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남북 봉사자들의 특별한 월동준비

입력 2017.12.02 (08:20) 수정 2017.12.0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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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2월이 돼서겠죠,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는데요.

월동 준비는 마치셨습니까?

김장이며 연탄 등 준비할 것은 많은데 여력이 안되는 이웃들이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이런 이웃들을 위해 남북한 출신 봉사자들이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는데요.

천둥 번개와 눈발을 이겨 내며 나눔의 의미를 되새긴 현장, 정은지 리포터와 떠나보시죠.

<리포트>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주말 아침. 경기도 부천의 한 마을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어려운 이웃들의 월동 준비에 나선 남북한 출신 봉사자가 130명이나 되는데요.

<인터뷰> 김수영(서울시 관악구) : "연탄 나르기랑 김장 담그기 이제 그런 봉사활동이 이루어진다고..."

<인터뷰> 박하은(서울시 종로구) : "북한 이탈주민 분들이랑 같이 하는 거라서 화합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열린 마음으로 하고 싶습니다."

매서운 바람과 함께 날리는 눈,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몸을 녹이고 밝은 표정으로 봉사에 나섰는데요.

<녹취> "어차피 밖에서 계속 활동을 하기 때문에 우의를 그냥 입고 하시는 게 보온성도 더 있고 좋을 겁니다."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팀은 연탄 배달을, 탈북 여성들이 주축이 된 팀은 김장을 맡았습니다.

이웃들의 월동 준비를 돕기 위해 휴일을 반납하고 모인 남북 봉사자들!

오늘 담그는 김장김치는 봉사자들의 정성과 함께 홀로 사시는 어르신 가정 등 100여 가구로 배달될 예정인데요. 저도 그 현장을 함께 해 보겠습니다.

질끈 묶은 앞치마에 고무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김장 팀! 절임배추의 양이 상당하지만 누구하나 힘든 기색이 없습니다. 잠시 고향 생각도 스치는데요.

<인터뷰> 이인숙(하나향우회 회원/탈북민) : "(김장) 김치가 반년 식량이라 그래서 한 톤씩 하거든요. 그래가지고 김치 땅굴 파고 김치 굴에다가 넣어놓고..."

이웃들을 생각하는 마음만큼 배추 속도 넉넉하게 넣었는데요. 보기에도 맛깔스럽죠? 맛은 어떨까요?

<녹취> "예쁘게 줘야지. (김치는 묻으며 먹어야 된다고, 입에 묻으면서...) 맛있어요."

완성된 김장김치는 20킬로그램 씩 깔끔하게 포장해, 배달 준비 완료!

<인터뷰> 이정하(햇빛사랑회 회원/탈북민) : "어르신들 드시고 한 겨울 따뜻하게 나시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희도 이렇게 봉사하면서 따뜻한 마음도 다 같이 나누고 싶어요."

그런데 김장이 끝났다고 일이 모두 끝난 건 아닙니다.

김장 날에 빠질 수 없는 돼지 수육은 물론 뜨끈한 소머리 국밥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누구를 위한 걸까요?

<녹취> "소머리 국밥 맛있게 드세요~"

바로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겁니다.

뜨끈한 국물, 수육에 갓 담근 김장김치까지 든든하게 드신 어르신들, 입에는 잘 맞으셨을까요?

<인터뷰> 강학자(경기도 부천시) : "입에 딱 맞아. 이렇게 추운데 누가 와서 이렇게 해 주겠어..."

김장 김치 배달에는 대학생 봉사자들이 바로 출동합니다.

6.25 전쟁 때 다친 다리와 연세 탓에 비탈길을 오르기도 벅찬 할아버지.

걱정스런 마음에 할머니는 마중까지 나오셨는데요.

두 분은 자식 같은 탈북민 봉사자들, 손주 같은 학생들이 힘을 모아 전해 준 김치가 고맙기만 합니다.

<인터뷰> 이중순·한인수(경기도 부천시) : "그럼요. 겨울 충분히 나죠, 그냥. 연탄도 있고. (먹고 살라고 겨울 준비를 해 주시니 얼마나 고맙고.) 고맙습니다. (참 감사한 말, 아무튼 말할 수 없어요. 진짜로...)"

겨울 날 걱정을 덜었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봉사자들은 나눔의 의미를마음에 새겨봅니다.

