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美 밀입국자, 트럭에 갇혀…폭염 속 사망

입력 2017.07.24 (20:40) 수정 2017.07.2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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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화물차량에 몰래 숨어서 미국으로 들어오려던 중남미 출신의 밀입국자들이 차 안에서 숨졌습니다.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냉방장치도 제대로 없는 차량에 숨어있다가 숨진 겁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왜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짚어봅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면서요.

지금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지금까지 사망자가 9명이고,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람들이 30명입니다.

중상자도 있어서 사망자가 늘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합니다.

현지시각으로 어제, 미국 남부 텍사스 주에 있는 샌안토니오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마트 종업원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는데, 왜 트레일러라고 하잖아요.

대형트럭 뒤에 딸려 있는 화물칸을 말하죠, 이 트레일러 안에서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기진맥진 쓰러진 상태였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9명이 숨졌고 30명이 다쳤습니다.

질식, 호흡곤란, 뇌 손상, 이런 증상입니다.

미국도 요즘 많이 덥거든요.

샌안토니오가 밤에도 30도가 넘는데, 전문가들은 트레일러 안의 기온이 50도를 넘었을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차량 냉방장치가 고장 난 상태였다고 합니다.

폭염 속에서 화물칸에 갇혀 있다가 변을 당한 겁니다.

<질문>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미국에 밀입국하려던 사람들인 거잖아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생존자 말에 따르면 트레일러 안에 원래는 백 명 이상 있었다고 그래요.

그런데 이미 상당수가 흩어지고 남아있던 사람들이 발견이 된 거죠.

현지 경찰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맥매너스(샌안토니오 경찰국장) : "다른 차량들이 와서 사람들을 태우고 갔습니다. 우리는 지금 인신매매 현장을 확인한 겁니다."

발견된 사람들 신원은 아직 정확하진 않지만 대부분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사람들로 보입니다.

10대 청소년도 4명 있었고요.

미국 당국은 이 사람들이 일단 걸어서 멕시코-미국 국경을 몰래 넘은 다음에 중간 브로커 안내로 이 화물트럭에 몸을 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렇게 화물차량에 몸을 숨겨서 밀입국하는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거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달에만 봐도요, 멕시코, 에콰도르 같은 중남미 출신 70여 명을 태운 트럭이 적발된 바 있고요,

휴스턴에서도 중남미 사람 12명이 탄 트럭이 적발됐습니다.

2003년에도 텍사스에서 멕시코 출신 밀입국자 19명이 트레일러에서 질식해 숨진 채로 발견된 일이 있었습니다.

은밀하게 이뤄지다 보니 사실상 이렇다 할 통계도 없고, 그야말로 목숨을 건 밀입국 행보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질문>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국경에 장벽을 짓겠다면서 강경한 태도잖아요.

밀입국하려는 사람들 입장에선 더 마음이 급해지는 측면도 있겠고요.

<답변>
제가 오늘 사례로 든 게 다 텍사스에서 벌어진 일인데, 이유가 있습니다.

이걸 볼까요.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는 보시는 것처럼 이미 장벽이 천 킬로미터쯤 있습니다.

서쪽에 주로 있는데, 트럼프는 동쪽, 문제의 텍사스 쪽을 마저 짓겠다는 구상인 겁니다.

여기가 대략 2천 킬로미터쯤 되거든요.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배타적인 반이민 정책이 과연 온당한가는 둘째 치더라도 효과 측면에서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장벽이 더 들어서도 밀입국 중개업이 준다는 보장이 없고, 오히려 밀입국자들이 더욱 위험한 방식을 택하도록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녹취> 카일(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 교수) : "미국으로 들어오려는 이민자들 수는 항상 비슷합니다. 우리가 국경에 새로 장벽을 만든다고 해도, 이들은 더 위험한 노선을 택해서라도 들어오려 할 것입니다."

