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주 박사(LG 경제연구원)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중 원화가 21% 차지…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①
입력 2017.12.12 (11:07)
수정 2017.12.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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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2일(화요일)
□ 출연자 : 김형주 박사(LG 경제연구원)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중 원화가 21% 차지…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윤준호] 비트코인 광풍이 거셉니다. 외신들까지도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열기가 놀랍다’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직장인, 학생, 주부까지 200만 명 이상이 하루에 6조 원 이상을 사고판다고 합니다. 그 어떤 자산보다도 원금 손실 리스크가 큰 비트코인에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왜 이처럼 목을 매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유독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거센지 LG 경제연구원 김형주 박사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형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형주]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우리 청취자분들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혹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비트코인이라는 것이 우리가 가상화폐라고 이야기는 하는데 그거 정리하고 시작하시죠.
[김형주] 비트코인에 대해서 간단하게 표현한 말을 찾아보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암호화폐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더 어렵네요.
[김형주] 아마 청취자들이 들으시기에 더 어려울 텐데요. 비트코인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만 1시간 이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여러 가지 개념들이 섞여 있습니다. 일단 제일 앞에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일종의 암호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돈이라고 하는 게 그 신뢰성을 유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보통 중앙은행에서 화폐를 발행하고 그 화폐에 위조화폐가 섞이지 않도록 정부가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화폐 운용 방식인데요. 비트코인은 그런 중앙집권적인 기관도 없고 그것을 누군가 특정한 사람이 관리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을 여러 참여자들이 서로의 신뢰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이 돈의 가치를 지키는데 그것을 보증하는 암호 기술이 일종의 블록체인 기술이다라고 이해하시면 되겠고요. 쉽게 말해서 우리가 보통 비행기 탈 때 쓰는 마일리지라든지 이런 것과 비슷한 사적인 화폐입니다. 다만 그런 항공기 마일리지는 특정 회사가 보증을 해 준다면 이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서로 감시하고 서로서로 그 유통을 보증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윤준호] 최초로 누가 만들었습니까, 이 비트코인은?
[김형주] 이게 처음 나온 게 그 개념이 발표된 건 2008년인데요. 이게 실제로 공개된 것은 2009년 1월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을 만들어내는 알고리즘 소스를 처음 배포했고 이것을 가지고 돈을 만들어내는 것인데요. 과거에 우리가 금으로 된 돈을 보면 금이나 은을 광산에서 채굴을 하고 그것을 돈처럼 쓰자, 아닙니까? 그런 것처럼 비트코인이라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굉장히 복잡한 어떤 수학적인 문제를 풀면 그 고생에 대한 대가로 비트코인을 하나씩 일정한 시간마다 공급을 해 주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일정하게 공급이 되다 보니까 통화량 자체가 굉장히 제한이 되어 있고 또 암호 기술이 복잡하다 보니까 익명성이 보장됩니다. 이런 게 마치 화폐랑 비슷하다고 공감대가 모아지면서 누가 이것을 강제한 것도 아닌데 비트코인이 지금은 화폐와 비슷하게 흔히 말하는 유사화폐로 쓰이고 있습니다.
[윤준호] 화폐 기능 그것은 우리가 더 이야기하면 복잡해질 것 같고 매매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에서 이루어지고 국제시장에서는 어디에서 이루어집니까?
[김형주] 비트코인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특정한 발행 기관이 없다 보니까 공식적인 거래소는 없습니다. 대신 이것을 거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그것을 중개해 주는 노드라는 게 있는데요. 그게 일종의 거래소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여러 개가 존재하기도 하고 하나가 존재하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도 역시 몇 개가 있고 또 거래소들끼리 경쟁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 최근에는 미국에서 거래가 지금까지는 현물 기준으로만 이루어졌는데 이 거래를 선물 거래도 허용하겠다. 예를 들어 시카고 선물시장 같은 곳에서 공식화를 선언했고 그러면서 점차 제도권과 가까워지는 그런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윤준호] 제도권으로 들어왔군요, 미국에서는.
[김형주] 미국에서는 그런 셈입니다.
