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마음의 벽 허물어요…북한 사투리 노래자랑
입력 2017.12.09 (08:21)
수정 2017.12.0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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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보통 사투리하면 고향을 떠오르게 하고 정겨운 느낌도 주는데요.
그런데 북한 사투리는 좀 낯설고 불편하게 느끼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것이 남북한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되기도 할텐데요.
이런 편견의 벽을 무너뜨려보자는 취지로 북한 사투리 노래자랑이 열렸습니다.
원곡 가사와 북한 사투리를 비교해 즐기시면 재미있습니다.
정은지 리포터가 안내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서울에서 열린 한 행사장입니다.
무대 뒤편에 재미난 분장까지 한 참가자들이 보이는데요.
<인터뷰> 김춘단(경북 영천시) : "내가 춤도 추고 이러지 뭐. 노래 부르는데 춤도 추고... 파이팅! 잘하겠습니다."
이곳에선 좀 특별한 노래자랑이 열리는데요.
남한 노래를 북한 사투리로 바꿔서 부를 예정입니다.
<인터뷰> 신미녀(‘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대표) : "내가 어느 지역에 태어날지 어느 국가에 태어날지 아무도 결정하고 태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사투리, 언어에 따라서 많은 차별을 받는 그런 거를 저희가 좀 개선해보자."
남북한 출신 새로운 이웃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사투리 노래자랑 대회. 참가자들은 노래를 직접 개사하기도 했는데요. 어떤 분들이,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하시죠?
북한 양강도가 고향인 김광섭 씨는 늦깎이 대학생입니다.
광섭 씨는 기말 시험을 앞둔 와중에도 고향 말을 알리기 위해 직접 개사를 하고 틈틈이 노래 연습을 해 왔는데요.
그의 참가곡은 <카스바의 여인>! 과연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녹취> "낯설은 내 가슴에 쓰러져 기딱차게(한없이) 울던 쯔마이(여인)."
<인터뷰> 김광섭(대회 참가자/탈북민) : "남한 노래에다가 북한 사투리를 써 넣었으니까 글자를 여기 박자에 딱 맞게 해야 되는데 맞출 때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대회에는 남한 출신 참가자들도 있는데요.
<녹취> "내 맴 속에 꽃이 폈씀둥 (내 마음의 꽃이 폈어요.) 좋은 맴 품은 한 떨기 꽃이 (사랑을 품은 꽃 한 송이가)."
일과가 끝난 공사 현장에 울려 퍼지는 노래의 주인공... 박희순 씨와 친구들입니다.
이들은 탈북민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다가 대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박희순(대회 참가자) : "우리도 고향 떠나 와있으면 가고 싶고 막 그러잖아. 그런데 그분들은 얼마나 더 가고 싶겠어. 우리가 조금이라도 이제 위안이 돼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됐고..."
그런데 적잖게 애도 먹었습니다.
<녹취> "(‘딱 진할게’는 ‘너 사랑할게’ 예요?) 네 그렇대요."
탈북민 친구가 써 준 노랫말이 너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종숙(대회 참가자) : "적어가면서 외우고 노래 불러가면서 또 다시 하고 다시 하고 조금 힘들었어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네 사람은 배운 점이 참 많다는데요.
<인터뷰> 윤동순(대회 참가자) : "그냥 지나쳤던 부분들이 이번 이런 연습을 하면서 ‘아, 이런 말들이 이런 것이 있었구나!’ 해서 그분들(탈북민)을 더욱더 이해하는 많은 계기가 됐어요."
<녹취> "우리는 하나!"
이렇게 열심히 연습해 온 참가자들의 무대가 드디어 시작됐습니다.
<녹취> "와와와 안까이는 내를 (오 그대는 나를) 헬까닥하게 하는 내 동미였고 (취하게 하는 사람이었고) 가채비에서 내 속을 자꾸만 훠둘렀습데 (가까이에서 이 마음을 자꾸 흔들었어)."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는 남한 출신 참가자 3팀을 포함해 모두 8개 팀! 참가한 이들의 다양한 사연은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는데요.
<인터뷰> 박선호(대회 참가자) : "저희는 일가친척이 다 이북에 있어요. 1.4후퇴 때 피난 나온 가족이고, 제가 이제 강원도 속초에서 자랐고. 항상 이산가족이라는 아픔, 실향민이라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자리가 정말 좋은 자리가 됐네요."
