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위험 ‘노후 변압기’…교체·점검은 ‘뒷전’

입력 2017.09.11 (06:46) 수정 2017.09.1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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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변압기 고장으로 인한 정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래전 설치한 변압기 용량이 늘어난 전기사용량을 견디지 못해 일어나는 사고인데 교체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김범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6일 밤 정전으로 천 7백여 세대 주민이 불편을 겪었던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과부하로 인한 노후 변압기의 고장이 원인이었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 변조) : "오래된 변압기 교체를 경비 아끼려고 안 하다 보니까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거야. 사전에 예방했더라면 문제가 안 생기지. 안전불감증이야."

1990년대 건설된 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변압기 용량은 가구당 1kW에 불과합니다.

최근 들어 에어컨 등 전력사용량이 급격히 늘어 가구당 3kW에 육박하다 보니 고장이 잇따르는 겁니다.

지난 6일 밤 정전이 일어났던 고양시의 또 다른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9년 전 변압기를 교체했지만 한국전력이 주는 지원금에만 의존하다 보니 용량을 늘리진 못했습니다.

<녹취> 임동균(한국전기안전공사 검사부장) : "중간에 교체할 적에 증설해야 하는데 증설을 안 하고 그 용량 그대로 하다 보니까 그 용량을 견디지 못하고…."

문제는 비용입니다.

천kW 용량 변압기를 3천kW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만 3억 원.

변압기는 사유재산이다 보니,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 사용에 대한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그 과정이 쉽진 않습니다.

<인터뷰> 서영환(한국전기안전공사 점검부장) : "정전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내 일이 아니고요. 위험하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기가 힘듭니다."

노후 변압기 개선에 대해선 강제하는 관련 법률도, 관련 기관의 점검 권한도 없는 상황.

정전 원인에 대한 집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노후 변압기가 시한폭탄처럼 방치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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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전 위험 ‘노후 변압기’…교체·점검은 ‘뒷전’
    • 입력 2017-09-11 06:52:16
    • 수정2017-09-11 07: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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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변압기 고장으로 인한 정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래전 설치한 변압기 용량이 늘어난 전기사용량을 견디지 못해 일어나는 사고인데 교체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김범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6일 밤 정전으로 천 7백여 세대 주민이 불편을 겪었던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과부하로 인한 노후 변압기의 고장이 원인이었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 변조) : "오래된 변압기 교체를 경비 아끼려고 안 하다 보니까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거야. 사전에 예방했더라면 문제가 안 생기지. 안전불감증이야."

1990년대 건설된 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변압기 용량은 가구당 1kW에 불과합니다.

최근 들어 에어컨 등 전력사용량이 급격히 늘어 가구당 3kW에 육박하다 보니 고장이 잇따르는 겁니다.

지난 6일 밤 정전이 일어났던 고양시의 또 다른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9년 전 변압기를 교체했지만 한국전력이 주는 지원금에만 의존하다 보니 용량을 늘리진 못했습니다.

<녹취> 임동균(한국전기안전공사 검사부장) : "중간에 교체할 적에 증설해야 하는데 증설을 안 하고 그 용량 그대로 하다 보니까 그 용량을 견디지 못하고…."

문제는 비용입니다.

천kW 용량 변압기를 3천kW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만 3억 원.

변압기는 사유재산이다 보니,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 사용에 대한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그 과정이 쉽진 않습니다.

<인터뷰> 서영환(한국전기안전공사 점검부장) : "정전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내 일이 아니고요. 위험하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기가 힘듭니다."

노후 변압기 개선에 대해선 강제하는 관련 법률도, 관련 기관의 점검 권한도 없는 상황.

정전 원인에 대한 집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노후 변압기가 시한폭탄처럼 방치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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