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베제강 광범위 품질조작…신뢰 추락, 배상·소송 전망

입력 2017.10.12 (12:09) 수정 2017.10.1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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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철강업계 3위, 알루미늄 업게 2위 업체인 고베제강이 알루미늄·구리는 물론 차량 기어 등에 쓰이는 철분(鐵粉)과 DVD 부품 등도 광범위하게 품질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며 대규모 배상과 집단소송이 예고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고베제강의 부품을 공급받은 도요타나 닛산은 미국 등에서 자동차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비해 안전문제 점검에 나섰다. 고속철이나 항공기 부품을 외국기업에 납품한 기업들도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아사히·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아직 리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품질조작이 그룹의 여러 회사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이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고베 제강이 품질을 조작해 생산한 제품은 자동차와 고속철도 신칸센 부품, 항공기 부품,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영국에서 제작 중인 고속철도 부품에도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NHK를 비롯해 아사히,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0일 '방위산업 제품에도 고베제강 알루미늄 부품이 사용됐다"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지시했다.

고베제강에서 품질조작 제품을 공급받은 회사는 일본 내에서 200 여 곳이며, 이 가운데 방산 관련업체인 미쓰비시 중공업, 가와사키 중공업, 스바루, IHI 등 4곳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베제강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알루미늄·구리사업 4거점에서 품질조작이 이루어진 것과는 별개로 다카사고시 공장에서 철분 한 종류의 품질을 조작해 출하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자동차 업체에서 많이 사용하는 철분은 기어 등 복잡한 형상의 부품 제조에 쓰이는 재료이다. 안전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미국 등에서 소비자 집단소송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회사에서도 2011년 11월 이후 제조한 이른바 '타깃재'를 검사하지 않거나, 검사내용을 조작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타깃재는 DVD 등 기판에 박막을 형성할 때 쓰는 금속재료이다.

고베제강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데이터 조작 등의 문제를 일으켜, 지나친 사업 다각화로 내부 통제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베 측은 기계, 건설기계, 용접, 전력 등 7개 사업 부문을 거느리고 있다. 가와사키 히로야 회장 겸 사장은 "철강사업과 알루미늄 두 사업을 하는 세계 유일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각 영역별 연관성이 적어, "경영진 또는 모기업이 사업부문을 관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품질조작에 따른 법적책임이 문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선 품질데이터를 조작한 부품재료를 납품받은 기업이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미 제품 안정성 조사를 시작했으며, 결과에 따라 부품 교환 또는 리콜을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징벌적 배상제도가 있는 미국 등에서 소송이 벌어지면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밖에도 경영진을 겨냥한 주주대표소송과 민형사상 책임 추궁도 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 4월 도쿄지법이 올림푸스 분식결산 사건으로 전 사장 등 6명에게 590억 엔(약 5천930억 원)의 배상금 지불을 명령하는 등, 일본에서는 주주대표소송에 이은 거액의 배상 사례가 적지 않다.

이번 품질 조작 사태는 2016년(지난해) 6월 일본공업표준(JIS)조사회에서 고베제강 계열사 제품의 품질조작을 적발한 뒤, 고베제강이 자체 점검을 통해 지난 8월 말 조작사실을 밝혀내고 9월 말 경제산업성에 관련 내용을 보고한 뒤 드러났다.

고베제강은 주력업종인 철사분야의 부진으로 2016년 회계 연도에 230억 엔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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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2 12:09:14
    • 수정2017-10-12 12:48:02
    국제
일본 철강업계 3위, 알루미늄 업게 2위 업체인 고베제강이 알루미늄·구리는 물론 차량 기어 등에 쓰이는 철분(鐵粉)과 DVD 부품 등도 광범위하게 품질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며 대규모 배상과 집단소송이 예고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고베제강의 부품을 공급받은 도요타나 닛산은 미국 등에서 자동차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비해 안전문제 점검에 나섰다. 고속철이나 항공기 부품을 외국기업에 납품한 기업들도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아사히·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아직 리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품질조작이 그룹의 여러 회사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이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고베 제강이 품질을 조작해 생산한 제품은 자동차와 고속철도 신칸센 부품, 항공기 부품,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영국에서 제작 중인 고속철도 부품에도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NHK를 비롯해 아사히, 요미우리,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0일 '방위산업 제품에도 고베제강 알루미늄 부품이 사용됐다"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지시했다.

고베제강에서 품질조작 제품을 공급받은 회사는 일본 내에서 200 여 곳이며, 이 가운데 방산 관련업체인 미쓰비시 중공업, 가와사키 중공업, 스바루, IHI 등 4곳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베제강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알루미늄·구리사업 4거점에서 품질조작이 이루어진 것과는 별개로 다카사고시 공장에서 철분 한 종류의 품질을 조작해 출하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자동차 업체에서 많이 사용하는 철분은 기어 등 복잡한 형상의 부품 제조에 쓰이는 재료이다. 안전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미국 등에서 소비자 집단소송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회사에서도 2011년 11월 이후 제조한 이른바 '타깃재'를 검사하지 않거나, 검사내용을 조작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타깃재는 DVD 등 기판에 박막을 형성할 때 쓰는 금속재료이다.

고베제강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데이터 조작 등의 문제를 일으켜, 지나친 사업 다각화로 내부 통제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베 측은 기계, 건설기계, 용접, 전력 등 7개 사업 부문을 거느리고 있다. 가와사키 히로야 회장 겸 사장은 "철강사업과 알루미늄 두 사업을 하는 세계 유일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각 영역별 연관성이 적어, "경영진 또는 모기업이 사업부문을 관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품질조작에 따른 법적책임이 문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선 품질데이터를 조작한 부품재료를 납품받은 기업이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미 제품 안정성 조사를 시작했으며, 결과에 따라 부품 교환 또는 리콜을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징벌적 배상제도가 있는 미국 등에서 소송이 벌어지면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밖에도 경영진을 겨냥한 주주대표소송과 민형사상 책임 추궁도 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 4월 도쿄지법이 올림푸스 분식결산 사건으로 전 사장 등 6명에게 590억 엔(약 5천930억 원)의 배상금 지불을 명령하는 등, 일본에서는 주주대표소송에 이은 거액의 배상 사례가 적지 않다.

이번 품질 조작 사태는 2016년(지난해) 6월 일본공업표준(JIS)조사회에서 고베제강 계열사 제품의 품질조작을 적발한 뒤, 고베제강이 자체 점검을 통해 지난 8월 말 조작사실을 밝혀내고 9월 말 경제산업성에 관련 내용을 보고한 뒤 드러났다.

고베제강은 주력업종인 철사분야의 부진으로 2016년 회계 연도에 230억 엔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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