김광섭 씨가 부른 노래는 관객들의 흥을 돋우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녹취> "초면에 내 가슴에 쓰러져 기딱차게(한없이) 울던 그 사람 오늘밤도 훌쩍거리며 춤추는 무도장의 쯔마이(여인)."
이에 질세라 박희순 씨네 팀도 무대를 후끈 달굽니다.
흥겨움도 컸지만 그리움도 그만큼 함께 커진 관객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문수영(관객) : "가끔 나도, 어렸을 때 넘어왔는데도 사투리는 가끔 써요. 쓰는데 저렇게 까지는 내가 안 써봤어요. 그렇습니다. 이제 한번 (고향에) 가보고도 싶고 그래요."
심사위원들은 이번 무대를 어떻게 보았을까요?
<인터뷰> 김영수(심사위원/서강대 정외과 교수) : "북한말로 바꾸다보니까 서로 알려주고 또 ‘아, 저런 말이 그렇구나1’하는 걸 알게 되는 그 자리가 오늘 이 자리의 가장 큰 의미라고 봅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첫 단계는 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 아닐까요?
미처 알지 못했던 북한 지역 사투리에 대한 관심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우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심사 결과, 금상 수상자는 실향민인 어머님을 생각하며 노래한 최지혜 씨!
<녹취> "바람아 바람아 놀아대지 맙꾸마 (바람아 바람아 불어오지 말아라) 찬 비야 찬 비야 쏟아대지 맙꾸마 (찬 비야 찬 비야 내리지를 말아라)."
<인터뷰> 최지혜(금상 수상자) : "어머님이 이북 실향민이시거든요. 그래서 살아생전에 고향 그리워하시면서 그리움을 노래로 많이 푸셨거든요. 그런데 이런 좋은 자리에 같이 계셨으면 너무나도 좋았을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김광섭 씨와 박희순 씨 팀은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낯설음은 두려움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알고자 하면, ‘설렘’이 됩니다.
북한 사투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녹취>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이렇게 했으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북한 사투리 노래자랑이 보여 준 뜻 깊은 교훈입니다.
보통 사투리하면 고향을 떠오르게 하고 정겨운 느낌도 주는데요.
그런데 북한 사투리는 좀 낯설고 불편하게 느끼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것이 남북한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되기도 할텐데요.
이런 편견의 벽을 무너뜨려보자는 취지로 북한 사투리 노래자랑이 열렸습니다.
원곡 가사와 북한 사투리를 비교해 즐기시면 재미있습니다.
정은지 리포터가 안내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서울에서 열린 한 행사장입니다.
무대 뒤편에 재미난 분장까지 한 참가자들이 보이는데요.
<인터뷰> 김춘단(경북 영천시) : "내가 춤도 추고 이러지 뭐. 노래 부르는데 춤도 추고... 파이팅! 잘하겠습니다."
이곳에선 좀 특별한 노래자랑이 열리는데요.
남한 노래를 북한 사투리로 바꿔서 부를 예정입니다.
<인터뷰> 신미녀(‘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대표) : "내가 어느 지역에 태어날지 어느 국가에 태어날지 아무도 결정하고 태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사투리, 언어에 따라서 많은 차별을 받는 그런 거를 저희가 좀 개선해보자."
남북한 출신 새로운 이웃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사투리 노래자랑 대회. 참가자들은 노래를 직접 개사하기도 했는데요. 어떤 분들이,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하시죠?
북한 양강도가 고향인 김광섭 씨는 늦깎이 대학생입니다.
광섭 씨는 기말 시험을 앞둔 와중에도 고향 말을 알리기 위해 직접 개사를 하고 틈틈이 노래 연습을 해 왔는데요.
그의 참가곡은 <카스바의 여인>! 과연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녹취> "낯설은 내 가슴에 쓰러져 기딱차게(한없이) 울던 쯔마이(여인)."
<인터뷰> 김광섭(대회 참가자/탈북민) : "남한 노래에다가 북한 사투리를 써 넣었으니까 글자를 여기 박자에 딱 맞게 해야 되는데 맞출 때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대회에는 남한 출신 참가자들도 있는데요.