미국 하원은 장벽 건설비용 승인안을 조만간 표결 처리한다고 하는데, 과연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 어디까지 반이민 정책을 강경하게 펼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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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美 밀입국자, 트럭에 갇혀…폭염 속 사망
    • 입력 2017-07-24 20:41:22
    • 수정2017-07-24 20:54:08
    글로벌24
<앵커 멘트>

화물차량에 몰래 숨어서 미국으로 들어오려던 중남미 출신의 밀입국자들이 차 안에서 숨졌습니다.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냉방장치도 제대로 없는 차량에 숨어있다가 숨진 겁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왜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짚어봅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다면서요.

지금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지금까지 사망자가 9명이고,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람들이 30명입니다.

중상자도 있어서 사망자가 늘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합니다.

현지시각으로 어제, 미국 남부 텍사스 주에 있는 샌안토니오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마트 종업원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는데, 왜 트레일러라고 하잖아요.

대형트럭 뒤에 딸려 있는 화물칸을 말하죠, 이 트레일러 안에서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기진맥진 쓰러진 상태였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9명이 숨졌고 30명이 다쳤습니다.

질식, 호흡곤란, 뇌 손상, 이런 증상입니다.

미국도 요즘 많이 덥거든요.

샌안토니오가 밤에도 30도가 넘는데, 전문가들은 트레일러 안의 기온이 50도를 넘었을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차량 냉방장치가 고장 난 상태였다고 합니다.

폭염 속에서 화물칸에 갇혀 있다가 변을 당한 겁니다.

<질문>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미국에 밀입국하려던 사람들인 거잖아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생존자 말에 따르면 트레일러 안에 원래는 백 명 이상 있었다고 그래요.

그런데 이미 상당수가 흩어지고 남아있던 사람들이 발견이 된 거죠.

현지 경찰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맥매너스(샌안토니오 경찰국장) : "다른 차량들이 와서 사람들을 태우고 갔습니다. 우리는 지금 인신매매 현장을 확인한 겁니다."

발견된 사람들 신원은 아직 정확하진 않지만 대부분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사람들로 보입니다.

10대 청소년도 4명 있었고요.

미국 당국은 이 사람들이 일단 걸어서 멕시코-미국 국경을 몰래 넘은 다음에 중간 브로커 안내로 이 화물트럭에 몸을 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렇게 화물차량에 몸을 숨겨서 밀입국하는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거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달에만 봐도요, 멕시코, 에콰도르 같은 중남미 출신 70여 명을 태운 트럭이 적발된 바 있고요,

휴스턴에서도 중남미 사람 12명이 탄 트럭이 적발됐습니다.

2003년에도 텍사스에서 멕시코 출신 밀입국자 19명이 트레일러에서 질식해 숨진 채로 발견된 일이 있었습니다.

은밀하게 이뤄지다 보니 사실상 이렇다 할 통계도 없고, 그야말로 목숨을 건 밀입국 행보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질문>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국경에 장벽을 짓겠다면서 강경한 태도잖아요.

밀입국하려는 사람들 입장에선 더 마음이 급해지는 측면도 있겠고요.

<답변>
제가 오늘 사례로 든 게 다 텍사스에서 벌어진 일인데, 이유가 있습니다.

이걸 볼까요.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는 보시는 것처럼 이미 장벽이 천 킬로미터쯤 있습니다.

서쪽에 주로 있는데, 트럼프는 동쪽, 문제의 텍사스 쪽을 마저 짓겠다는 구상인 겁니다.

여기가 대략 2천 킬로미터쯤 되거든요.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배타적인 반이민 정책이 과연 온당한가는 둘째 치더라도 효과 측면에서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장벽이 더 들어서도 밀입국 중개업이 준다는 보장이 없고, 오히려 밀입국자들이 더욱 위험한 방식을 택하도록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녹취> 카일(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 교수) : "미국으로 들어오려는 이민자들 수는 항상 비슷합니다. 우리가 국경에 새로 장벽을 만든다고 해도, 이들은 더 위험한 노선을 택해서라도 들어오려 할 것입니다."

미국 하원은 장벽 건설비용 승인안을 조만간 표결 처리한다고 하는데, 과연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 어디까지 반이민 정책을 강경하게 펼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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