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개봉 영화 ‘JFK’, 케네디 암살 기밀문서 공개에 일조”

입력 2017.10.23 (21:54) 수정 2017.10.23 (21: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관련 기밀문서를 공개키로 한 가운데 할리우드 유명 감독 올리버 스톤의 1991년 영화 'JFK'가 문서 공개 결정에 일조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배후에 미 중앙정보국(CIA)이 있다는 의혹을 파헤치는 한 검사의 노력을 그린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 관련 기록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영화 내용 대부분이 허구라는 점도 재조명되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정부 기관인 암살기록심의위원회(ARRB)는 이 영화가 국민 정서를 "건드렸다"며 영화가 기밀문서 공개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많은 영화 평론가와 기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영화 속 하이라이트 장면 대부분은 '완전 허구'다.

이 영화의 각본을 공동 저술하고 영화를 연출한 올리버 스톤 감독도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개봉 전인 1991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그 자체로는 실화가 아니다"라며 "케네디의 사인과 누가 죽였으며 왜 그랬는지에 대한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를 탐구한 것"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인터뷰 당시 자체 조사부서에서 사건을 조사한 워런 위원회 등의 조사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영화가 어느 수준의 정확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독의 주장과 달리 정작 크리스마스 무렵 개봉한 이 영화는 케네디의 재임 기간 및 마지막 자동차 행렬을 담은 뉴스 영상을 짜깁기해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미국의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당시 이 영화가 아주 매끄러우면서도 혼란스럽게 사실과 허구를 엮어냈다고 평했다.

예컨대 영화는 1960년대 후반 뉴올리언스 주에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범인 리 하비 오즈월드와 공모한 혐의로 재판정에 선 한 사업가에 관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음모론을 제기한다. 이 재판은 실제로 열렸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한시간도 못돼 이 사업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으며 담당 검사는 주목을 받기 위해 이상한 이론을 만들어낸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런 사실과 달리 영화는 재판을 정부의 손아귀에서 진실을 파헤치려는 영웅적인 노력으로 묘사한다.

실제 재판에선 주요 증인 한명이 최면에 걸린 후에야 이 암살 음모에 가담한 사실을 기억해냈다.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스톤 감독은 영화에서 이 증인을 기억력이 우수한 신나치주의자라는 허구의 인물로 대체했다.

영화 개봉 후 케네디 대통령 암살에 대한 음모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당시 재선을 d앞두고 있던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모든 관련 문서를 이달 안으로 공개한다는 내용의 '존 F. 케네디 암살 기록 소장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공개되는 관련 문서의 분량은 80만 장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 자료가 오즈월드의 단독범행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자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영화 팬들과 마찬가지로 올리버 스톤 감독도 음모론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2013년 케네디 대통령 암살 50주년을 맞아 USA투데이에 기고한 글에서 오즈월드의 단독범행이라고 믿는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정부 조사 결과를 반박할 증거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마치 구소련 시대처럼 주류 언론이 우리의 상식을 무시하며 역사를 날조한다고 주장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1991년 개봉 영화 ‘JFK’, 케네디 암살 기밀문서 공개에 일조”
    • 입력 2017-10-23 21:54:34
    • 수정2017-10-23 21:57:38
    국제
미국 정부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관련 기밀문서를 공개키로 한 가운데 할리우드 유명 감독 올리버 스톤의 1991년 영화 'JFK'가 문서 공개 결정에 일조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배후에 미 중앙정보국(CIA)이 있다는 의혹을 파헤치는 한 검사의 노력을 그린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 관련 기록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영화 내용 대부분이 허구라는 점도 재조명되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정부 기관인 암살기록심의위원회(ARRB)는 이 영화가 국민 정서를 "건드렸다"며 영화가 기밀문서 공개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많은 영화 평론가와 기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영화 속 하이라이트 장면 대부분은 '완전 허구'다.

이 영화의 각본을 공동 저술하고 영화를 연출한 올리버 스톤 감독도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개봉 전인 1991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그 자체로는 실화가 아니다"라며 "케네디의 사인과 누가 죽였으며 왜 그랬는지에 대한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를 탐구한 것"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인터뷰 당시 자체 조사부서에서 사건을 조사한 워런 위원회 등의 조사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영화가 어느 수준의 정확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독의 주장과 달리 정작 크리스마스 무렵 개봉한 이 영화는 케네디의 재임 기간 및 마지막 자동차 행렬을 담은 뉴스 영상을 짜깁기해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미국의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당시 이 영화가 아주 매끄러우면서도 혼란스럽게 사실과 허구를 엮어냈다고 평했다.

예컨대 영화는 1960년대 후반 뉴올리언스 주에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범인 리 하비 오즈월드와 공모한 혐의로 재판정에 선 한 사업가에 관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음모론을 제기한다. 이 재판은 실제로 열렸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한시간도 못돼 이 사업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으며 담당 검사는 주목을 받기 위해 이상한 이론을 만들어낸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런 사실과 달리 영화는 재판을 정부의 손아귀에서 진실을 파헤치려는 영웅적인 노력으로 묘사한다.

실제 재판에선 주요 증인 한명이 최면에 걸린 후에야 이 암살 음모에 가담한 사실을 기억해냈다.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스톤 감독은 영화에서 이 증인을 기억력이 우수한 신나치주의자라는 허구의 인물로 대체했다.

영화 개봉 후 케네디 대통령 암살에 대한 음모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당시 재선을 d앞두고 있던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모든 관련 문서를 이달 안으로 공개한다는 내용의 '존 F. 케네디 암살 기록 소장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공개되는 관련 문서의 분량은 80만 장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 자료가 오즈월드의 단독범행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자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영화 팬들과 마찬가지로 올리버 스톤 감독도 음모론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2013년 케네디 대통령 암살 50주년을 맞아 USA투데이에 기고한 글에서 오즈월드의 단독범행이라고 믿는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정부 조사 결과를 반박할 증거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마치 구소련 시대처럼 주류 언론이 우리의 상식을 무시하며 역사를 날조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