<녹취> "내 맴 속에 꽃이 폈씀둥 (내 마음의 꽃이 폈어요.) 좋은 맴 품은 한 떨기 꽃이 (사랑을 품은 꽃 한 송이가)."
일과가 끝난 공사 현장에 울려 퍼지는 노래의 주인공... 박희순 씨와 친구들입니다.
이들은 탈북민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다가 대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박희순(대회 참가자) : "우리도 고향 떠나 와있으면 가고 싶고 막 그러잖아. 그런데 그분들은 얼마나 더 가고 싶겠어. 우리가 조금이라도 이제 위안이 돼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됐고..."
그런데 적잖게 애도 먹었습니다.
<녹취> "(‘딱 진할게’는 ‘너 사랑할게’ 예요?) 네 그렇대요."
탈북민 친구가 써 준 노랫말이 너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종숙(대회 참가자) : "적어가면서 외우고 노래 불러가면서 또 다시 하고 다시 하고 조금 힘들었어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네 사람은 배운 점이 참 많다는데요.
<인터뷰> 윤동순(대회 참가자) : "그냥 지나쳤던 부분들이 이번 이런 연습을 하면서 ‘아, 이런 말들이 이런 것이 있었구나!’ 해서 그분들(탈북민)을 더욱더 이해하는 많은 계기가 됐어요."
<녹취> "우리는 하나!"
이렇게 열심히 연습해 온 참가자들의 무대가 드디어 시작됐습니다.
<녹취> "와와와 안까이는 내를 (오 그대는 나를) 헬까닥하게 하는 내 동미였고 (취하게 하는 사람이었고) 가채비에서 내 속을 자꾸만 훠둘렀습데 (가까이에서 이 마음을 자꾸 흔들었어)."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는 남한 출신 참가자 3팀을 포함해 모두 8개 팀! 참가한 이들의 다양한 사연은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는데요.
<인터뷰> 박선호(대회 참가자) : "저희는 일가친척이 다 이북에 있어요. 1.4후퇴 때 피난 나온 가족이고, 제가 이제 강원도 속초에서 자랐고. 항상 이산가족이라는 아픔, 실향민이라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자리가 정말 좋은 자리가 됐네요."
김광섭 씨가 부른 노래는 관객들의 흥을 돋우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녹취> "초면에 내 가슴에 쓰러져 기딱차게(한없이) 울던 그 사람 오늘밤도 훌쩍거리며 춤추는 무도장의 쯔마이(여인)."
이에 질세라 박희순 씨네 팀도 무대를 후끈 달굽니다.
흥겨움도 컸지만 그리움도 그만큼 함께 커진 관객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문수영(관객) : "가끔 나도, 어렸을 때 넘어왔는데도 사투리는 가끔 써요. 쓰는데 저렇게 까지는 내가 안 써봤어요. 그렇습니다. 이제 한번 (고향에) 가보고도 싶고 그래요."
심사위원들은 이번 무대를 어떻게 보았을까요?
<인터뷰> 김영수(심사위원/서강대 정외과 교수) : "북한말로 바꾸다보니까 서로 알려주고 또 ‘아, 저런 말이 그렇구나1’하는 걸 알게 되는 그 자리가 오늘 이 자리의 가장 큰 의미라고 봅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첫 단계는 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 아닐까요?
미처 알지 못했던 북한 지역 사투리에 대한 관심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우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심사 결과, 금상 수상자는 실향민인 어머님을 생각하며 노래한 최지혜 씨!
<녹취> "바람아 바람아 놀아대지 맙꾸마 (바람아 바람아 불어오지 말아라) 찬 비야 찬 비야 쏟아대지 맙꾸마 (찬 비야 찬 비야 내리지를 말아라)."
<인터뷰> 최지혜(금상 수상자) : "어머님이 이북 실향민이시거든요. 그래서 살아생전에 고향 그리워하시면서 그리움을 노래로 많이 푸셨거든요. 그런데 이런 좋은 자리에 같이 계셨으면 너무나도 좋았을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김광섭 씨와 박희순 씨 팀은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낯설음은 두려움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알고자 하면, ‘설렘’이 됩니다.