<인터뷰> 정윤호(경기도 광명시) : "제가 그동안은 대학생이다 보니까 저만을 위해서 좀 달려온 것 같은데 앞으로 이를 계기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과 비가 교차하는 궂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연탄 배달에 나선 봉사자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이웃들을 위해 기꺼이 팔을 걷어붙인 현장으로 함께 가 보실까요?

산비탈 위, 엘리베이터도 없는 다세대 주택. 줄지어 선 봉사자들이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나릅니다.

<인터뷰> 송종섭(남북하나재단 차장) : "김치는 20㎏짜리 지금 100박스 준비했고요. 연탄은 오늘 2만 5000장 준비를 했습니다. 그래서 각각 50세대 씩..."

연탄 한 개가 3.5킬로그램 정도. 어느새 어깨가 뻐근해 옵니다.

<인터뷰> 이정경(이화여자대학교 학생) : "이렇게 연탄이 필요하신 분들이 많다는 거를 오늘 처음 알았고, 오늘 비가 와서 조금 힘들었는데, 연탄이 생각보다 무겁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오늘 근육통이 올 것 같아요."

천둥 번개까지 치는 날씨에 봉사자들의 손은 더욱 바빠집니다.

꽁꽁 여민 우의 사이로 한기가 스미고 어느새 두 손은 까맣게 변했는데요.

<녹취> 인지영(경기도 부천시) : "수고 너무 많이 하고 진짜 말을 뭐라고 말할 수가 없어. 정말 고마워요. 너무 귀한 청년들인 것 같아. 이런 거 안 하는 사람들 너무 많은데 이렇게 해 주니까 너무 진짜 귀하고. 아유, 감사해, 진짜 고마워요."

처음 생각보다 고된 일에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이웃들이 건넨 감사 인사에 보람을 느낍니다.

<인터뷰> 권나희(덕성여자대학교 학생) : "어르신들께서 저희한테 수고한다, 고맙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해 주셨는데 일회성 봉사에 그치지 않고 다음에도 또 친구들과 다같이 오고 싶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김장을 담그고 연탄을 나르며 남북한 봉사자들이 뜨거운 하나가 되었던 하루!

<녹취> "엄청 좋아요. 그래서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맛있게 좀 나면 좋겠어요."

날은 추웠지만 훈훈한 사랑으로 마음의 온도는 몇도 더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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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남북 봉사자들의 특별한 월동준비
    • 입력 2017-12-02 07:50:49
    • 수정2017-12-02 08: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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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2월이 돼서겠죠,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는데요.

월동 준비는 마치셨습니까?

김장이며 연탄 등 준비할 것은 많은데 여력이 안되는 이웃들이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이런 이웃들을 위해 남북한 출신 봉사자들이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는데요.

천둥 번개와 눈발을 이겨 내며 나눔의 의미를 되새긴 현장, 정은지 리포터와 떠나보시죠.

<리포트>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주말 아침. 경기도 부천의 한 마을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어려운 이웃들의 월동 준비에 나선 남북한 출신 봉사자가 130명이나 되는데요.

<인터뷰> 김수영(서울시 관악구) : "연탄 나르기랑 김장 담그기 이제 그런 봉사활동이 이루어진다고..."

<인터뷰> 박하은(서울시 종로구) : "북한 이탈주민 분들이랑 같이 하는 거라서 화합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열린 마음으로 하고 싶습니다."

매서운 바람과 함께 날리는 눈,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몸을 녹이고 밝은 표정으로 봉사에 나섰는데요.

<녹취> "어차피 밖에서 계속 활동을 하기 때문에 우의를 그냥 입고 하시는 게 보온성도 더 있고 좋을 겁니다."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팀은 연탄 배달을, 탈북 여성들이 주축이 된 팀은 김장을 맡았습니다.

이웃들의 월동 준비를 돕기 위해 휴일을 반납하고 모인 남북 봉사자들!

오늘 담그는 김장김치는 봉사자들의 정성과 함께 홀로 사시는 어르신 가정 등 100여 가구로 배달될 예정인데요. 저도 그 현장을 함께 해 보겠습니다.

질끈 묶은 앞치마에 고무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김장 팀! 절임배추의 양이 상당하지만 누구하나 힘든 기색이 없습니다. 잠시 고향 생각도 스치는데요.

<인터뷰> 이인숙(하나향우회 회원/탈북민) : "(김장) 김치가 반년 식량이라 그래서 한 톤씩 하거든요. 그래가지고 김치 땅굴 파고 김치 굴에다가 넣어놓고..."

