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 “표절 논란은 상처…관객과 위로하며 치유해야죠”

입력 2017.07.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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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너무 상처를 받아서…. 이제 관객과 위로를 주고받으면서 치유해야죠."

가수 전인권(63)은 "소극장으로 돌아가 다시 노래하겠다"면서 혼잣말처럼 이렇게 말했다.

지난 5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그는 다음 달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새 공연을 올린다. 8월 8∼10일 공연은 '사랑', 18∼20일 공연은 '평화'를 주제로 한다.

25일 전화로 만난 전인권은 "작은 공간에서 난 솔직하게 이야기를 꺼내놓고 관객은 제 노래에 흥을 느끼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싶다"면서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가 담긴 음악을 선곡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인권이 언급한 상처는 지난 4월 대표곡 '걱정말아요 그대'가 1970년대 독일 그룹 블랙 푀스(Black Fooss)의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Drink doch eine met)과 비슷하다는 표절 시비에 휘말린 일이다. 직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지지해 졸지에 '적폐 가수'란 오명을 쓴 터라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그는 표절 의혹을 "세상에서 받은 첫 번째 상처였다"고 떠올렸다.

"제가 마약을 해 감방에 간 것은 상처가 아니에요. 제가 살아온 길이었고 그럴 이유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논란 때는 제 방문을 잠그고 커튼을 쳐놓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으니 울화증에 별별 생각이 들어서….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라고 제 느낌대로 만들어간 곡이 낙인 찍히니 정말 힘들더군요. 화가 났다가 멍해지다 그랬어요."

"표절하지 않았다"고 거듭 밝힌 그는 당시 독일로 가 블랙 푀스를 직접 만나겠다고 했다. 그는 "독일 노래를 알 턱이 없었으니 억울해서 가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봤을 때 어떤지 가려보려 했어요. 의아하게도 '지나간 것은~' 같은 구절이 비슷하게 들리는데 누구는 '에델바이스~'의 멜로디와 같다고도 했죠. 분명한 것은 두 곡이 가사와 리듬은 물론 다른 곡이란 점이에요. 만약 그들이 비슷하다고 주장한다면 곡 사용료를 지불하겠다고 생각할 만큼 자신이 있었어요."

그러나 그는 공연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6월 이한열 문화제 참석 등 일정이 이어져 독일행이 어렵자 독일의 한 가수 등 현지 음악계를 아는 지인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블랙 푀스 측과 접촉하던 현지 관계자들은 전인권에게 블랙 푀스를 비롯한 여러 밴드의 합동 공연을 제안했다고 한다. 연륜 있는 뮤지션끼리 음악적인 소통으로 풀어나가자는 것이었다.

그는 "블랙 푀스를 비롯해 닐 영, 스콜피언스 등 세계적인 뮤지션을 초대해 DMZ(비무장지대) 같은 의미 있는 장소에서 평화를 주제로 공연하자는 제안을 받아 논의 중"이라며 "블랙 푀스에게서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안 되니 거론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곡을 만들고 부르는 사람이라면 의도적으로 나온 멜로디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30년간 '음악쟁이'란 자존심으로 산 그는 다시 밴드 멤버들과 종로구 삼청동 자택에서 공연 연습을 하고, 잠시 지방 여행을 다녀오면서 꽉 막혔던 속이 조금씩 풀렸다고 했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대표곡 '돌고, 돌고, 돌고',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내가 왜 서울을', '걷고 걷고'를 비롯해 팝 명곡인 비틀스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와 엘튼 존의 '식스티 이어스 온'(Sixty Years On) 등을 아울러 들려줄 예정이다.

"'식스티 이어스 온'은 베이스가 잠깐씩 나오지만 올곧이 제 육성으로만 들려주려고요. 또 '내가 왜 서울을'은 서로 싸우고 갈등하던 모든 것을 내 안에 담고 내려놓자는 마음으로 부를 겁니다. 전 이 노래가 40~60대의 애창곡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중 '사랑' 공연에는 뮤지컬 '신과 함께'의 영상 디자이너인 정재진 비주얼 디렉터가 참여한다. 정 감독은 전인권의 자택 인근에 살던 대학생이었으나 10여 년이 흘러 예술가가 돼 함께 작업하게 됐다.

전인권은 "내가 '똘이'라고 부르던 학생이었는데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했다"면서 "튀지 않으면서 음악과 무대를 빛나게 해주는 영상미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극장 공연 이후에도 그는 부지런히 음악 작업에 매달려야 한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이매진'(Imagine)을 불러달라는 제안과 함께 곡을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받아 방향을 얘기 중"이라며 "9월 공개를 목표로 하는 신곡은 꽤 완성됐다. 올여름 계획한 미국 공연은 비자가 늦게 나오면서 연기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앞으로도 정치적인 소신을 밝힐 것이냐고 묻자 웃음기가 묻은 느린 말투로 말했다.

