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채용비리, 우리 사회 무너뜨려

입력 2017.09.11 (07:42) 수정 2017.09.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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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그동안 소문으로 나돌던 채용비리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비리가 드러난 곳은 ‘신의 직장’ ,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입니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으로 집집마다 큰 고통을 겪고 있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이른바 금수저· 흙수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진 상황에서, 채용비리는 청년들에게 큰 허탈감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감사원의 감사에서 확인된 채용비리만 39개 공기업에서 백여 건에 이릅니다. 검찰이 방산비리 의혹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를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10여 명이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의혹이 포착됐습니다. 비리의 중심에는 대부분 해당 공공기관의 기관장이 있었습니다. 청탁한 사람들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언론사 간부, 노조 간부 등 권력 주변이나 우월적 지위에 있었습니다. 인사 담당 간부에게 압력을 넣어 자신의 친척 등을 채용한 공기업 기관장도 있습니다. 서류평가 기준을 바꾸고, 합격인원을 변경하고, 인적성 점수나 면접점수를 올려주기도 하고 지원자의 서류를 조작하기까지 수법도 다양했습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내부 감사시스템과 통제 망이 기관장에 의해 쉽게 장악되는 데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공기업에 대한 감독기관의 감사가 철저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공기업 기관장 대부분이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비리가 적발되더라도 실무자만 징계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채용기준과 채용과정이 일반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채용비리의 실상이 어느 정돈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공기업이 아닌 대기업 채용은 과연 어느 정도 공정하고 투명한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채용비리는 누군가의 구체적인 제보 없이는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정한 경쟁! 이는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는, 결코 훼손돼서는 안 되는 믿음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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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채용비리, 우리 사회 무너뜨려
    • 입력 2017-09-11 08:15:55
    • 수정2017-09-11 0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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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그동안 소문으로 나돌던 채용비리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비리가 드러난 곳은 ‘신의 직장’ ,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입니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으로 집집마다 큰 고통을 겪고 있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이른바 금수저· 흙수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진 상황에서, 채용비리는 청년들에게 큰 허탈감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감사원의 감사에서 확인된 채용비리만 39개 공기업에서 백여 건에 이릅니다. 검찰이 방산비리 의혹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를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10여 명이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의혹이 포착됐습니다. 비리의 중심에는 대부분 해당 공공기관의 기관장이 있었습니다. 청탁한 사람들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언론사 간부, 노조 간부 등 권력 주변이나 우월적 지위에 있었습니다. 인사 담당 간부에게 압력을 넣어 자신의 친척 등을 채용한 공기업 기관장도 있습니다. 서류평가 기준을 바꾸고, 합격인원을 변경하고, 인적성 점수나 면접점수를 올려주기도 하고 지원자의 서류를 조작하기까지 수법도 다양했습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내부 감사시스템과 통제 망이 기관장에 의해 쉽게 장악되는 데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공기업에 대한 감독기관의 감사가 철저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공기업 기관장 대부분이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비리가 적발되더라도 실무자만 징계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채용기준과 채용과정이 일반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채용비리의 실상이 어느 정돈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공기업이 아닌 대기업 채용은 과연 어느 정도 공정하고 투명한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채용비리는 누군가의 구체적인 제보 없이는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정한 경쟁! 이는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는, 결코 훼손돼서는 안 되는 믿음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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