 산업강대국이 그렇지못한 약소국을 더 심하게 착취하는 야만적 행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이 소수의 자본주의 엘리트나 강대국에 조종당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AI와 생명공학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의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라리 교수는 종교에 대해서는 '유대교가 성경시대 이전과 이후에 완전히 변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전통종교가 미래 사회의 변화에 적응해 살아남을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로운 종교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정도로 간략하게 언급했다.

반면 테러리즘에 대해서는 깊은 통찰적 예지를 보여준다. 하라리는 ' 미국에서는 테러로 한 명 죽을때마다 100명의 사람들이 콜라나 햄버거를 너무 많이 먹어서 죽고,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테러보다는 땅콩알러지 때문에 죽는 사람이 더 많다며 테러가 실재보다 과대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원인은 우리가 상상으로 과잉반응하기 때문이고 테러리스트들은 이 점을 악용해 과잉반응을 부추기고 있다며 테러리스트에게 잡혀있는 우리의 상상력을 해방해야한다고 역설한다.


유발 하라리는 기자간담회 후반부에 '지금부터 200년 뒤에는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류의 멸망 여부는 "진짜 큰 문제"이다. 하라리는 "진짜 큰 문제"는 명상으로 푼다고 했다. 과연 하라리가 명상으로 이 문제를 풀 수 있을지 그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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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9 13:59:34
    • 수정2017-07-19 15:23:51
    취재K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는 올해 41살의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 유발 하라리가 쓴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사피엔스』는 '석기시대에 동물의 한 종인 영장류로 동아프리카에서 출현했던 인간이 실리콘 시대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세계의 지배자, 정복자가 될 수 있었던가를 세밀하게 그려낸 책이다.

무명의 이스라엘 젊은 교수를 세계적 베스셀러 작가 반열에 올린 이 책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500만 부가 팔렸다. 2015년 11월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됐다. 올해 5월 출간된 『호모 데우스』는 전작의 후속 성격으로 '세계적 지배자가 된 인류가 어떻게 스스로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는가를 전망해보는 책이다.' 올 5월 국내에서 출간된 이 책도 전작 못지 않은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발 하라리의 책이 국내외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세계의 정복자가 된 인류가 더 나아가 스스로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담대한 예측을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승부로 촉발된 기계와 인간의 대결,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예측서로서 청년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남성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발 하라리 교수가 얼마 전 자신의 책을 번역 출간한 출판사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서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밝힌 인류의 미래가 생물학적 지식과 역사적 안목, 명상으로 일깨운 통찰적 예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혔다.


우선 그는 책 제목 '호모 데우스'가 라틴어로 사람의 뜻을 가진 '호모'와 신이라는 뜻을 가진 '데우스'가 합쳐진 복합어이며, 여기서의 신은 은유적 표현이 아니고 생명을 창조하고 생명을 파괴하는 능력을 갖는 문자 그대로의 신이라고 말하고, '스스로를 신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21세기 인류의 가장 큰 과제이자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신의 책은 인간이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을 토대로 자신을 신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사회. 문화. 경제. 정치 분야에서 어떤 문제가 야기되고 종국에는 인간이 어떠한 처지에 놓일 것인지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인공지능으로 인해 실업의 문제, 독제 정권의 출현, 데이터알고리즘에 통제당하는 사회 등이 우려되고, 생명공학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생물학적 계급의 출현을 야기할 수 있다며 우리가 조심하지 않으면 인간 역사상 최악의 불평등 사회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를 던졌다.

이런 현상들은 인간의 나쁜 의도나 부적절한 대응으로 야기될 수도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 미래 사회에서 인간이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의 한계' 즉 '지식의 역설' 에 기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역사상 어느때보다 많이 알고 있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 즉 '혼돈과 무지의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답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현 시점에서 우리의 아이들한테는 "혼돈이나 무지, 변화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는 "정신적 균형감각이나 사고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하라리 교수는 행복의 문제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한다. 역사상 인류는 계속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제도와 새로운 행정 시스템을 만들어 이 시대에 가장 큰 힘을 가졌지만 그힘을 어떻게 행복으로 바꾸느냐에 대해서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석기시대 인간들에 비해 우리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갖고 있지만 행복은 그만큼 비례해서 많지 않다고 진단한다. 즉 ' 우리가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무엇이 우리를 비참하게 하는지, 심층의 원천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한국의 높은 자살률을 사례로 언급했다.


하라리는 이런 문제를 "진짜 큰 문제"라고 말하고 "진짜 큰 문제" 는 "정신적 균형 감각과 사고의 유연성"이 없이는 풀 수 없다면서 자신은 '"정신적 균형 감각과 사고의 유연성"을 키우기위해 명상을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명상을 통한 집중과 정신적 균형감각, 사고의 유연성이 없었다면 『사피엔스』나 『호모 데우스』 같은 책은 나올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하라리 교수는 지금으로 봐서는 AI나 로봇의 반란이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간과 같은 포유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식을 갖고 지능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AI에는 지능만 있지 의식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 사람들은 AI를 잘 모르기 때문에 AI에 공포를 느끼고 로봇의 반란 같은 사태를 우려한다고 전제하고 이런 경우에도 명상을 통한 '정신적 균형과 유연성'으로 기술의 노예가 되는 현상을 막아야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그는 로봇의 반란이나 인간이 기술의 노예로 잡히는 것보다 AI나 로봇이 소수의 인류에게 집중될 경우 수십 억 명이 일자리를 잃고 정치적으로 무기력해지는 상황을 더 걱정했다.


특히, AI와 생명공학이 융합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이 같은 우려가 국내뿐만아니라 국제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19세기 1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제국주의시대때보다 AI와 생명공학 체제를 갖춘 산업강대국이 그렇지못한 약소국을 더 심하게 착취하는 야만적 행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이 소수의 자본주의 엘리트나 강대국에 조종당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AI와 생명공학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의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라리 교수는 종교에 대해서는 '유대교가 성경시대 이전과 이후에 완전히 변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전통종교가 미래 사회의 변화에 적응해 살아남을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로운 종교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정도로 간략하게 언급했다.

반면 테러리즘에 대해서는 깊은 통찰적 예지를 보여준다. 하라리는 ' 미국에서는 테러로 한 명 죽을때마다 100명의 사람들이 콜라나 햄버거를 너무 많이 먹어서 죽고,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테러보다는 땅콩알러지 때문에 죽는 사람이 더 많다며 테러가 실재보다 과대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원인은 우리가 상상으로 과잉반응하기 때문이고 테러리스트들은 이 점을 악용해 과잉반응을 부추기고 있다며 테러리스트에게 잡혀있는 우리의 상상력을 해방해야한다고 역설한다.


유발 하라리는 기자간담회 후반부에 '지금부터 200년 뒤에는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류의 멸망 여부는 "진짜 큰 문제"이다. 하라리는 "진짜 큰 문제"는 명상으로 푼다고 했다. 과연 하라리가 명상으로 이 문제를 풀 수 있을지 그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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