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3명 중 1명’ 치료 못 받아 사망

입력 2017.12.02 (07:43) 수정 2017.12.0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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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귀순 병사 치료를 계기로 열악한 권역외상센터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외상센터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뜨겁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심각한 외상 환자가 발생해도 치료해줄 병원을 구하기 어렵고, 자신의 몸마저 돌 볼 수 없을 정도인 외상센터 의료진의 과중한 업무가 일반에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권역외상센터는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가 언제라도 병원 도착 즉시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용시설과 전문 인력을 갖춘 지역별 전문치료센터입니다. 전국에 16곳이 지정됐지만 운영 중인 곳은 9곳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 기준인력을 확보한 외상센터는 한 곳도 없습니다. 한 해 무려 10만 명 넘게 발생하는 중증외상 환자를 받기에는 크게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외상 환자 예방 가능 사망률은 35.2%, 즉 중증외상 환자 3명 중 1명 이상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0에서 15% 수준인 미국과 일본에 비해 크게 뒤집니다.
권역외상센터가 열악한 것은 개업하기 어려운 일반외과와 흉부외과 등 이른바 비인기과에 전공의 지원자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정부예산으로 책정된 지원금 가운데 100억 원이나 쓰지도 못할 만큼 지원받을 의사조차 부족한 실정입니다. 업무 강도가 가중돼 의료진 부족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외상센터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는 진료비 체계도 문젭니다. 환자를 치료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입니다.

외상센터는 사고나 재난 등으로 신체가 크게 손상돼, 생명이 분초를 다투는 환자를 치료하는 사회안전망입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유지될 수 없는 공공의료 성격이 강합니다. 외상센터 의료진이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하고 과도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수익성이 좋고 개업하기 쉬운 곳에만 전공의 지원자가 몰리는 현실에서 생명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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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3명 중 1명’ 치료 못 받아 사망
    • 입력 2017-12-02 07:45:19
    • 수정2017-12-02 07: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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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귀순 병사 치료를 계기로 열악한 권역외상센터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외상센터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뜨겁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심각한 외상 환자가 발생해도 치료해줄 병원을 구하기 어렵고, 자신의 몸마저 돌 볼 수 없을 정도인 외상센터 의료진의 과중한 업무가 일반에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권역외상센터는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가 언제라도 병원 도착 즉시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용시설과 전문 인력을 갖춘 지역별 전문치료센터입니다. 전국에 16곳이 지정됐지만 운영 중인 곳은 9곳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 기준인력을 확보한 외상센터는 한 곳도 없습니다. 한 해 무려 10만 명 넘게 발생하는 중증외상 환자를 받기에는 크게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외상 환자 예방 가능 사망률은 35.2%, 즉 중증외상 환자 3명 중 1명 이상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0에서 15% 수준인 미국과 일본에 비해 크게 뒤집니다.
권역외상센터가 열악한 것은 개업하기 어려운 일반외과와 흉부외과 등 이른바 비인기과에 전공의 지원자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정부예산으로 책정된 지원금 가운데 100억 원이나 쓰지도 못할 만큼 지원받을 의사조차 부족한 실정입니다. 업무 강도가 가중돼 의료진 부족의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외상센터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는 진료비 체계도 문젭니다. 환자를 치료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입니다.

외상센터는 사고나 재난 등으로 신체가 크게 손상돼, 생명이 분초를 다투는 환자를 치료하는 사회안전망입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유지될 수 없는 공공의료 성격이 강합니다. 외상센터 의료진이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하고 과도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수익성이 좋고 개업하기 쉬운 곳에만 전공의 지원자가 몰리는 현실에서 생명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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