[윤준호]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어떻게 됩니까?
[김형주] 제가 방송하기 전에 조금 전에 찾아봤는데 7시 기준으로 1,894만 원입니다.
[윤준호] 1,894만 원. 얼마 전에 2,500만 원까지 갔다고 하던데 많이 떨어졌네요?
[김형주] 그게 지난주 가격이었고요. 지금까지 기록했던 가장 높은 가격이었는데 최근에만 이렇게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비트코인 가격은 좀 등락폭이 굉장히 컸습니다. 왜냐하면 공급되는 양은 제한되어 있는데 그것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대신 그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특정한 이슈나 이런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하루에 30%씩 등락을 거듭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윤준호] 이게 연초에 비해서는 무척이나 많이 올랐다면서요?
[김형주]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 그러니까 올 처음 시작할 때 952달러였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100만 원 조금 넘는 가격이었는데 그게 지난달 11월에 1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러니까 한 11달 걸려서 10배가 올랐고 그게 지난주에 2,500만 원으로 급등한 거니까 굉장히 비정상적인 급등 현상인 거죠.
[윤준호] 왜 이렇게 올랐느냐. 수요, 공급으로 이야기하면 그럴 것 같은데 물어보는 질문이 좀 둔한 질문 같아서.
[김형주] 왜 이렇게 수요가 늘었느냐, 아마 이렇게 질문을 바꿔보면 될 것 같은데요. 일단 과거에는 비트코인이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다고 알려지니까 아, 그렇다면 어차피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는 않겠구나라는 생각들이 모이면서 초창기에는 수요가 몰렸었는데요. 최근에 가격이 급등한 것은 아까 잠깐 언급했던 제도권 진입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미국에서 선물시장 거래가 이루어지면 선물 거래를 보증하기 위해서 시카고 선물시장이나 이런 것에 있어서 물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물량 확보를 위해서 돈이 많이 몰릴 테고 그러면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고 기대한 사람들이 한발 앞서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선물시장은 실제로 12월에 시작이 되는데 그것에 대한 기대를 갖고 사람들이 점점 한발씩, 한발씩 먼저 찾아보니까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이렇게 급등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이게 지금 우리나라로 좁혀서 다시 이야기를 풀어가볼게요. 지금 우리나라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가 전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 2%가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비트코인 거래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라면서요?
[김형주] 네, 그게 지금 문제입니다. 그럼 이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거래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느냐라고 질문을 바꿔서 해보면 비트코인은 법정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환율을 서로 중립화시킬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거래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심할 때는 20%씩 차이가 나거든요. 그래서 비트코인이 어느 나라 화폐로 거래됐느냐에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는데 보니까 원화로 거래되는 게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21%다. 그럼 결국 이게 한국에 있는 거래소들이 거래를 취급한다는 뜻이겠죠.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중국 때문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비트코인 거래를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사람들이 또 이런 투기성 자산을 굉장히 선호하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는 한국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이죠. 이게 지난 10월 정도까지의 가격 상승을 설명한다면 그 최근의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이 가격이 많이 오른다는 소문이 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소위 말하는 개미군단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주부라든지 직장인, 고등학생 이런 친구들이 몰려들면서 급증하고 있는 그런 추세입니다.
[윤준호] 200만 명 이상이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지금 방금 말씀해 주신 내용 중에 김 박사님께서 중국인들이 들어와서 원화 거래하는 비중은 얼마인지는 지금 알 수 없죠?
[김형주] 그건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까 우리나라가 21%다라는 것도 사실 조금 어폐가 있는 게 이게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실제로 이 사람이 한국 사람인지 중국 사람인지는 알 수가 없고 이게 원화 거래냐, 달러 거래냐, 엔화 거래냐 이것만 알 수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그 이전에도 한 번 이런 사례가 있습니다. 2008년인가요, 2009년인가요. 파생 상품 선물옵션거래 있지 않습니까? 한마디로 이번과 똑같은 투기성 거래인데요. 망하면 그냥 쫄딱 망하는. 그런데 그 선물옵션거래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한 적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한마디로 우리 국민들이 좀 투기적, 모험적 거래에 쉽게 빠져드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는데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김형주] 실제로 사회심리학자들 중에 그런 해석을 내놓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좀 과거에는 도박을 좋아했고 최근 젊은 세대는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지 않습니까? 온라인 게임 같은 거 나오면 거의 그 게임 1위는 한국 게이머들이 한다는 얘기도 많이 듣죠.
