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생명권 vs 결정권’ 낙태 허용 논란

입력 2017.08.08 (20:39) 수정 2017.08.0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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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성의 낙태를 둘러싼 논쟁을 저희가 방송에서도 종종 전해드렸습니다만, 여전히 사회적 갈등이나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는 요즘 논란이 한창인 북아일랜드를 중심으로 낙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재석 기자와 함께합니다.

<질문>
이 기자, 뒤에 있는 저걸로 얘기를 시작하려나 보군요.

저게 뭡니까.

<답변>
광고판입니다.

북아일랜드에서 올해 초에 걸린 옥외광고판인데, 해석해 보면, "낙태법 때문에 10만 명이 살았다", 이 정도가 되겠습니다.

낙태법이 낙태를 처벌하는 법이거든요,

그러니까 낙태법이 좋은 거다, 그게 생명을 살린다, 낙태는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낙태 반대 입장인 거죠.

북아일랜드에서는 원칙적으로 낙태가 금지입니다.

산모의 상태가 위급할 때만 허용을 합니다.

이미 금지인데도 저런 광고가 내걸렸다는 건 사회적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겠죠.

물론 BBC 보도를 보니까 저 광고에 대한 비판도 많았어요.

10만 명이라는 수치가 근거가 없는 거라는 항의가 많아서 결국 광고 심의기관이 저 광고를 내리게 했다고 합니다.

<질문>
북아일랜드에서 저렇게 낙태가 불법이면, 여성들이 딴 나라로 가서 시술을 받기도 하고 그렇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른바 '원정 낙태'라는 말을 쓰잖아요.

폴란드 여성들이 독일로 가서 낙태 시술을 받는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었고, 북아일랜드도 비슷합니다.

영국이 1967년 낙태가 합법화됐거든요.

그래서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는 낙태가 허용되는데 북아일랜드는 안 되니까, 여기 여성들이 딴 데로 가서 낙태 시술을 받곤 하는 겁니다.

지난 6월 BBC 보도입니다.

이 여성은 2013년에 결혼하고 임신을 했는데,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뱃속 아이가 머리에 심각한 장애가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출산하더라도 사망 확률이 매우 높아서, 부부가 낙태를 결심했는데 북아일랜드에선 불가능했죠.

<녹취> 이워트 : "병원에서 낙태법 때문에 도와줄 수 없으니 바다를 건너라고 말하더라고요."

결국 런던으로 가서 낙태 시술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북아일랜드에서 잉글랜드로 이른바 원정 낙태를 간 여성이 지난해만 7백여 명인 걸로 집계됩니다.

<질문>
상황이 저러면 일단 전면 허용까진 아니더라도 부분 허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꽤 있겠어요.

<답변>
그럴 수밖에 없죠.

뱃속 아이한테 심각한 건강 문제가 있다거나 혹은 성폭행으로 임신한 경우, 이런 경우는 허용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이 나오는 거죠.

물론 반대 입장에선 낙태는 일종의 살인이라고 이렇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북아일랜드에선 그래서 낙태 찬성 집회, 반대 집회가 종종 열리고 있고 서로 충돌도 있는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녹취> 낙태 찬성 : "다른 신념보다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나요?"

<녹취> 낙태 반대 : "법이 바뀌면 안 돼요. 아이가 살아 움직인다면 그 역시 인간이라서 보호받아야 합니다."

법원도 낙태법이 위헌인가에 대해 판단을 미루고 의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일단 유보하는 모양새거든요.

그만큼 뜨거운 논쟁거리인 거죠.

<질문>
다른 나라에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잖아요.

그 얘기는 낙태 허용의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는다는 얘기이기도 하구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달 초 외신 보도를 보니까 남미 국가 칠레에서 '제한적 낙태'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칠레는 낙태에 비교적 엄격한 나라였거든요.

도미니카 공화국, 엘살바도르와 같은 다른 나라들처럼 어떤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2014년 바첼레트 대통령 집권 뒤 완화 분위기가 조성됐고 아직 헌법재판소 결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대로 통과가 되면 성폭행으로 임신한 경우라든가 산모나 태아의 건강이 위험하면 낙태가 허용되게 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폴란드도 여전히 가장 큰 이슈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구촌에서 앞으로도 이 논쟁은 곳곳에서 계속될 것 같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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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8 20:33:51
    • 수정2017-08-08 20:52:04
    글로벌24
<앵커 멘트>

여성의 낙태를 둘러싼 논쟁을 저희가 방송에서도 종종 전해드렸습니다만, 여전히 사회적 갈등이나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는 요즘 논란이 한창인 북아일랜드를 중심으로 낙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재석 기자와 함께합니다.