북한 사투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녹취>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이렇게 했으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북한 사투리 노래자랑이 보여 준 뜻 깊은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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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12-09 08:28:58
- 수정2017-12-09 08:36:25

<앵커 멘트>
보통 사투리하면 고향을 떠오르게 하고 정겨운 느낌도 주는데요.
그런데 북한 사투리는 좀 낯설고 불편하게 느끼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것이 남북한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되기도 할텐데요.
이런 편견의 벽을 무너뜨려보자는 취지로 북한 사투리 노래자랑이 열렸습니다.
원곡 가사와 북한 사투리를 비교해 즐기시면 재미있습니다.
정은지 리포터가 안내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서울에서 열린 한 행사장입니다.
무대 뒤편에 재미난 분장까지 한 참가자들이 보이는데요.
<인터뷰> 김춘단(경북 영천시) : "내가 춤도 추고 이러지 뭐. 노래 부르는데 춤도 추고... 파이팅! 잘하겠습니다."
이곳에선 좀 특별한 노래자랑이 열리는데요.
남한 노래를 북한 사투리로 바꿔서 부를 예정입니다.
<인터뷰> 신미녀(‘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대표) : "내가 어느 지역에 태어날지 어느 국가에 태어날지 아무도 결정하고 태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사투리, 언어에 따라서 많은 차별을 받는 그런 거를 저희가 좀 개선해보자."
남북한 출신 새로운 이웃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사투리 노래자랑 대회. 참가자들은 노래를 직접 개사하기도 했는데요. 어떤 분들이,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하시죠?
북한 양강도가 고향인 김광섭 씨는 늦깎이 대학생입니다.
광섭 씨는 기말 시험을 앞둔 와중에도 고향 말을 알리기 위해 직접 개사를 하고 틈틈이 노래 연습을 해 왔는데요.
그의 참가곡은 <카스바의 여인>! 과연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녹취> "낯설은 내 가슴에 쓰러져 기딱차게(한없이) 울던 쯔마이(여인)."
<인터뷰> 김광섭(대회 참가자/탈북민) : "남한 노래에다가 북한 사투리를 써 넣었으니까 글자를 여기 박자에 딱 맞게 해야 되는데 맞출 때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대회에는 남한 출신 참가자들도 있는데요.
<녹취> "내 맴 속에 꽃이 폈씀둥 (내 마음의 꽃이 폈어요.) 좋은 맴 품은 한 떨기 꽃이 (사랑을 품은 꽃 한 송이가)."
일과가 끝난 공사 현장에 울려 퍼지는 노래의 주인공... 박희순 씨와 친구들입니다.
이들은 탈북민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다가 대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박희순(대회 참가자) : "우리도 고향 떠나 와있으면 가고 싶고 막 그러잖아. 그런데 그분들은 얼마나 더 가고 싶겠어. 우리가 조금이라도 이제 위안이 돼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됐고..."
그런데 적잖게 애도 먹었습니다.
<녹취> "(‘딱 진할게’는 ‘너 사랑할게’ 예요?) 네 그렇대요."
탈북민 친구가 써 준 노랫말이 너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종숙(대회 참가자) : "적어가면서 외우고 노래 불러가면서 또 다시 하고 다시 하고 조금 힘들었어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네 사람은 배운 점이 참 많다는데요.
<인터뷰> 윤동순(대회 참가자) : "그냥 지나쳤던 부분들이 이번 이런 연습을 하면서 ‘아, 이런 말들이 이런 것이 있었구나!’ 해서 그분들(탈북민)을 더욱더 이해하는 많은 계기가 됐어요."
<녹취> "우리는 하나!"
이렇게 열심히 연습해 온 참가자들의 무대가 드디어 시작됐습니다.
<녹취> "와와와 안까이는 내를 (오 그대는 나를) 헬까닥하게 하는 내 동미였고 (취하게 하는 사람이었고) 가채비에서 내 속을 자꾸만 훠둘렀습데 (가까이에서 이 마음을 자꾸 흔들었어)."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는 남한 출신 참가자 3팀을 포함해 모두 8개 팀! 참가한 이들의 다양한 사연은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는데요.
<인터뷰> 박선호(대회 참가자) : "저희는 일가친척이 다 이북에 있어요. 1.4후퇴 때 피난 나온 가족이고, 제가 이제 강원도 속초에서 자랐고. 항상 이산가족이라는 아픔, 실향민이라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자리가 정말 좋은 자리가 됐네요."
