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외유성 연수’ 충북도의원 전원 귀국…여론 냉담

입력 2017.07.24 (08:35) 수정 2017.07.24 (09: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주 언론과 인터넷 등을 뜨겁게 달궜던, 충북도의원 4명입니다.

기록적인 폭우로 충북 일대가 수해 피해를 입고, 복구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주 화요일, 유럽 출장길에 올라 '외유성 연수'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지난 토요일 저녁, 남아 있던 도의원들까지 일정을 취소하고 모두 귀국해 사과를 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특히, 국민을 설치류에 빗댄 김학철 도의원의 발언이 여론을 더 분노케 했는데요.

수해 피해 속에도 일정을 강행했어야 할 만큼, 이번 출장이 꼭 필요했을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토요일 저녁, 인천공항 입국장에 충북도의원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녹취> "막말하는 도의원 김학철 즉각 사퇴하고!”

충북 지역 수해 피해에도 외유성 연수를 떠나 여론의 뭇매를 맞은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철 의원,

따가운 여론에 일단 사과는 했지만, 억울하다는 입장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학철(충북도의원) : “저희 행정문화위원회가 관광 예술 문화를 업무로 하는 위원회입니다. 그것을 외유라고 매도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제가 서운하기도 했고.”

지난 16일 충북 지역을 덮친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도민들이 수해 피해를 입었던 상황.

불과 이틀 뒤, 김학철 도의원을 비롯해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위원 4명이 해외 연수길에 오릅니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 의원, 자유한국당 박봉순 의원이 지난 20일 일정을 취소하고 먼저 귀국합니다.

<인터뷰> 최병윤(충북도의원) :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충북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리겠습니다.”

22일 저녁에는 자유한국당 김학철·박한범이 두 의원이 귀국했고 곧바로 충북도청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인터뷰> 김학철(충북도의원) : “제가 지역구가 충주시기 때문에 제 지역구의 피해 상황을 먼저 둘러봤고, 청주까지 둘러볼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통해서 피해 상황을 제가 확인해봤는데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귀국이 늦어진 데 대해선 항공권 발권 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학철(충북도의원) : “제가 상황 판단이 늦었고요. 또 하나는 항공기 발권 수속이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인솔단장이 단원들을 놔두고 먼저 들어가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을 해서…….”

거듭 고개를 숙이며, 일부 의원은 수해 복구 현장으로 갔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이애진(충북 청주시) : “저는 지금 휴가철이라 (도의원들이) 휴가 갔다고밖에 생각이 안 들어요. (사전에) 연수가 계획이 잡혀있어도 당연히 취소하고 여기 먼저 와야 되는 것 아닌가요.”

<인터뷰> 이숙희(충북 청주시) : “그들이 사과를 해도 그것이 진심이 아닌 것 같고. (수해 피해를) 왜 모르겠어. 그것이 변명이지 그 사람들이. 알면서도 (해외 연수) 간 것이지. 그렇게 하고 거기서 며칠이나 더 늦게 오고.”

물난리로 고통받는 지역 주민들을 뒤로할 만큼, 이번 연수가 꼭 필요했을까.

세부 일정을 살펴봤습니다.

8박 10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문화·관광 정책을 알아보자는 게 이번 연수의 목적.

관공서 담당자 면담과 축제 현장 방문 사이에 유명 관광지 일정이 빠지지 않고 들어있습니다.

이름 만대면 알만큼, 유럽 여행객들이라면 꼭 찾는 관광지들입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하지 않은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도의원은 불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녹취>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도의원 : “(출발) 한 20일 정도 남겨놓고 (해외) 기관 방문이 한 대여섯 개 있었는데 한 군데도 결정돼 있던 데가 없었어요. (연수가) 관광성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행정문화위원회니까 가서 관광하는 것도 우리가 공부다 라고는 할 수 있으나 우리가 뜻하는 바가 아니지 않느냐.”

내부적으로도 해외 연수가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도의원들을 출발을 강행했던 겁니다.

<녹취> 충북도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갑작스럽게 하루 전에 취소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일부 의원님들 간에는 출발해야 되는지 논의도 있었지만 부득이하게 출발하신 것으로…….”

도의원들의 출국 사실이 당일 오후 전해지면서,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졌습니다.

<인터뷰> 이선영(충북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 : “(수해 복구에) 앞장서서 노력해야 할 분들이 그렇게 지역주민을 버리고 해외로 떠나셨다. 어떤 명분이 있더라도 지역 주민의 고통 앞에 더 좋은 해외연수 이것은 있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김학철 의원의 발언까지 공개되자, 분노한 여론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프랑스 현지에서 KBS 취재진과 통화한 김학철 의원이 자신들을 비판하는 여론을, 레밍과 같다며 들쥐에 비유한 겁니다.

<인터뷰> 이화연(충북 청주시) : “(국민을) 설치류에 빗대어서 이야기하시고, 이 사람들이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 싶더라고요. (수해 피해가) 본인들한테는 먼 나라 이야기잖아요.”

김 의원은 레밍 발언이 국민을 지칭한 게 아니라 자신들의 외유성 출장을 보도하는 언론을 향했던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김학철(충북도의원) : “사실은 제가 표현을 잘못했습니다. 국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언론이 이 레밍 같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연수를 떠난 소속 의원에 대해 중징계를 예고했고, 자유한국당은 소속 의원 3명을 제명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정도 지역 주민들의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이덕홍(충북 청주시) : “각 정당에서 징계를 내린다고 하는데 징계보다도 그런 도의원은 우리 도에 필요가 없어요. 즉시 파면을 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충북 도의원들의 해외 연수에 도비로 배정된 예산은 동행한 사무처 직원 비용 등을 포함해 모두 4천5백만 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외유성 연수’ 충북도의원 전원 귀국…여론 냉담
    • 입력 2017-07-24 08:37:13
    • 수정2017-07-24 09:37:5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지난주 언론과 인터넷 등을 뜨겁게 달궜던, 충북도의원 4명입니다.