이웃들을 생각하는 마음만큼 배추 속도 넉넉하게 넣었는데요. 보기에도 맛깔스럽죠? 맛은 어떨까요?

<녹취> "예쁘게 줘야지. (김치는 묻으며 먹어야 된다고, 입에 묻으면서...) 맛있어요."

완성된 김장김치는 20킬로그램 씩 깔끔하게 포장해, 배달 준비 완료!

<인터뷰> 이정하(햇빛사랑회 회원/탈북민) : "어르신들 드시고 한 겨울 따뜻하게 나시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희도 이렇게 봉사하면서 따뜻한 마음도 다 같이 나누고 싶어요."

그런데 김장이 끝났다고 일이 모두 끝난 건 아닙니다.

김장 날에 빠질 수 없는 돼지 수육은 물론 뜨끈한 소머리 국밥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누구를 위한 걸까요?

<녹취> "소머리 국밥 맛있게 드세요~"

바로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겁니다.

뜨끈한 국물, 수육에 갓 담근 김장김치까지 든든하게 드신 어르신들, 입에는 잘 맞으셨을까요?

<인터뷰> 강학자(경기도 부천시) : "입에 딱 맞아. 이렇게 추운데 누가 와서 이렇게 해 주겠어..."

김장 김치 배달에는 대학생 봉사자들이 바로 출동합니다.

6.25 전쟁 때 다친 다리와 연세 탓에 비탈길을 오르기도 벅찬 할아버지.

걱정스런 마음에 할머니는 마중까지 나오셨는데요.

두 분은 자식 같은 탈북민 봉사자들, 손주 같은 학생들이 힘을 모아 전해 준 김치가 고맙기만 합니다.

<인터뷰> 이중순·한인수(경기도 부천시) : "그럼요. 겨울 충분히 나죠, 그냥. 연탄도 있고. (먹고 살라고 겨울 준비를 해 주시니 얼마나 고맙고.) 고맙습니다. (참 감사한 말, 아무튼 말할 수 없어요. 진짜로...)"

겨울 날 걱정을 덜었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봉사자들은 나눔의 의미를마음에 새겨봅니다.

<인터뷰> 정윤호(경기도 광명시) : "제가 그동안은 대학생이다 보니까 저만을 위해서 좀 달려온 것 같은데 앞으로 이를 계기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과 비가 교차하는 궂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연탄 배달에 나선 봉사자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이웃들을 위해 기꺼이 팔을 걷어붙인 현장으로 함께 가 보실까요?

산비탈 위, 엘리베이터도 없는 다세대 주택. 줄지어 선 봉사자들이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나릅니다.

<인터뷰> 송종섭(남북하나재단 차장) : "김치는 20㎏짜리 지금 100박스 준비했고요. 연탄은 오늘 2만 5000장 준비를 했습니다. 그래서 각각 50세대 씩..."

연탄 한 개가 3.5킬로그램 정도. 어느새 어깨가 뻐근해 옵니다.

<인터뷰> 이정경(이화여자대학교 학생) : "이렇게 연탄이 필요하신 분들이 많다는 거를 오늘 처음 알았고, 오늘 비가 와서 조금 힘들었는데, 연탄이 생각보다 무겁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오늘 근육통이 올 것 같아요."

천둥 번개까지 치는 날씨에 봉사자들의 손은 더욱 바빠집니다.

꽁꽁 여민 우의 사이로 한기가 스미고 어느새 두 손은 까맣게 변했는데요.

<녹취> 인지영(경기도 부천시) : "수고 너무 많이 하고 진짜 말을 뭐라고 말할 수가 없어. 정말 고마워요. 너무 귀한 청년들인 것 같아. 이런 거 안 하는 사람들 너무 많은데 이렇게 해 주니까 너무 진짜 귀하고. 아유, 감사해, 진짜 고마워요."

처음 생각보다 고된 일에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이웃들이 건넨 감사 인사에 보람을 느낍니다.

<인터뷰> 권나희(덕성여자대학교 학생) : "어르신들께서 저희한테 수고한다, 고맙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해 주셨는데 일회성 봉사에 그치지 않고 다음에도 또 친구들과 다같이 오고 싶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김장을 담그고 연탄을 나르며 남북한 봉사자들이 뜨거운 하나가 되었던 하루!

<녹취> "엄청 좋아요. 그래서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맛있게 좀 나면 좋겠어요."

날은 추웠지만 훈훈한 사랑으로 마음의 온도는 몇도 더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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