<질문>
이 기자, 뒤에 있는 저걸로 얘기를 시작하려나 보군요.

저게 뭡니까.

<답변>
광고판입니다.

북아일랜드에서 올해 초에 걸린 옥외광고판인데, 해석해 보면, "낙태법 때문에 10만 명이 살았다", 이 정도가 되겠습니다.

낙태법이 낙태를 처벌하는 법이거든요,

그러니까 낙태법이 좋은 거다, 그게 생명을 살린다, 낙태는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낙태 반대 입장인 거죠.

북아일랜드에서는 원칙적으로 낙태가 금지입니다.

산모의 상태가 위급할 때만 허용을 합니다.

이미 금지인데도 저런 광고가 내걸렸다는 건 사회적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겠죠.

물론 BBC 보도를 보니까 저 광고에 대한 비판도 많았어요.

10만 명이라는 수치가 근거가 없는 거라는 항의가 많아서 결국 광고 심의기관이 저 광고를 내리게 했다고 합니다.

<질문>
북아일랜드에서 저렇게 낙태가 불법이면, 여성들이 딴 나라로 가서 시술을 받기도 하고 그렇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른바 '원정 낙태'라는 말을 쓰잖아요.

폴란드 여성들이 독일로 가서 낙태 시술을 받는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었고, 북아일랜드도 비슷합니다.

영국이 1967년 낙태가 합법화됐거든요.

그래서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는 낙태가 허용되는데 북아일랜드는 안 되니까, 여기 여성들이 딴 데로 가서 낙태 시술을 받곤 하는 겁니다.

지난 6월 BBC 보도입니다.

이 여성은 2013년에 결혼하고 임신을 했는데,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뱃속 아이가 머리에 심각한 장애가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출산하더라도 사망 확률이 매우 높아서, 부부가 낙태를 결심했는데 북아일랜드에선 불가능했죠.

<녹취> 이워트 : "병원에서 낙태법 때문에 도와줄 수 없으니 바다를 건너라고 말하더라고요."

결국 런던으로 가서 낙태 시술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북아일랜드에서 잉글랜드로 이른바 원정 낙태를 간 여성이 지난해만 7백여 명인 걸로 집계됩니다.

<질문>
상황이 저러면 일단 전면 허용까진 아니더라도 부분 허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꽤 있겠어요.

<답변>
그럴 수밖에 없죠.

뱃속 아이한테 심각한 건강 문제가 있다거나 혹은 성폭행으로 임신한 경우, 이런 경우는 허용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이 나오는 거죠.

물론 반대 입장에선 낙태는 일종의 살인이라고 이렇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북아일랜드에선 그래서 낙태 찬성 집회, 반대 집회가 종종 열리고 있고 서로 충돌도 있는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녹취> 낙태 찬성 : "다른 신념보다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나요?"

<녹취> 낙태 반대 : "법이 바뀌면 안 돼요. 아이가 살아 움직인다면 그 역시 인간이라서 보호받아야 합니다."

법원도 낙태법이 위헌인가에 대해 판단을 미루고 의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일단 유보하는 모양새거든요.

그만큼 뜨거운 논쟁거리인 거죠.

<질문>
다른 나라에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잖아요.

그 얘기는 낙태 허용의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는다는 얘기이기도 하구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달 초 외신 보도를 보니까 남미 국가 칠레에서 '제한적 낙태'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칠레는 낙태에 비교적 엄격한 나라였거든요.

도미니카 공화국, 엘살바도르와 같은 다른 나라들처럼 어떤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2014년 바첼레트 대통령 집권 뒤 완화 분위기가 조성됐고 아직 헌법재판소 결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대로 통과가 되면 성폭행으로 임신한 경우라든가 산모나 태아의 건강이 위험하면 낙태가 허용되게 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폴란드도 여전히 가장 큰 이슈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구촌에서 앞으로도 이 논쟁은 곳곳에서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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