기록적인 폭우로 충북 일대가 수해 피해를 입고, 복구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주 화요일, 유럽 출장길에 올라 '외유성 연수'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지난 토요일 저녁, 남아 있던 도의원들까지 일정을 취소하고 모두 귀국해 사과를 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특히, 국민을 설치류에 빗댄 김학철 도의원의 발언이 여론을 더 분노케 했는데요.

수해 피해 속에도 일정을 강행했어야 할 만큼, 이번 출장이 꼭 필요했을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토요일 저녁, 인천공항 입국장에 충북도의원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녹취> "막말하는 도의원 김학철 즉각 사퇴하고!”

충북 지역 수해 피해에도 외유성 연수를 떠나 여론의 뭇매를 맞은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철 의원,

따가운 여론에 일단 사과는 했지만, 억울하다는 입장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학철(충북도의원) : “저희 행정문화위원회가 관광 예술 문화를 업무로 하는 위원회입니다. 그것을 외유라고 매도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제가 서운하기도 했고.”

지난 16일 충북 지역을 덮친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도민들이 수해 피해를 입었던 상황.

불과 이틀 뒤, 김학철 도의원을 비롯해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위원 4명이 해외 연수길에 오릅니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 의원, 자유한국당 박봉순 의원이 지난 20일 일정을 취소하고 먼저 귀국합니다.

<인터뷰> 최병윤(충북도의원) :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충북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리겠습니다.”

22일 저녁에는 자유한국당 김학철·박한범이 두 의원이 귀국했고 곧바로 충북도청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인터뷰> 김학철(충북도의원) : “제가 지역구가 충주시기 때문에 제 지역구의 피해 상황을 먼저 둘러봤고, 청주까지 둘러볼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통해서 피해 상황을 제가 확인해봤는데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귀국이 늦어진 데 대해선 항공권 발권 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학철(충북도의원) : “제가 상황 판단이 늦었고요. 또 하나는 항공기 발권 수속이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인솔단장이 단원들을 놔두고 먼저 들어가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을 해서…….”

거듭 고개를 숙이며, 일부 의원은 수해 복구 현장으로 갔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이애진(충북 청주시) : “저는 지금 휴가철이라 (도의원들이) 휴가 갔다고밖에 생각이 안 들어요. (사전에) 연수가 계획이 잡혀있어도 당연히 취소하고 여기 먼저 와야 되는 것 아닌가요.”

<인터뷰> 이숙희(충북 청주시) : “그들이 사과를 해도 그것이 진심이 아닌 것 같고. (수해 피해를) 왜 모르겠어. 그것이 변명이지 그 사람들이. 알면서도 (해외 연수) 간 것이지. 그렇게 하고 거기서 며칠이나 더 늦게 오고.”

물난리로 고통받는 지역 주민들을 뒤로할 만큼, 이번 연수가 꼭 필요했을까.

세부 일정을 살펴봤습니다.

8박 10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문화·관광 정책을 알아보자는 게 이번 연수의 목적.

관공서 담당자 면담과 축제 현장 방문 사이에 유명 관광지 일정이 빠지지 않고 들어있습니다.

이름 만대면 알만큼, 유럽 여행객들이라면 꼭 찾는 관광지들입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하지 않은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도의원은 불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녹취>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도의원 : “(출발) 한 20일 정도 남겨놓고 (해외) 기관 방문이 한 대여섯 개 있었는데 한 군데도 결정돼 있던 데가 없었어요. (연수가) 관광성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행정문화위원회니까 가서 관광하는 것도 우리가 공부다 라고는 할 수 있으나 우리가 뜻하는 바가 아니지 않느냐.”

내부적으로도 해외 연수가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도의원들을 출발을 강행했던 겁니다.

<녹취> 충북도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갑작스럽게 하루 전에 취소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일부 의원님들 간에는 출발해야 되는지 논의도 있었지만 부득이하게 출발하신 것으로…….”

도의원들의 출국 사실이 당일 오후 전해지면서,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졌습니다.

<인터뷰> 이선영(충북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 : “(수해 복구에) 앞장서서 노력해야 할 분들이 그렇게 지역주민을 버리고 해외로 떠나셨다. 어떤 명분이 있더라도 지역 주민의 고통 앞에 더 좋은 해외연수 이것은 있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김학철 의원의 발언까지 공개되자, 분노한 여론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프랑스 현지에서 KBS 취재진과 통화한 김학철 의원이 자신들을 비판하는 여론을, 레밍과 같다며 들쥐에 비유한 겁니다.

<인터뷰> 이화연(충북 청주시) : “(국민을) 설치류에 빗대어서 이야기하시고, 이 사람들이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 싶더라고요. (수해 피해가) 본인들한테는 먼 나라 이야기잖아요.”

김 의원은 레밍 발언이 국민을 지칭한 게 아니라 자신들의 외유성 출장을 보도하는 언론을 향했던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김학철(충북도의원) : “사실은 제가 표현을 잘못했습니다. 국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언론이 이 레밍 같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연수를 떠난 소속 의원에 대해 중징계를 예고했고, 자유한국당은 소속 의원 3명을 제명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정도 지역 주민들의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이덕홍(충북 청주시) : “각 정당에서 징계를 내린다고 하는데 징계보다도 그런 도의원은 우리 도에 필요가 없어요. 즉시 파면을 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충북 도의원들의 해외 연수에 도비로 배정된 예산은 동행한 사무처 직원 비용 등을 포함해 모두 4천5백만 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