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무방비…취약계층 ‘여름 고통’

입력 2017.07.21 (21:32) 수정 2017.07.2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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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모두가 덥다 덥다,하는 한여름이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웃들이 있습니다.

선풍기 한 대 얼음물 한 컵조차 마음껏 누릴 수 없는 쪽방촌 어르신들, 이분들에게 한 여름 더위는 남들보다 더 잔인하고 힘겹습니다.

이종영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낡고 좁은 복도를 따라 난 작은 방들,

어른 두 명이 간신히 앉을 수 있는 쪽방에서 신모 할머니는 10년 째 생활하고 있습니다.

햇볕 한줌 들지 않지만, 방 온도는 32도를 훌쩍 넘어섭니다.

오래된 선풍기는 오히려 더운 바람을 내뿜고 있고 냉장고가 없어 시원한 물 한 잔 마실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신모 할머니(쪽방 거주민) : "처음에는 차가운 것도 먹고 싶고 사다 먹고 싶고 그랬는데.. 이제는 (못 먹는 게) 입에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죽으나 사나 집에 있지.."

박모 할아버지도 푹푹찌는 쪽방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선풍기 한 대로 더위를 쫓아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박모 할아버지(쪽방 거주민) : "37도까지 올라간다고 해서요.. 선풍기 틀고.. 이것도 동사무소에서 갖다준 거예요."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에겐 요즘같은 폭염이 살을 에는 겨울철 맹추위 만큼이나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일주일에 한 두 번 자원봉사자들이 갖다주는 얼음물 등이 유일한 낙이지만, 최근에는 도움의 손길도 크게 줄었습니다.

<인터뷰> 강정우(대구쪽방상담소) : "겨울철에는 지원이 관심이나 이런 게 있는 편인데, 여름철에는 많이 힘드십니다. 선풍기 한대에 쪽방 주민들이 의지하고 계신데..."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사결과 교육수준이 낮고 가난할 수록 폭염에 사망위험이 일반인보다 19%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폭염에 의지할 곳도 없이 어느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종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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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볕더위 무방비…취약계층 ‘여름 고통’
    • 입력 2017-07-21 21:34:04
    • 수정2017-07-22 10: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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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모두가 덥다 덥다,하는 한여름이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웃들이 있습니다. 선풍기 한 대 얼음물 한 컵조차 마음껏 누릴 수 없는 쪽방촌 어르신들, 이분들에게 한 여름 더위는 남들보다 더 잔인하고 힘겹습니다. 이종영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낡고 좁은 복도를 따라 난 작은 방들, 어른 두 명이 간신히 앉을 수 있는 쪽방에서 신모 할머니는 10년 째 생활하고 있습니다. 햇볕 한줌 들지 않지만, 방 온도는 32도를 훌쩍 넘어섭니다. 오래된 선풍기는 오히려 더운 바람을 내뿜고 있고 냉장고가 없어 시원한 물 한 잔 마실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신모 할머니(쪽방 거주민) : "처음에는 차가운 것도 먹고 싶고 사다 먹고 싶고 그랬는데.. 이제는 (못 먹는 게) 입에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죽으나 사나 집에 있지.." 박모 할아버지도 푹푹찌는 쪽방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선풍기 한 대로 더위를 쫓아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박모 할아버지(쪽방 거주민) : "37도까지 올라간다고 해서요.. 선풍기 틀고.. 이것도 동사무소에서 갖다준 거예요."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에겐 요즘같은 폭염이 살을 에는 겨울철 맹추위 만큼이나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일주일에 한 두 번 자원봉사자들이 갖다주는 얼음물 등이 유일한 낙이지만, 최근에는 도움의 손길도 크게 줄었습니다. <인터뷰> 강정우(대구쪽방상담소) : "겨울철에는 지원이 관심이나 이런 게 있는 편인데, 여름철에는 많이 힘드십니다. 선풍기 한대에 쪽방 주민들이 의지하고 계신데..."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사결과 교육수준이 낮고 가난할 수록 폭염에 사망위험이 일반인보다 19%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폭염에 의지할 곳도 없이 어느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종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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