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철거 1년 후…다시 몰려드는 난민들

입력 2017.11.07 (20:33) 수정 2017.11.0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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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열악한 환경으로 이른바 '정글'이라 불리던 프랑스 칼레의 난민촌이 철거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갈 곳 없는 난민들이 다시 칼레로 몰려 들고 있는데 상황은 1년 전보다 더 악화됐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오늘 이 소식 전해드립니다.

<질문>
박진현 특파원, 칼레로 다시 돌아온 난민들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답변>
네. 지난해 여러 난민촌으로 분산 수용됐던 난민들이 칼레도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 수가 7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칼레 지역은 영국으로 가는 길목인 도버해협 연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영국으로 불법 입국하기 위한 난민들이 계속해서 몰려들어 1년 전만 해도 서유럽 최대 난민 캠프였습니다.

하지만, 수도시설도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열악한 환경 때문에 칼레의 '정글'이라고 불리다가 지난해 10월 결국 폐쇄됐습니다.

흙먼지만 날리는 빈 황무지인 이곳에 사라졌던 난민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다리 밑이나 공업지대 인근에 위치한 숲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올해 13살인 이 소년 역시 보호자 없이 홀로 칼레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녹취> 아프가니스탄 난민(13세) : "국경이 굳게 닫혀 있어요. 우리는 국경을 넘으려다 실패해서 되돌아오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어요."

한 인권단체에 따르면 칼레 일대에서 떠도는 난민 아이들의 수가 4백 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문>
이제 곧 추운 겨울이 닥칠 텐데, 길에서 생활하는 난민들의 삶이 더 힘겨워지겠군요?

<답변>
네. 난민들은 다가오는 겨울을 어떻게 지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한데요.

그런데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건 따로 있었습니다.

영국의 한 비정부기구는 칼레 지역의 난민 23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이 경찰에 의한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난민에 대한 경찰의 폭력이 "과도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아프가니스탄 난민(16세) : "경찰이 밤마다 찾아와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때립니다. 그래서 이곳에 더는 머무를 수가 없어요. 일부 경찰들은 눈과 얼굴에 최루가스를 뿌리기도 해요."

그러나 경찰 측은 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녹취> 프레데릭 발란드(국립경찰동맹연합 대표) : "(보도된 것처럼) 우리 경찰이 (난민들의) 이불과 음식에 가스를 뿌리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윤리 강령을 가지고 있으며, 법을 지키면서 행동하는 전문가들입니다."

<질문>
칼레 일대의 난민들이 일부 지역 주민들의 폭력과 협박에도 시달리고 있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역 주민의 인종차별적 폭언을 경험한 난민은 82.4%로, 아무 이유 없이 주민들에게 물리적 폭력을 당한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난민들이 질서를 어지럽히고 치안을 위협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난민들이 거리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불법으로 국경을 넘으려 하고 있어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장 피에르 데비그(운송업체 책임자) :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난민들이 몰래 트럭에 올라타서) 피해를 보고 있어요."

칼레 시장도 일부 난민들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을 처벌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 인권 단체나 난민구호단체들은 프랑스 정부의 난민 신청 절차가 너무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 기간 동안 적절한 규모의 난민 수용시설을 제공하지 않아 여러 가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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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철거 1년 후…다시 몰려드는 난민들
    • 입력 2017-11-07 20:31:05
    • 수정2017-11-07 20:53:33
    글로벌24
<앵커 멘트>

열악한 환경으로 이른바 '정글'이라 불리던 프랑스 칼레의 난민촌이 철거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갈 곳 없는 난민들이 다시 칼레로 몰려 들고 있는데 상황은 1년 전보다 더 악화됐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오늘 이 소식 전해드립니다.

<질문>
박진현 특파원, 칼레로 다시 돌아온 난민들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답변>
네. 지난해 여러 난민촌으로 분산 수용됐던 난민들이 칼레도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 수가 7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칼레 지역은 영국으로 가는 길목인 도버해협 연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영국으로 불법 입국하기 위한 난민들이 계속해서 몰려들어 1년 전만 해도 서유럽 최대 난민 캠프였습니다.

하지만, 수도시설도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열악한 환경 때문에 칼레의 '정글'이라고 불리다가 지난해 10월 결국 폐쇄됐습니다.

흙먼지만 날리는 빈 황무지인 이곳에 사라졌던 난민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다리 밑이나 공업지대 인근에 위치한 숲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올해 13살인 이 소년 역시 보호자 없이 홀로 칼레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녹취> 아프가니스탄 난민(13세) : "국경이 굳게 닫혀 있어요. 우리는 국경을 넘으려다 실패해서 되돌아오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어요."

한 인권단체에 따르면 칼레 일대에서 떠도는 난민 아이들의 수가 4백 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문>
이제 곧 추운 겨울이 닥칠 텐데, 길에서 생활하는 난민들의 삶이 더 힘겨워지겠군요?

<답변>
네. 난민들은 다가오는 겨울을 어떻게 지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한데요.

그런데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건 따로 있었습니다.

영국의 한 비정부기구는 칼레 지역의 난민 23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이 경찰에 의한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난민에 대한 경찰의 폭력이 "과도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아프가니스탄 난민(16세) : "경찰이 밤마다 찾아와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때립니다. 그래서 이곳에 더는 머무를 수가 없어요. 일부 경찰들은 눈과 얼굴에 최루가스를 뿌리기도 해요."

그러나 경찰 측은 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녹취> 프레데릭 발란드(국립경찰동맹연합 대표) : "(보도된 것처럼) 우리 경찰이 (난민들의) 이불과 음식에 가스를 뿌리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윤리 강령을 가지고 있으며, 법을 지키면서 행동하는 전문가들입니다."

<질문>
칼레 일대의 난민들이 일부 지역 주민들의 폭력과 협박에도 시달리고 있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지역 주민의 인종차별적 폭언을 경험한 난민은 82.4%로, 아무 이유 없이 주민들에게 물리적 폭력을 당한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난민들이 질서를 어지럽히고 치안을 위협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난민들이 거리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불법으로 국경을 넘으려 하고 있어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장 피에르 데비그(운송업체 책임자) :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난민들이 몰래 트럭에 올라타서) 피해를 보고 있어요."

칼레 시장도 일부 난민들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을 처벌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 인권 단체나 난민구호단체들은 프랑스 정부의 난민 신청 절차가 너무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 기간 동안 적절한 규모의 난민 수용시설을 제공하지 않아 여러 가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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