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100mm 폭우…곳곳 침수·도로 끊겨

입력 2017.07.24 (08:06) 수정 2017.07.2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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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주말 사이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내린 이번 기습 폭우는 유난히 낙뢰가 많은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특히 낙뢰로 인한 정전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어제 오전 1호선 인천역 선로에는 낙뢰가 떨어져 신호 장애가 발생했는데요.

이 사고로 열차 운행이 30분 동안 전면 중단됐습니다.

낙뢰를 동반한 기습 폭우에 오전 9시쯤부터 한 병원 지하 1층이 물에 잠기면서 전기 공급 장치가 고장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인근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는데요,

주로 화성과 광명, 수원 등 경기 남부 지역에서 폭우에 낙뢰가 동반돼 순간 정전이 잇따랐습니다.

화성 봉담 지구에서는 만여 세대 전기 공급이 순간적으로 끊어지기도 했습니다.

어제 내린 기습 폭우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바로 인천인데요,

거동을 못하는 90대 노인이 비 피해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어제 빗물에 잠긴 인천의 한 주택 지하 단칸방에서는 9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평소 치매를 앓고 거동이 불편했던 노인이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내가 도움을 청하러 잠시 위층으로 올라간 사이 화를 당했습니다.

앞서 어제 오전 9시쯤에는 시간당 100밀리미터의 폭우가 인천의 한 왕복 6차로 도로를 삼켰는데요.

이 흙탕물은 주변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가 백대 넘는 차량이 물에 잠겼습니다.

아파트 110여 세대에 전기와 물 공급이 두 시간 넘게 끊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기상청은 이번에도 제대로된 예보를 하지 못해 원성을 사고 있는데요, 왜 그랬을까요?

하루 전인 지난 22일 기상청은 경기 북부에 최고 100mm 이상의 폭우를 예보하면서, 인접한 서울과 인천, 경기 남부엔 5에서 40mm의 적은 비만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예보와 달리 서울과 인천, 인근의 남쪽 지역에도 최고 100mm가 넘는 큰 비가 내렸습니다.

예보를 경기 북부, 서울, 경기 남부 이런 식으로 세분화해서 발표한 게 오히려 독이 된 셈인데요.

강한 비구름이 예상보다 불과 수 십km 남쪽으로 내려왔을 뿐인데 서울 지역의 경우 강우량 예보가 최대 20배 넘게 틀려버린 겁니다.

전문가들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국지성 호우를 이처럼 행정 구역별로 나눠 단정적으로 예보하는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이덕환(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 "비 구름이 행정 구역 따라서 움직이는 게 아닌데 서울, 인천 이렇게 구역을 나누다 보니까 국민들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예보가 나오게 된 거죠."

예를 들어 주변 환경에 따라 예상보다 비 구름이 남쪽으로 내려올 수 있는 상황임을 경고해줬다면 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거라는 의견인데요.

결국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예측의 불확실성을 반영할 수 있는 예보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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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당 100mm 폭우…곳곳 침수·도로 끊겨
    • 입력 2017-07-24 08:07:15
    • 수정2017-07-24 08: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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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사이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내린 이번 기습 폭우는 유난히 낙뢰가 많은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특히 낙뢰로 인한 정전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어제 오전 1호선 인천역 선로에는 낙뢰가 떨어져 신호 장애가 발생했는데요.

이 사고로 열차 운행이 30분 동안 전면 중단됐습니다.

낙뢰를 동반한 기습 폭우에 오전 9시쯤부터 한 병원 지하 1층이 물에 잠기면서 전기 공급 장치가 고장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인근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는데요,

주로 화성과 광명, 수원 등 경기 남부 지역에서 폭우에 낙뢰가 동반돼 순간 정전이 잇따랐습니다.

화성 봉담 지구에서는 만여 세대 전기 공급이 순간적으로 끊어지기도 했습니다.

어제 내린 기습 폭우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바로 인천인데요,

거동을 못하는 90대 노인이 비 피해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어제 빗물에 잠긴 인천의 한 주택 지하 단칸방에서는 9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평소 치매를 앓고 거동이 불편했던 노인이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내가 도움을 청하러 잠시 위층으로 올라간 사이 화를 당했습니다.

앞서 어제 오전 9시쯤에는 시간당 100밀리미터의 폭우가 인천의 한 왕복 6차로 도로를 삼켰는데요.

이 흙탕물은 주변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가 백대 넘는 차량이 물에 잠겼습니다.

아파트 110여 세대에 전기와 물 공급이 두 시간 넘게 끊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기상청은 이번에도 제대로된 예보를 하지 못해 원성을 사고 있는데요, 왜 그랬을까요?

하루 전인 지난 22일 기상청은 경기 북부에 최고 100mm 이상의 폭우를 예보하면서, 인접한 서울과 인천, 경기 남부엔 5에서 40mm의 적은 비만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예보와 달리 서울과 인천, 인근의 남쪽 지역에도 최고 100mm가 넘는 큰 비가 내렸습니다.

예보를 경기 북부, 서울, 경기 남부 이런 식으로 세분화해서 발표한 게 오히려 독이 된 셈인데요.

강한 비구름이 예상보다 불과 수 십km 남쪽으로 내려왔을 뿐인데 서울 지역의 경우 강우량 예보가 최대 20배 넘게 틀려버린 겁니다.

전문가들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국지성 호우를 이처럼 행정 구역별로 나눠 단정적으로 예보하는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이덕환(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 "비 구름이 행정 구역 따라서 움직이는 게 아닌데 서울, 인천 이렇게 구역을 나누다 보니까 국민들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예보가 나오게 된 거죠."

예를 들어 주변 환경에 따라 예상보다 비 구름이 남쪽으로 내려올 수 있는 상황임을 경고해줬다면 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거라는 의견인데요.

결국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예측의 불확실성을 반영할 수 있는 예보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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