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구역이야”…부산역 장악한 ‘조폭 택시’

입력 2017.07.21 (12:15) 수정 2017.07.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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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산역 앞 택시 정류장에서 조폭처럼 횡포를 부리며 승객을 가로채 온 택시 기사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다른 택시 기사들은 이들의 보복이 무서워 제대로 항의조차 못했는데, 지난 10년 동안 이런 횡포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김유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부산역 앞 정류장에 길게 줄을 서 있는 택시.

다른 택시가 한 시간 이상씩 대기하며 순서를 기다리는 것과 달리, 정류장 앞쪽에 한 택시가 줄을 서지도 않고 손님을 태워 사라집니다.

<녹취> 택시 기사(음성변조) : "오는 순서대로 (손님이) 타야 하잖아요. 그런데 멀리 간다고 하면 태우고 (가까운 곳에) 간다고 하면 저기 (줄 서 있는 택시) 타라."

새치기로 손님을 태우는 것도 모자라, 돈이 되는 장거리 손님만 골라 태웠습니다.

이런 횡포에도 다른 택시 기사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택시 기사(음성변조) : "신고하면 자동차 번호를 보고 신고한 사람을 찾는데요. 그 사람들이 얼마나 보복을 잘하는데요. 그래서 두려우니까 (신고를) 못 합니다."

일명 부산역팀이라 불리는 조직원들의 택시.

지난 10년 동안 부산역 일대를 장악하며 조직폭력배처럼 이권을 두고 폭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다른 택시 기사들이 항의하면 무차별 폭행을 가했습니다.

<녹취> 피해 택시 기사(음성변조) : "덩치 큰 사람들이 전신에 문신하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호객을 합니다. '내 손님인데 왜 빼앗아 가느냐'고 쌍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무법천지입니다."

부산을 찾는 단체 관광객에게 접근해 승합차로 부산 시내 관광지를 안내하는 불법 자가용 택시 영업에까지 손을 댔습니다.

관광객을 특정 음식점 등에 내려주고, 이 가게로부터 많게는 이용 금액의 절반을 수수료로 챙기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권유현(부산지방경찰청 폭력계장) : "만약 교통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가 안 되고 그들이 안내하는 숙박업소나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바가지요금과 부실한 식사 등을 (제공)해서……."

경찰은 폭력 등의 혐의로 조직을 주도한 53살 이 모 씨를 구속하고, 조직원 1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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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구역이야”…부산역 장악한 ‘조폭 택시’
    • 입력 2017-07-21 12:17:21
    • 수정2017-07-21 12: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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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산역 앞 택시 정류장에서 조폭처럼 횡포를 부리며 승객을 가로채 온 택시 기사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다른 택시 기사들은 이들의 보복이 무서워 제대로 항의조차 못했는데, 지난 10년 동안 이런 횡포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김유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부산역 앞 정류장에 길게 줄을 서 있는 택시.

다른 택시가 한 시간 이상씩 대기하며 순서를 기다리는 것과 달리, 정류장 앞쪽에 한 택시가 줄을 서지도 않고 손님을 태워 사라집니다.

<녹취> 택시 기사(음성변조) : "오는 순서대로 (손님이) 타야 하잖아요. 그런데 멀리 간다고 하면 태우고 (가까운 곳에) 간다고 하면 저기 (줄 서 있는 택시) 타라."

새치기로 손님을 태우는 것도 모자라, 돈이 되는 장거리 손님만 골라 태웠습니다.

이런 횡포에도 다른 택시 기사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택시 기사(음성변조) : "신고하면 자동차 번호를 보고 신고한 사람을 찾는데요. 그 사람들이 얼마나 보복을 잘하는데요. 그래서 두려우니까 (신고를) 못 합니다."

일명 부산역팀이라 불리는 조직원들의 택시.

지난 10년 동안 부산역 일대를 장악하며 조직폭력배처럼 이권을 두고 폭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다른 택시 기사들이 항의하면 무차별 폭행을 가했습니다.

<녹취> 피해 택시 기사(음성변조) : "덩치 큰 사람들이 전신에 문신하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호객을 합니다. '내 손님인데 왜 빼앗아 가느냐'고 쌍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무법천지입니다."

부산을 찾는 단체 관광객에게 접근해 승합차로 부산 시내 관광지를 안내하는 불법 자가용 택시 영업에까지 손을 댔습니다.

관광객을 특정 음식점 등에 내려주고, 이 가게로부터 많게는 이용 금액의 절반을 수수료로 챙기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권유현(부산지방경찰청 폭력계장) : "만약 교통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가 안 되고 그들이 안내하는 숙박업소나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바가지요금과 부실한 식사 등을 (제공)해서……."

경찰은 폭력 등의 혐의로 조직을 주도한 53살 이 모 씨를 구속하고, 조직원 1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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