[윤준호] 그리고 외국에서도 게임을 출시하면 한국에서의 반응을 먼저 본다고 하잖아요,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김형주] 그렇습니다. 그래서 최근 고등학생들이 이것을 거래하는 것은 투기라는 생각보다는 온라인 게임할 때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머니를 거래하는 것과 좀 비슷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어떻게 보면 과감하기도 하고 진취적이기도 하고 그런 측면으로도 좋게 평가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김형주] 그렇죠. 그런 어떤 집중력이나 새로운 것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잘만 활용된다면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데에도 충분히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런데 미국에서는 선물시장으로 이것을 진입시켰지만 중국에서는 거래를 금지하고 있죠? 우리는 아직 불법은 아니죠?
[김형주] 예, 이것을 불법화하려고 시도를 하다가 그런데 공청회도 제대로 열리지 않고 갑론을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금지하기에는 쉽지만 그로 인한 피해도 굉장히 커질 수 있고 또 이게 새로운 산업을 일으킬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거든요. 그래서 금지가 능사는 아닌 것 같고 대신 이것을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냐. 이것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결국 금지라기보다는 규제 쪽으로 가는 방향 같은데 현재 그렇다면 이게 세금 부과 이건 어떤 방식으로 지금 이루어지고 있나요?
[김형주] 이게 익명성이 보장되고 또 정부가 이것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세금을 부과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비트코인 자체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기 어렵지만 비트코인을 매개로 한 자산 상품들이 많이 나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어떤 자산을 양도할 때 얻는 차익에 대해서 세금을 부과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에 대한 검토는 지금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윤준호] 우리나라는 그럼 현재 비트코인 규정을 이게 가상화폐라고 하는데 화폐로는 안 보고 뭐로 지금 보고 있나요?
[김형주] 거기에 대해서도 한국은행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대충 유사화폐 정도로 보고 있고 하지만 현실에서 즉, 실물시장에서는 이미 식당이라든지 온라인 거래에서 비트코인이 꽤 쓰이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마치 화폐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쿠폰 같은 것을 가지고 서비스나 상품을 거래하지 않습니까? 약간 그런 대안으로서 조금 쓰이는 그런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김 박사님께서 보실 때 비트코인의 가격의 전망이랄까 또는 비트코인 관련된 산업화라든가 전망 어떻게 보세요?
[김형주] 저는 지금 현재 비트코인은 아까 말씀하신 그런 투기적인 수요 때문에 조금 비정상적이지만 이런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현재도 이미 그렇지만 비트코인 자체보다는 비트코인에서 계속 파생되어 나오는 새로운 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들이 더 커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기술을 단순한 화폐로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을 다른 분야에 예를 들면 암호 기술이라든지 또는 거래 기술 이런 쪽으로까지 폭넓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윤준호] 우리 정부가 앞서 규제책을 거론 중이라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최근에 보면 김동연 부총리는 금융혁신의 한 방안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보는 것 같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거래소를 인가하거나 선물 거래 도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근절 규제 쪽으로 이렇게 의견을 내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어떤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면 좀 조화롭고 혁신적일 수 있을까요?
[김형주] 저도 지금 그 분야에 대해서는 정확히 잘 모르기 때문에 제 의견을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이 부분은 즉, 금융을 관리하는 입장과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 굉장히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래서 그 두 분도 서로 의견이 다르고요.
[김형주] 그래서 저는 오히려 그런 다른 게 좀 더 바람직한 현상 아닌가 생각이 되고 그 두 분 사이에 또는 그 두 주장들 사이에 계속 논의를 진행하면서 타협점을 찾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윤준호] 혹시 마지막으로 질문 드릴게요. 지금 외국 언론에서도 북한의 해킹에 대해서 많은 기사가 나오고 있거든요, 비트코인 해킹. 이 비트코인 이 부분에 대해 해킹 염려는 없습니까?