"정치적인 발언은 해도 된다는 생각이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안 해야 할까 봐요. 이래저래 힘겨웠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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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인권 “표절 논란은 상처…관객과 위로하며 치유해야죠”
    • 입력 2017-07-25 18:30:10
    연합뉴스
"지난봄 너무 상처를 받아서…. 이제 관객과 위로를 주고받으면서 치유해야죠."

가수 전인권(63)은 "소극장으로 돌아가 다시 노래하겠다"면서 혼잣말처럼 이렇게 말했다.

지난 5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그는 다음 달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새 공연을 올린다. 8월 8∼10일 공연은 '사랑', 18∼20일 공연은 '평화'를 주제로 한다.

25일 전화로 만난 전인권은 "작은 공간에서 난 솔직하게 이야기를 꺼내놓고 관객은 제 노래에 흥을 느끼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싶다"면서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가 담긴 음악을 선곡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인권이 언급한 상처는 지난 4월 대표곡 '걱정말아요 그대'가 1970년대 독일 그룹 블랙 푀스(Black Fooss)의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Drink doch eine met)과 비슷하다는 표절 시비에 휘말린 일이다. 직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지지해 졸지에 '적폐 가수'란 오명을 쓴 터라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그는 표절 의혹을 "세상에서 받은 첫 번째 상처였다"고 떠올렸다.

"제가 마약을 해 감방에 간 것은 상처가 아니에요. 제가 살아온 길이었고 그럴 이유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논란 때는 제 방문을 잠그고 커튼을 쳐놓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으니 울화증에 별별 생각이 들어서….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라고 제 느낌대로 만들어간 곡이 낙인 찍히니 정말 힘들더군요. 화가 났다가 멍해지다 그랬어요."

"표절하지 않았다"고 거듭 밝힌 그는 당시 독일로 가 블랙 푀스를 직접 만나겠다고 했다. 그는 "독일 노래를 알 턱이 없었으니 억울해서 가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봤을 때 어떤지 가려보려 했어요. 의아하게도 '지나간 것은~' 같은 구절이 비슷하게 들리는데 누구는 '에델바이스~'의 멜로디와 같다고도 했죠. 분명한 것은 두 곡이 가사와 리듬은 물론 다른 곡이란 점이에요. 만약 그들이 비슷하다고 주장한다면 곡 사용료를 지불하겠다고 생각할 만큼 자신이 있었어요."

그러나 그는 공연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6월 이한열 문화제 참석 등 일정이 이어져 독일행이 어렵자 독일의 한 가수 등 현지 음악계를 아는 지인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블랙 푀스 측과 접촉하던 현지 관계자들은 전인권에게 블랙 푀스를 비롯한 여러 밴드의 합동 공연을 제안했다고 한다. 연륜 있는 뮤지션끼리 음악적인 소통으로 풀어나가자는 것이었다.

그는 "블랙 푀스를 비롯해 닐 영, 스콜피언스 등 세계적인 뮤지션을 초대해 DMZ(비무장지대) 같은 의미 있는 장소에서 평화를 주제로 공연하자는 제안을 받아 논의 중"이라며 "블랙 푀스에게서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안 되니 거론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곡을 만들고 부르는 사람이라면 의도적으로 나온 멜로디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30년간 '음악쟁이'란 자존심으로 산 그는 다시 밴드 멤버들과 종로구 삼청동 자택에서 공연 연습을 하고, 잠시 지방 여행을 다녀오면서 꽉 막혔던 속이 조금씩 풀렸다고 했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대표곡 '돌고, 돌고, 돌고',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내가 왜 서울을', '걷고 걷고'를 비롯해 팝 명곡인 비틀스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와 엘튼 존의 '식스티 이어스 온'(Sixty Years On) 등을 아울러 들려줄 예정이다.

"'식스티 이어스 온'은 베이스가 잠깐씩 나오지만 올곧이 제 육성으로만 들려주려고요. 또 '내가 왜 서울을'은 서로 싸우고 갈등하던 모든 것을 내 안에 담고 내려놓자는 마음으로 부를 겁니다. 전 이 노래가 40~60대의 애창곡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중 '사랑' 공연에는 뮤지컬 '신과 함께'의 영상 디자이너인 정재진 비주얼 디렉터가 참여한다. 정 감독은 전인권의 자택 인근에 살던 대학생이었으나 10여 년이 흘러 예술가가 돼 함께 작업하게 됐다.

전인권은 "내가 '똘이'라고 부르던 학생이었는데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했다"면서 "튀지 않으면서 음악과 무대를 빛나게 해주는 영상미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극장 공연 이후에도 그는 부지런히 음악 작업에 매달려야 한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이매진'(Imagine)을 불러달라는 제안과 함께 곡을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받아 방향을 얘기 중"이라며 "9월 공개를 목표로 하는 신곡은 꽤 완성됐다. 올여름 계획한 미국 공연은 비자가 늦게 나오면서 연기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앞으로도 정치적인 소신을 밝힐 것이냐고 묻자 웃음기가 묻은 느린 말투로 말했다.

"정치적인 발언은 해도 된다는 생각이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안 해야 할까 봐요. 이래저래 힘겨웠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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