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암살자 고용해 청부살인…“빚 때문에” 한국인 구속

입력 2017.09.25 (12:01) 수정 2017.09.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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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현지 암살자를 고용해 청부살인한 한국인 피의자가 경찰의 추적 끝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살인 교사 등 혐의로 신 모(40) 씨를 구속했다. 또 현지 살인청부업자 등 공범 3명을 쫓고 있다.

신 씨 등은 2014년 2월 필리핀 현지 살인청부업자에게 한화 750만 원을 주고, 채무 관계에 있던 피해자를 살해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 씨에게 돈을 받은 청부업자는 다시 다른 현지 암살자와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돈을 주고 피해자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씨는 2012년 9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사업투자자인 피해자에게 접근해 '카지노 에이전시 사업'에 투자하라면서 사업비 명목으로 5억 원을 빌렸다. 이후 도박으로 탕진한 뒤 빌린 돈을 갚지 못하자 청부 살인을 계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신 씨 등은 3차례 걸쳐 암살을 시도했다. 2014년 1월 말에도 청부업자를 통해 피해자를 숨지게 하려다 실패하자, 같은 해 2월 재차 다른 암살자를 고용해 피해자를 호텔 식당으로 유인했지만 청부살인에 실패했다.

그리고 같은 달 18일, 피해자를 유인해 길에서 숨지게 했다. 망을 보던 청부업자가 암살자 측에 연락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총을 쏘고 달아나는 수법이다.

경찰은 신 씨가 한국에 있던 피해자를 식사 접대를 한다는 등의 말로 필리핀으로 초청했던 사람이고, 범행 현장에도 모습을 드러낸 사실 등이 CCTV 확인 결과 드러나자 신 씨를 용의선상에 뒀다. 하지만 '살인을 청부했다'는 결정적인 물증이 없는 상태여서 신 씨가 귀국한 뒤 바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이후 신 씨에 대해 17차례에 걸쳐 참고인과 피의자 신분 조사를 하고, 필리핀 현지 한인촌 등에서 관련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필리핀 현지 수사까지 벌였다.

경찰은 암살자가 타고 온 오토바이의 운전사를 찾아내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암살자에게 총기를 대여해 준 현지인을 찾아 증언을 확보해, 신 씨로부터 범행 사실을 시인받았다. 3년이 넘는 수사 기간에 경찰 수사관이 17차례 교체되면서도, 지속적인 인수인계로 추적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마다 10여 건씩 한국인 관광객이 필리핀 현지에서 숨지고 있고, 청부 살인 의심 사례가 있지만 범인 검거는 드문 상황에서, 이번 사례는 해외에서 청부 살인을 하는 한국인 교사범 처벌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필리핀 수사 당국에 공조를 요청해 현지 살인청부업자와 이 업자에게 돈을 받고 암살자 역할을 한 일당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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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5 12:01:23
    • 수정2017-09-25 12:15:42
    사회
필리핀 현지 암살자를 고용해 청부살인한 한국인 피의자가 경찰의 추적 끝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살인 교사 등 혐의로 신 모(40) 씨를 구속했다. 또 현지 살인청부업자 등 공범 3명을 쫓고 있다.

신 씨 등은 2014년 2월 필리핀 현지 살인청부업자에게 한화 750만 원을 주고, 채무 관계에 있던 피해자를 살해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 씨에게 돈을 받은 청부업자는 다시 다른 현지 암살자와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돈을 주고 피해자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씨는 2012년 9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사업투자자인 피해자에게 접근해 '카지노 에이전시 사업'에 투자하라면서 사업비 명목으로 5억 원을 빌렸다. 이후 도박으로 탕진한 뒤 빌린 돈을 갚지 못하자 청부 살인을 계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신 씨 등은 3차례 걸쳐 암살을 시도했다. 2014년 1월 말에도 청부업자를 통해 피해자를 숨지게 하려다 실패하자, 같은 해 2월 재차 다른 암살자를 고용해 피해자를 호텔 식당으로 유인했지만 청부살인에 실패했다.

그리고 같은 달 18일, 피해자를 유인해 길에서 숨지게 했다. 망을 보던 청부업자가 암살자 측에 연락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총을 쏘고 달아나는 수법이다.

경찰은 신 씨가 한국에 있던 피해자를 식사 접대를 한다는 등의 말로 필리핀으로 초청했던 사람이고, 범행 현장에도 모습을 드러낸 사실 등이 CCTV 확인 결과 드러나자 신 씨를 용의선상에 뒀다. 하지만 '살인을 청부했다'는 결정적인 물증이 없는 상태여서 신 씨가 귀국한 뒤 바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이후 신 씨에 대해 17차례에 걸쳐 참고인과 피의자 신분 조사를 하고, 필리핀 현지 한인촌 등에서 관련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필리핀 현지 수사까지 벌였다.

경찰은 암살자가 타고 온 오토바이의 운전사를 찾아내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암살자에게 총기를 대여해 준 현지인을 찾아 증언을 확보해, 신 씨로부터 범행 사실을 시인받았다. 3년이 넘는 수사 기간에 경찰 수사관이 17차례 교체되면서도, 지속적인 인수인계로 추적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마다 10여 건씩 한국인 관광객이 필리핀 현지에서 숨지고 있고, 청부 살인 의심 사례가 있지만 범인 검거는 드문 상황에서, 이번 사례는 해외에서 청부 살인을 하는 한국인 교사범 처벌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필리핀 수사 당국에 공조를 요청해 현지 살인청부업자와 이 업자에게 돈을 받고 암살자 역할을 한 일당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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