[김형주] 비트코인은 보안을 모든 참여자들이 나눠서 하는 그게 소위 말하는 블록체인 기술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그 자체는 해킹 우려가 없습니다. 다만 비트코인은 암호를 가지고 돈을 관리하거든요. 마치 지갑을 훔쳐가버리면 어쩔 수 없는 것처럼 그 암호가 유출되면 이제 그 돈은 자기 돈이 아니게 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좀 우려가 있고 그 부분은 계속해서 좀 새로운 기술들이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주] 고맙습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LG 경제연구원의 김형주 박사였습니다.
□ 출연자 : 김형주 박사(LG 경제연구원)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중 원화가 21% 차지…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윤준호] 비트코인 광풍이 거셉니다. 외신들까지도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열기가 놀랍다’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직장인, 학생, 주부까지 200만 명 이상이 하루에 6조 원 이상을 사고판다고 합니다. 그 어떤 자산보다도 원금 손실 리스크가 큰 비트코인에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왜 이처럼 목을 매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유독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거센지 LG 경제연구원 김형주 박사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형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형주]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우리 청취자분들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혹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비트코인이라는 것이 우리가 가상화폐라고 이야기는 하는데 그거 정리하고 시작하시죠.
[김형주] 비트코인에 대해서 간단하게 표현한 말을 찾아보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암호화폐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더 어렵네요.
[김형주] 아마 청취자들이 들으시기에 더 어려울 텐데요. 비트코인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만 1시간 이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여러 가지 개념들이 섞여 있습니다. 일단 제일 앞에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일종의 암호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돈이라고 하는 게 그 신뢰성을 유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보통 중앙은행에서 화폐를 발행하고 그 화폐에 위조화폐가 섞이지 않도록 정부가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화폐 운용 방식인데요. 비트코인은 그런 중앙집권적인 기관도 없고 그것을 누군가 특정한 사람이 관리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을 여러 참여자들이 서로의 신뢰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이 돈의 가치를 지키는데 그것을 보증하는 암호 기술이 일종의 블록체인 기술이다라고 이해하시면 되겠고요. 쉽게 말해서 우리가 보통 비행기 탈 때 쓰는 마일리지라든지 이런 것과 비슷한 사적인 화폐입니다. 다만 그런 항공기 마일리지는 특정 회사가 보증을 해 준다면 이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서로 감시하고 서로서로 그 유통을 보증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윤준호] 최초로 누가 만들었습니까, 이 비트코인은?
[김형주] 이게 처음 나온 게 그 개념이 발표된 건 2008년인데요. 이게 실제로 공개된 것은 2009년 1월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을 만들어내는 알고리즘 소스를 처음 배포했고 이것을 가지고 돈을 만들어내는 것인데요. 과거에 우리가 금으로 된 돈을 보면 금이나 은을 광산에서 채굴을 하고 그것을 돈처럼 쓰자, 아닙니까? 그런 것처럼 비트코인이라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굉장히 복잡한 어떤 수학적인 문제를 풀면 그 고생에 대한 대가로 비트코인을 하나씩 일정한 시간마다 공급을 해 주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일정하게 공급이 되다 보니까 통화량 자체가 굉장히 제한이 되어 있고 또 암호 기술이 복잡하다 보니까 익명성이 보장됩니다. 이런 게 마치 화폐랑 비슷하다고 공감대가 모아지면서 누가 이것을 강제한 것도 아닌데 비트코인이 지금은 화폐와 비슷하게 흔히 말하는 유사화폐로 쓰이고 있습니다.
[윤준호] 화폐 기능 그것은 우리가 더 이야기하면 복잡해질 것 같고 매매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에서 이루어지고 국제시장에서는 어디에서 이루어집니까?
