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치졸한 보복, 탈중국 바람

입력 2017.09.21 (07:42) 수정 2017.09.2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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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진 해설위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사업을 접거나 투자를 줄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칭 대국답지 않은 옹졸한 보복으로, 우리 기업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입니다. 아예 중국을 포기하고 베트남 등 동남아로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외국기업들의 투자도 줄고 있는 마당에, 결국은 중국도 손해가 불가피할 걸로 보여집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무차별 보복에 시달리다가 6개월 만에 롯데마트를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백 개가 넘는 매장을 매각하기로 했으나 이마저 온갖 방해로 제 값을 받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결국 투자금 3조 원은 날아가게 됐습니다. 불매운동으로 현대‧기아차 판매도 반토막이 났고, 아모레 화장품과 농심 등 잘 나가던 우리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아무런 대책도 지원도 없습니다. 국제적 여론에 호소해야 한다는 WTO 제소까지 거론됐으나, 정부 스스로 이 카드마저 접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과 결부된 반기업 정서가 여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미국의 보호무역을 비난했고, 리커창 총리는 외국인 투자환경을 최적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헛구호에 그치고 있습니다. 중국 내의 사업전망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마트도 철수를 앞당기기로 했고 다른 기업들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드 이전부터 중국 사업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투자가 줄어들어, 올해 우리 기업들의 직접투자가 19억 달러로 10여 년 전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탈중국 바람은 다른 나라 기업들도 마찬가집니다. 일본은 해마다 중국 투자가 줄어들어 최근 연 90억 달러까지 떨어졌으나, 동남아 지역은 두배가 넘습니다. 타이완도 중국 직접투자가 6년 새 84%에서 51%까지 떨어졌습니다. 중국은 기술 습득을 위해서 잠시 시장을 내주는 것뿐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차제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 다변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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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치졸한 보복, 탈중국 바람
    • 입력 2017-09-21 07:54:41
    • 수정2017-09-21 08: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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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진 해설위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사업을 접거나 투자를 줄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칭 대국답지 않은 옹졸한 보복으로, 우리 기업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입니다. 아예 중국을 포기하고 베트남 등 동남아로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외국기업들의 투자도 줄고 있는 마당에, 결국은 중국도 손해가 불가피할 걸로 보여집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무차별 보복에 시달리다가 6개월 만에 롯데마트를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백 개가 넘는 매장을 매각하기로 했으나 이마저 온갖 방해로 제 값을 받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결국 투자금 3조 원은 날아가게 됐습니다. 불매운동으로 현대‧기아차 판매도 반토막이 났고, 아모레 화장품과 농심 등 잘 나가던 우리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아무런 대책도 지원도 없습니다. 국제적 여론에 호소해야 한다는 WTO 제소까지 거론됐으나, 정부 스스로 이 카드마저 접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과 결부된 반기업 정서가 여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미국의 보호무역을 비난했고, 리커창 총리는 외국인 투자환경을 최적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헛구호에 그치고 있습니다. 중국 내의 사업전망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마트도 철수를 앞당기기로 했고 다른 기업들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드 이전부터 중국 사업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투자가 줄어들어, 올해 우리 기업들의 직접투자가 19억 달러로 10여 년 전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탈중국 바람은 다른 나라 기업들도 마찬가집니다. 일본은 해마다 중국 투자가 줄어들어 최근 연 90억 달러까지 떨어졌으나, 동남아 지역은 두배가 넘습니다. 타이완도 중국 직접투자가 6년 새 84%에서 51%까지 떨어졌습니다. 중국은 기술 습득을 위해서 잠시 시장을 내주는 것뿐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차제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 다변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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