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반선 폭발로 4명 사망…협력업체 산재 사고 원인은?

입력 2017.08.21 (08:11) 수정 2017.08.2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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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어제 경남 창원에 있는 STX조선해양에서 폭발사고가 났습니다.

근로자 4명이 숨졌는데요.

모두 하청을 받은 협력업체 소속이었습니다.

오늘 해경과 국립과학수사원이 현장 감식을 할 예정인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 봅니다.

이 배가 어제 폭발 사고가 난 석유화학 운반선입니다.

목격자들은 사고 당시,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합니다.

<녹취> 조선소 용접공 : "철판이 내려앉는 소리 식으로 '콰광' 이랬거든요. 보니까 연기가 팍 올라왔어요, 연기가. 그래서 사고가 난 줄 알았지. 폭발 사고가 났구나."

사고가 난 배는 7만 4천톤급 운반선입니다.

배의 맨 뒤쪽의 10m 깊이 탱크에서 협력업체 근로자 4명이 도장 작업을 하다가 갑자기 폭발이 난 건데요.

4명 모두 숨졌습니다.

STX는 올해 10월에 이 배를 그리스 선박 회사에 인도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들 주말도 없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었던 거죠.

폭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해경은 국립과학수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희생된 이런 사고, 낯설지가 않죠?

석 달 전 삼성중공업 크레인 붕괴 사고 때도 사상자 31명 모두가 협력업체 직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산업현장에서 참사만 났다 하면, 왜 협력업체 근로자가 희생되는 걸까요.

조선소는 협력업체에 하청을 주는 비율이 80%에 이릅니다.

사고가 나면 협력업체 직원이 피해를 더 많이 볼 수밖에 없는 구조죠.

특히 한 공간에 여러 업체 근로자가 모여서 각각 다른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를 더 키웁니다.

<녹취> 이김춘택(경남금속노조 조선하청조직부장) : "도장작업을 하는데 한 쪽에서는 그라인더 작업을 한다거나 용접작업을 한다든가 다단계 하청고용구조 속에서 총체적인 안전관리라는 것이 부실할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조선소 산업재해로 숨진 사람의 78%가 하청 근로자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또, 협력업체에 하청을 맡긴 업체는 대부분 납기를 줄이려고 하죠.

비용을 아끼려고요.

그런데 납기를 무리하게 줄이는 바람에, 하청업체가 위험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휴일인 어제 STX조선에 출근한 직원이 280명이었는데요,

이 중 220 명 가량이 협력업체 직원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사고 현장을 찾은 고용노동부 장관도 쓴소리를 했습니다.

<녹취> 김영주(고용노동부 장관) : "원청이 하청에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서 무리한 지시를 했다면 원청이 책임을 져야죠. 그런 걸 다 조사해야 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고는 하도급업체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숨지면 내년 하반기부턴 원청업체도 같은 수준으로 처벌하겠다고 정부가 발표한 지 사흘 만에 일어났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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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반선 폭발로 4명 사망…협력업체 산재 사고 원인은?
    • 입력 2017-08-21 08:14:17
    • 수정2017-08-21 08: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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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경남 창원에 있는 STX조선해양에서 폭발사고가 났습니다.

근로자 4명이 숨졌는데요.

모두 하청을 받은 협력업체 소속이었습니다.

오늘 해경과 국립과학수사원이 현장 감식을 할 예정인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 봅니다.

이 배가 어제 폭발 사고가 난 석유화학 운반선입니다.

목격자들은 사고 당시,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합니다.

<녹취> 조선소 용접공 : "철판이 내려앉는 소리 식으로 '콰광' 이랬거든요. 보니까 연기가 팍 올라왔어요, 연기가. 그래서 사고가 난 줄 알았지. 폭발 사고가 났구나."

사고가 난 배는 7만 4천톤급 운반선입니다.

배의 맨 뒤쪽의 10m 깊이 탱크에서 협력업체 근로자 4명이 도장 작업을 하다가 갑자기 폭발이 난 건데요.

4명 모두 숨졌습니다.

STX는 올해 10월에 이 배를 그리스 선박 회사에 인도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들 주말도 없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었던 거죠.

폭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해경은 국립과학수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희생된 이런 사고, 낯설지가 않죠?

석 달 전 삼성중공업 크레인 붕괴 사고 때도 사상자 31명 모두가 협력업체 직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산업현장에서 참사만 났다 하면, 왜 협력업체 근로자가 희생되는 걸까요.

조선소는 협력업체에 하청을 주는 비율이 80%에 이릅니다.

사고가 나면 협력업체 직원이 피해를 더 많이 볼 수밖에 없는 구조죠.

특히 한 공간에 여러 업체 근로자가 모여서 각각 다른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를 더 키웁니다.

<녹취> 이김춘택(경남금속노조 조선하청조직부장) : "도장작업을 하는데 한 쪽에서는 그라인더 작업을 한다거나 용접작업을 한다든가 다단계 하청고용구조 속에서 총체적인 안전관리라는 것이 부실할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조선소 산업재해로 숨진 사람의 78%가 하청 근로자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또, 협력업체에 하청을 맡긴 업체는 대부분 납기를 줄이려고 하죠.

비용을 아끼려고요.

그런데 납기를 무리하게 줄이는 바람에, 하청업체가 위험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휴일인 어제 STX조선에 출근한 직원이 280명이었는데요,

이 중 220 명 가량이 협력업체 직원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사고 현장을 찾은 고용노동부 장관도 쓴소리를 했습니다.

<녹취> 김영주(고용노동부 장관) : "원청이 하청에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서 무리한 지시를 했다면 원청이 책임을 져야죠. 그런 걸 다 조사해야 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고는 하도급업체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숨지면 내년 하반기부턴 원청업체도 같은 수준으로 처벌하겠다고 정부가 발표한 지 사흘 만에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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