[김형주] 비트코인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특정한 발행 기관이 없다 보니까 공식적인 거래소는 없습니다. 대신 이것을 거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그것을 중개해 주는 노드라는 게 있는데요. 그게 일종의 거래소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여러 개가 존재하기도 하고 하나가 존재하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도 역시 몇 개가 있고 또 거래소들끼리 경쟁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 최근에는 미국에서 거래가 지금까지는 현물 기준으로만 이루어졌는데 이 거래를 선물 거래도 허용하겠다. 예를 들어 시카고 선물시장 같은 곳에서 공식화를 선언했고 그러면서 점차 제도권과 가까워지는 그런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윤준호] 제도권으로 들어왔군요, 미국에서는.
[김형주] 미국에서는 그런 셈입니다.
[윤준호]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어떻게 됩니까?
[김형주] 제가 방송하기 전에 조금 전에 찾아봤는데 7시 기준으로 1,894만 원입니다.
[윤준호] 1,894만 원. 얼마 전에 2,500만 원까지 갔다고 하던데 많이 떨어졌네요?
[김형주] 그게 지난주 가격이었고요. 지금까지 기록했던 가장 높은 가격이었는데 최근에만 이렇게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비트코인 가격은 좀 등락폭이 굉장히 컸습니다. 왜냐하면 공급되는 양은 제한되어 있는데 그것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대신 그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특정한 이슈나 이런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하루에 30%씩 등락을 거듭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윤준호] 이게 연초에 비해서는 무척이나 많이 올랐다면서요?
[김형주]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 그러니까 올 처음 시작할 때 952달러였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100만 원 조금 넘는 가격이었는데 그게 지난달 11월에 1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러니까 한 11달 걸려서 10배가 올랐고 그게 지난주에 2,500만 원으로 급등한 거니까 굉장히 비정상적인 급등 현상인 거죠.
[윤준호] 왜 이렇게 올랐느냐. 수요, 공급으로 이야기하면 그럴 것 같은데 물어보는 질문이 좀 둔한 질문 같아서.
[김형주] 왜 이렇게 수요가 늘었느냐, 아마 이렇게 질문을 바꿔보면 될 것 같은데요. 일단 과거에는 비트코인이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다고 알려지니까 아, 그렇다면 어차피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는 않겠구나라는 생각들이 모이면서 초창기에는 수요가 몰렸었는데요. 최근에 가격이 급등한 것은 아까 잠깐 언급했던 제도권 진입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미국에서 선물시장 거래가 이루어지면 선물 거래를 보증하기 위해서 시카고 선물시장이나 이런 것에 있어서 물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물량 확보를 위해서 돈이 많이 몰릴 테고 그러면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고 기대한 사람들이 한발 앞서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선물시장은 실제로 12월에 시작이 되는데 그것에 대한 기대를 갖고 사람들이 점점 한발씩, 한발씩 먼저 찾아보니까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이렇게 급등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이게 지금 우리나라로 좁혀서 다시 이야기를 풀어가볼게요. 지금 우리나라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가 전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 2%가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비트코인 거래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라면서요?
[김형주] 네, 그게 지금 문제입니다. 그럼 이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거래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느냐라고 질문을 바꿔서 해보면 비트코인은 법정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환율을 서로 중립화시킬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거래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심할 때는 20%씩 차이가 나거든요. 그래서 비트코인이 어느 나라 화폐로 거래됐느냐에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는데 보니까 원화로 거래되는 게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21%다. 그럼 결국 이게 한국에 있는 거래소들이 거래를 취급한다는 뜻이겠죠.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중국 때문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비트코인 거래를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사람들이 또 이런 투기성 자산을 굉장히 선호하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는 한국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이죠. 이게 지난 10월 정도까지의 가격 상승을 설명한다면 그 최근의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이 가격이 많이 오른다는 소문이 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소위 말하는 개미군단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주부라든지 직장인, 고등학생 이런 친구들이 몰려들면서 급증하고 있는 그런 추세입니다.
[윤준호] 200만 명 이상이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지금 방금 말씀해 주신 내용 중에 김 박사님께서 중국인들이 들어와서 원화 거래하는 비중은 얼마인지는 지금 알 수 없죠?
