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선거개입에 언론통제까지

입력 2017.07.27 (07:44) 수정 2017.07.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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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해설위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공식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지시한 녹취록 내용과 관련해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록에는 각종 선거 개입은 물론 여론 조작과 언론 통제 등 불법적인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습니다. 과연 국가 정보기관 수장의 발언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국정원은 최근 원세훈 전 원장의 재판부에 지난 2009년부터 2012년 사이에 있었던 간부회의 녹취록을 제출했습니다. 녹취록을 보면 원세훈 전 원장이 선거를 앞두고 “국정원 지부가 지방선거 후보를 검증하라”거나 “예비후보 간에 교통정리를 잘 해야 한다”는 등 노골적으로 선거 개입을 지시했습니다. 심지어 “기사를 잘못 쓴 언론 매체를 없애고, 잘못할 때마다 쥐어 패는 게 정보기관의 역할”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중립은커녕 민주주의의 기본을 해치는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입니다. 국가정보원법 제9조에는 정치 개입을 금지하는 내용이 적시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를 외면한 채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자청한 것입니다. 국정원은 자체적으로 과거 정권에서 있었던 적폐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검찰이 철저히 수사를 해야 합니다. 정치공작 행태는 물론 청와대가 관여했는지 여부도 파헤쳐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엄중하게 죄를 물을 수 있고 국정원도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습니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FBI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 맹세를 요구하자 자신은 국가와 조직에 충성할 뿐 개인에게는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퇴진했습니다. 우리 국정원장뿐 아니라 국정원 직원들도 다시 한 번 되새겨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말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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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선거개입에 언론통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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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7-27 08: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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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해설위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공식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지시한 녹취록 내용과 관련해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록에는 각종 선거 개입은 물론 여론 조작과 언론 통제 등 불법적인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습니다. 과연 국가 정보기관 수장의 발언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국정원은 최근 원세훈 전 원장의 재판부에 지난 2009년부터 2012년 사이에 있었던 간부회의 녹취록을 제출했습니다. 녹취록을 보면 원세훈 전 원장이 선거를 앞두고 “국정원 지부가 지방선거 후보를 검증하라”거나 “예비후보 간에 교통정리를 잘 해야 한다”는 등 노골적으로 선거 개입을 지시했습니다. 심지어 “기사를 잘못 쓴 언론 매체를 없애고, 잘못할 때마다 쥐어 패는 게 정보기관의 역할”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중립은커녕 민주주의의 기본을 해치는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입니다. 국가정보원법 제9조에는 정치 개입을 금지하는 내용이 적시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를 외면한 채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자청한 것입니다. 국정원은 자체적으로 과거 정권에서 있었던 적폐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검찰이 철저히 수사를 해야 합니다. 정치공작 행태는 물론 청와대가 관여했는지 여부도 파헤쳐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엄중하게 죄를 물을 수 있고 국정원도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습니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FBI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 맹세를 요구하자 자신은 국가와 조직에 충성할 뿐 개인에게는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퇴진했습니다. 우리 국정원장뿐 아니라 국정원 직원들도 다시 한 번 되새겨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말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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