김광섭 씨가 부른 노래는 관객들의 흥을 돋우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녹취> "초면에 내 가슴에 쓰러져 기딱차게(한없이) 울던 그 사람 오늘밤도 훌쩍거리며 춤추는 무도장의 쯔마이(여인)."
이에 질세라 박희순 씨네 팀도 무대를 후끈 달굽니다.
흥겨움도 컸지만 그리움도 그만큼 함께 커진 관객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문수영(관객) : "가끔 나도, 어렸을 때 넘어왔는데도 사투리는 가끔 써요. 쓰는데 저렇게 까지는 내가 안 써봤어요. 그렇습니다. 이제 한번 (고향에) 가보고도 싶고 그래요."
심사위원들은 이번 무대를 어떻게 보았을까요?
<인터뷰> 김영수(심사위원/서강대 정외과 교수) : "북한말로 바꾸다보니까 서로 알려주고 또 ‘아, 저런 말이 그렇구나1’하는 걸 알게 되는 그 자리가 오늘 이 자리의 가장 큰 의미라고 봅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첫 단계는 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 아닐까요?
미처 알지 못했던 북한 지역 사투리에 대한 관심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우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심사 결과, 금상 수상자는 실향민인 어머님을 생각하며 노래한 최지혜 씨!
<녹취> "바람아 바람아 놀아대지 맙꾸마 (바람아 바람아 불어오지 말아라) 찬 비야 찬 비야 쏟아대지 맙꾸마 (찬 비야 찬 비야 내리지를 말아라)."
<인터뷰> 최지혜(금상 수상자) : "어머님이 이북 실향민이시거든요. 그래서 살아생전에 고향 그리워하시면서 그리움을 노래로 많이 푸셨거든요. 그런데 이런 좋은 자리에 같이 계셨으면 너무나도 좋았을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김광섭 씨와 박희순 씨 팀은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낯설음은 두려움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알고자 하면, ‘설렘’이 됩니다.
북한 사투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녹취>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이렇게 했으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북한 사투리 노래자랑이 보여 준 뜻 깊은 교훈입니다.
보통 사투리하면 고향을 떠오르게 하고 정겨운 느낌도 주는데요.
그런데 북한 사투리는 좀 낯설고 불편하게 느끼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것이 남북한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되기도 할텐데요.
이런 편견의 벽을 무너뜨려보자는 취지로 북한 사투리 노래자랑이 열렸습니다.
원곡 가사와 북한 사투리를 비교해 즐기시면 재미있습니다.
정은지 리포터가 안내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서울에서 열린 한 행사장입니다.
무대 뒤편에 재미난 분장까지 한 참가자들이 보이는데요.
<인터뷰> 김춘단(경북 영천시) : "내가 춤도 추고 이러지 뭐. 노래 부르는데 춤도 추고... 파이팅! 잘하겠습니다."
이곳에선 좀 특별한 노래자랑이 열리는데요.
남한 노래를 북한 사투리로 바꿔서 부를 예정입니다.
<인터뷰> 신미녀(‘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대표) : "내가 어느 지역에 태어날지 어느 국가에 태어날지 아무도 결정하고 태어나는 건 아니잖아요. 사투리, 언어에 따라서 많은 차별을 받는 그런 거를 저희가 좀 개선해보자."
남북한 출신 새로운 이웃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사투리 노래자랑 대회. 참가자들은 노래를 직접 개사하기도 했는데요. 어떤 분들이,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하시죠?
북한 양강도가 고향인 김광섭 씨는 늦깎이 대학생입니다.
광섭 씨는 기말 시험을 앞둔 와중에도 고향 말을 알리기 위해 직접 개사를 하고 틈틈이 노래 연습을 해 왔는데요.
그의 참가곡은 <카스바의 여인>! 과연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녹취> "낯설은 내 가슴에 쓰러져 기딱차게(한없이) 울던 쯔마이(여인)."
<인터뷰> 김광섭(대회 참가자/탈북민) : "남한 노래에다가 북한 사투리를 써 넣었으니까 글자를 여기 박자에 딱 맞게 해야 되는데 맞출 때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대회에는 남한 출신 참가자들도 있는데요.