[김형주] 그건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까 우리나라가 21%다라는 것도 사실 조금 어폐가 있는 게 이게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실제로 이 사람이 한국 사람인지 중국 사람인지는 알 수가 없고 이게 원화 거래냐, 달러 거래냐, 엔화 거래냐 이것만 알 수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그 이전에도 한 번 이런 사례가 있습니다. 2008년인가요, 2009년인가요. 파생 상품 선물옵션거래 있지 않습니까? 한마디로 이번과 똑같은 투기성 거래인데요. 망하면 그냥 쫄딱 망하는. 그런데 그 선물옵션거래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한 적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한마디로 우리 국민들이 좀 투기적, 모험적 거래에 쉽게 빠져드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는데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김형주] 실제로 사회심리학자들 중에 그런 해석을 내놓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좀 과거에는 도박을 좋아했고 최근 젊은 세대는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지 않습니까? 온라인 게임 같은 거 나오면 거의 그 게임 1위는 한국 게이머들이 한다는 얘기도 많이 듣죠.
[윤준호] 그리고 외국에서도 게임을 출시하면 한국에서의 반응을 먼저 본다고 하잖아요,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김형주] 그렇습니다. 그래서 최근 고등학생들이 이것을 거래하는 것은 투기라는 생각보다는 온라인 게임할 때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머니를 거래하는 것과 좀 비슷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어떻게 보면 과감하기도 하고 진취적이기도 하고 그런 측면으로도 좋게 평가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김형주] 그렇죠. 그런 어떤 집중력이나 새로운 것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잘만 활용된다면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데에도 충분히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런데 미국에서는 선물시장으로 이것을 진입시켰지만 중국에서는 거래를 금지하고 있죠? 우리는 아직 불법은 아니죠?
[김형주] 예, 이것을 불법화하려고 시도를 하다가 그런데 공청회도 제대로 열리지 않고 갑론을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금지하기에는 쉽지만 그로 인한 피해도 굉장히 커질 수 있고 또 이게 새로운 산업을 일으킬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거든요. 그래서 금지가 능사는 아닌 것 같고 대신 이것을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냐. 이것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결국 금지라기보다는 규제 쪽으로 가는 방향 같은데 현재 그렇다면 이게 세금 부과 이건 어떤 방식으로 지금 이루어지고 있나요?
[김형주] 이게 익명성이 보장되고 또 정부가 이것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세금을 부과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비트코인 자체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기 어렵지만 비트코인을 매개로 한 자산 상품들이 많이 나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어떤 자산을 양도할 때 얻는 차익에 대해서 세금을 부과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에 대한 검토는 지금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윤준호] 우리나라는 그럼 현재 비트코인 규정을 이게 가상화폐라고 하는데 화폐로는 안 보고 뭐로 지금 보고 있나요?
[김형주] 거기에 대해서도 한국은행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대충 유사화폐 정도로 보고 있고 하지만 현실에서 즉, 실물시장에서는 이미 식당이라든지 온라인 거래에서 비트코인이 꽤 쓰이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마치 화폐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쿠폰 같은 것을 가지고 서비스나 상품을 거래하지 않습니까? 약간 그런 대안으로서 조금 쓰이는 그런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김 박사님께서 보실 때 비트코인의 가격의 전망이랄까 또는 비트코인 관련된 산업화라든가 전망 어떻게 보세요?
[김형주] 저는 지금 현재 비트코인은 아까 말씀하신 그런 투기적인 수요 때문에 조금 비정상적이지만 이런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현재도 이미 그렇지만 비트코인 자체보다는 비트코인에서 계속 파생되어 나오는 새로운 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들이 더 커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기술을 단순한 화폐로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을 다른 분야에 예를 들면 암호 기술이라든지 또는 거래 기술 이런 쪽으로까지 폭넓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윤준호] 우리 정부가 앞서 규제책을 거론 중이라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최근에 보면 김동연 부총리는 금융혁신의 한 방안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보는 것 같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거래소를 인가하거나 선물 거래 도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근절 규제 쪽으로 이렇게 의견을 내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어떤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면 좀 조화롭고 혁신적일 수 있을까요?
