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돌린 메르켈, 여론지지속 대연정 ‘올인’…소수정부 가능성도

입력 2017.11.27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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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4기를 앞에 두고 최대 정치적 위기에 빠졌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한숨을 돌리고 있다.

지난 주말 연립정부 협상 결렬로 빚어진 정치적 혼란은 사회민주당이 새로운 연정 파트너로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론도 새로운 대안에 호의적인 분위기다.

여론조사기관 엠니드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은 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주보다 2%포인트 높았다.

중도좌파인 사민당은 22%를 나타냈다. 전주보다 1% 포인트 높지만, 총선 이후 사민당은 21∼22%의 수준을 보인 만큼 별다른 변동은 없는 셈이다.

반면, 연정 협상 테이블을 깨고 나온 자유민주당은 9%로 전주보다 1% 포인트 떨어졌다. 총선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총선 이후 줄곧 12∼13%의 지지율을 보이던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1%에 그쳤다.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 간의 대연정에 대해선 응답자의 52%가 찬성했다. 반대는 39%였다.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 간의 대연정 협상 타진에 탄력을 줄 수 있는 결과다.

기민당은 26일 저녁 지도부 회의를 열어 향후 사민당과의 대연정 등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30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초청으로 메르켈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 호르스트 제호퍼 기사당 대표 간의 회동에 대해서도 사전 준비 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기민당 내 경제 부문에서는 이미 대연정 협상 준비에 착수했다고 슈피겔 온라인이 26일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도 다소 여유를 찾은 듯한 모습이다.

메르켈 총리는 25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州) 기민당 콘퍼런스에서 재선거에 대해 "간단히 말해 잘못된 것"이라며 "독일은 국가를 전진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정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소수 정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재선거에 임할 수 있다고 배수진을 친 데에서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애초 연정 불가론을 내세웠던 사민당이 메르켈 총리와 여론의 압박 속에서 "국가의 안정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협상의 문을 열어놓자 발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일 '재선거' 발언 이후 사민당의 내부에서 연정 협상파가 고개를 들며 복잡하게 돌아가자 발언을 삼가며 추이를 지켜봤다.

이에 따라 재선거 카드는 일단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의해 해산 권한을 가진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재선거에 부정적인 뜻을 밝힌 바 있다.

대연정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사민당 내부에서 연정 불가론이 만만치 않은 만큼 협상 결과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 간에는 난민과 세제 등에서 의견차가 크다.

특히 사민당은 지난 9월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얻은 데에는 지난 4년간의 대연정을 통해 당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점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보고 있다.

사민당의 청년당원 조직인 '유소스'는 대연정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사민당 강경파로 차기 총리 후보군인 안드레아 날레스 원내대표는 25일 유소스 대표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우리는 너무 나태했다. 우리의 날이 너무 무뎠다. 우리는 명확해져야 한다"며 말했다고 일간 빌트가 전했다.

대연정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사민당이 확신한 노선을 갖고 선명한 진보 정책을 내걸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내달 7∼9일 열리는 사민당 전당대회의 분위기도 대연정 협상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재선거 카드가 접힌 가운데 대연정 협상이 실패할 경우 남은 것은 기민·기사 연합 위주로 과반 의석이 미달하는 소수 정부다.

기민·기사 연합에선 아직 소수정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사민당 내부에선 사민당이 협조할 경우 소수 정부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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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숨돌린 메르켈, 여론지지속 대연정 ‘올인’…소수정부 가능성도
    • 입력 2017-11-27 02:52:46
    국제
집권 4기를 앞에 두고 최대 정치적 위기에 빠졌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한숨을 돌리고 있다.

지난 주말 연립정부 협상 결렬로 빚어진 정치적 혼란은 사회민주당이 새로운 연정 파트너로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론도 새로운 대안에 호의적인 분위기다.

여론조사기관 엠니드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은 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주보다 2%포인트 높았다.

중도좌파인 사민당은 22%를 나타냈다. 전주보다 1% 포인트 높지만, 총선 이후 사민당은 21∼22%의 수준을 보인 만큼 별다른 변동은 없는 셈이다.

반면, 연정 협상 테이블을 깨고 나온 자유민주당은 9%로 전주보다 1% 포인트 떨어졌다. 총선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총선 이후 줄곧 12∼13%의 지지율을 보이던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1%에 그쳤다.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 간의 대연정에 대해선 응답자의 52%가 찬성했다. 반대는 39%였다.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 간의 대연정 협상 타진에 탄력을 줄 수 있는 결과다.

기민당은 26일 저녁 지도부 회의를 열어 향후 사민당과의 대연정 등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30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초청으로 메르켈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 호르스트 제호퍼 기사당 대표 간의 회동에 대해서도 사전 준비 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기민당 내 경제 부문에서는 이미 대연정 협상 준비에 착수했다고 슈피겔 온라인이 26일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도 다소 여유를 찾은 듯한 모습이다.

메르켈 총리는 25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州) 기민당 콘퍼런스에서 재선거에 대해 "간단히 말해 잘못된 것"이라며 "독일은 국가를 전진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정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소수 정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재선거에 임할 수 있다고 배수진을 친 데에서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애초 연정 불가론을 내세웠던 사민당이 메르켈 총리와 여론의 압박 속에서 "국가의 안정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협상의 문을 열어놓자 발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일 '재선거' 발언 이후 사민당의 내부에서 연정 협상파가 고개를 들며 복잡하게 돌아가자 발언을 삼가며 추이를 지켜봤다.

이에 따라 재선거 카드는 일단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의해 해산 권한을 가진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재선거에 부정적인 뜻을 밝힌 바 있다.

대연정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사민당 내부에서 연정 불가론이 만만치 않은 만큼 협상 결과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 간에는 난민과 세제 등에서 의견차가 크다.

특히 사민당은 지난 9월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얻은 데에는 지난 4년간의 대연정을 통해 당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점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보고 있다.

사민당의 청년당원 조직인 '유소스'는 대연정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사민당 강경파로 차기 총리 후보군인 안드레아 날레스 원내대표는 25일 유소스 대표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우리는 너무 나태했다. 우리의 날이 너무 무뎠다. 우리는 명확해져야 한다"며 말했다고 일간 빌트가 전했다.

대연정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사민당이 확신한 노선을 갖고 선명한 진보 정책을 내걸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내달 7∼9일 열리는 사민당 전당대회의 분위기도 대연정 협상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재선거 카드가 접힌 가운데 대연정 협상이 실패할 경우 남은 것은 기민·기사 연합 위주로 과반 의석이 미달하는 소수 정부다.

기민·기사 연합에선 아직 소수정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사민당 내부에선 사민당이 협조할 경우 소수 정부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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