<녹취> "내 맴 속에 꽃이 폈씀둥 (내 마음의 꽃이 폈어요.) 좋은 맴 품은 한 떨기 꽃이 (사랑을 품은 꽃 한 송이가)."
일과가 끝난 공사 현장에 울려 퍼지는 노래의 주인공... 박희순 씨와 친구들입니다.
이들은 탈북민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다가 대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박희순(대회 참가자) : "우리도 고향 떠나 와있으면 가고 싶고 막 그러잖아. 그런데 그분들은 얼마나 더 가고 싶겠어. 우리가 조금이라도 이제 위안이 돼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됐고..."
그런데 적잖게 애도 먹었습니다.
<녹취> "(‘딱 진할게’는 ‘너 사랑할게’ 예요?) 네 그렇대요."
탈북민 친구가 써 준 노랫말이 너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종숙(대회 참가자) : "적어가면서 외우고 노래 불러가면서 또 다시 하고 다시 하고 조금 힘들었어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네 사람은 배운 점이 참 많다는데요.
<인터뷰> 윤동순(대회 참가자) : "그냥 지나쳤던 부분들이 이번 이런 연습을 하면서 ‘아, 이런 말들이 이런 것이 있었구나!’ 해서 그분들(탈북민)을 더욱더 이해하는 많은 계기가 됐어요."
<녹취> "우리는 하나!"
이렇게 열심히 연습해 온 참가자들의 무대가 드디어 시작됐습니다.
<녹취> "와와와 안까이는 내를 (오 그대는 나를) 헬까닥하게 하는 내 동미였고 (취하게 하는 사람이었고) 가채비에서 내 속을 자꾸만 훠둘렀습데 (가까이에서 이 마음을 자꾸 흔들었어)."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참가자는 남한 출신 참가자 3팀을 포함해 모두 8개 팀! 참가한 이들의 다양한 사연은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는데요.
<인터뷰> 박선호(대회 참가자) : "저희는 일가친척이 다 이북에 있어요. 1.4후퇴 때 피난 나온 가족이고, 제가 이제 강원도 속초에서 자랐고. 항상 이산가족이라는 아픔, 실향민이라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자리가 정말 좋은 자리가 됐네요."
김광섭 씨가 부른 노래는 관객들의 흥을 돋우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녹취> "초면에 내 가슴에 쓰러져 기딱차게(한없이) 울던 그 사람 오늘밤도 훌쩍거리며 춤추는 무도장의 쯔마이(여인)."
이에 질세라 박희순 씨네 팀도 무대를 후끈 달굽니다.
흥겨움도 컸지만 그리움도 그만큼 함께 커진 관객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문수영(관객) : "가끔 나도, 어렸을 때 넘어왔는데도 사투리는 가끔 써요. 쓰는데 저렇게 까지는 내가 안 써봤어요. 그렇습니다. 이제 한번 (고향에) 가보고도 싶고 그래요."
심사위원들은 이번 무대를 어떻게 보았을까요?
<인터뷰> 김영수(심사위원/서강대 정외과 교수) : "북한말로 바꾸다보니까 서로 알려주고 또 ‘아, 저런 말이 그렇구나1’하는 걸 알게 되는 그 자리가 오늘 이 자리의 가장 큰 의미라고 봅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첫 단계는 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 아닐까요?
미처 알지 못했던 북한 지역 사투리에 대한 관심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우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심사 결과, 금상 수상자는 실향민인 어머님을 생각하며 노래한 최지혜 씨!
<녹취> "바람아 바람아 놀아대지 맙꾸마 (바람아 바람아 불어오지 말아라) 찬 비야 찬 비야 쏟아대지 맙꾸마 (찬 비야 찬 비야 내리지를 말아라)."
<인터뷰> 최지혜(금상 수상자) : "어머님이 이북 실향민이시거든요. 그래서 살아생전에 고향 그리워하시면서 그리움을 노래로 많이 푸셨거든요. 그런데 이런 좋은 자리에 같이 계셨으면 너무나도 좋았을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김광섭 씨와 박희순 씨 팀은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낯설음은 두려움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알고자 하면, ‘설렘’이 됩니다.
북한 사투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녹취>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이렇게 했으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북한 사투리 노래자랑이 보여 준 뜻 깊은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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