[김형주] 저도 지금 그 분야에 대해서는 정확히 잘 모르기 때문에 제 의견을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이 부분은 즉, 금융을 관리하는 입장과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 굉장히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래서 그 두 분도 서로 의견이 다르고요.
[김형주] 그래서 저는 오히려 그런 다른 게 좀 더 바람직한 현상 아닌가 생각이 되고 그 두 분 사이에 또는 그 두 주장들 사이에 계속 논의를 진행하면서 타협점을 찾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윤준호] 혹시 마지막으로 질문 드릴게요. 지금 외국 언론에서도 북한의 해킹에 대해서 많은 기사가 나오고 있거든요, 비트코인 해킹. 이 비트코인 이 부분에 대해 해킹 염려는 없습니까?
[김형주] 비트코인은 보안을 모든 참여자들이 나눠서 하는 그게 소위 말하는 블록체인 기술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그 자체는 해킹 우려가 없습니다. 다만 비트코인은 암호를 가지고 돈을 관리하거든요. 마치 지갑을 훔쳐가버리면 어쩔 수 없는 것처럼 그 암호가 유출되면 이제 그 돈은 자기 돈이 아니게 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좀 우려가 있고 그 부분은 계속해서 좀 새로운 기술들이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주] 고맙습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LG 경제연구원의 김형주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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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김형주 박사(LG 경제연구원)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중 원화가 21% 차지…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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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12-12 11:07:12
- 수정2017-12-12 11:07:33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2일(화요일)
□ 출연자 : 김형주 박사(LG 경제연구원)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중 원화가 21% 차지…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윤준호] 비트코인 광풍이 거셉니다. 외신들까지도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열기가 놀랍다’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직장인, 학생, 주부까지 200만 명 이상이 하루에 6조 원 이상을 사고판다고 합니다. 그 어떤 자산보다도 원금 손실 리스크가 큰 비트코인에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왜 이처럼 목을 매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유독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거센지 LG 경제연구원 김형주 박사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형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형주]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우리 청취자분들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혹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비트코인이라는 것이 우리가 가상화폐라고 이야기는 하는데 그거 정리하고 시작하시죠.
[김형주] 비트코인에 대해서 간단하게 표현한 말을 찾아보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암호화폐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더 어렵네요.
[김형주] 아마 청취자들이 들으시기에 더 어려울 텐데요. 비트코인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만 1시간 이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여러 가지 개념들이 섞여 있습니다. 일단 제일 앞에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일종의 암호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돈이라고 하는 게 그 신뢰성을 유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보통 중앙은행에서 화폐를 발행하고 그 화폐에 위조화폐가 섞이지 않도록 정부가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화폐 운용 방식인데요. 비트코인은 그런 중앙집권적인 기관도 없고 그것을 누군가 특정한 사람이 관리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을 여러 참여자들이 서로의 신뢰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이 돈의 가치를 지키는데 그것을 보증하는 암호 기술이 일종의 블록체인 기술이다라고 이해하시면 되겠고요. 쉽게 말해서 우리가 보통 비행기 탈 때 쓰는 마일리지라든지 이런 것과 비슷한 사적인 화폐입니다. 다만 그런 항공기 마일리지는 특정 회사가 보증을 해 준다면 이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서로 감시하고 서로서로 그 유통을 보증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윤준호] 최초로 누가 만들었습니까, 이 비트코인은?
[김형주] 이게 처음 나온 게 그 개념이 발표된 건 2008년인데요. 이게 실제로 공개된 것은 2009년 1월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을 만들어내는 알고리즘 소스를 처음 배포했고 이것을 가지고 돈을 만들어내는 것인데요. 과거에 우리가 금으로 된 돈을 보면 금이나 은을 광산에서 채굴을 하고 그것을 돈처럼 쓰자, 아닙니까? 그런 것처럼 비트코인이라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굉장히 복잡한 어떤 수학적인 문제를 풀면 그 고생에 대한 대가로 비트코인을 하나씩 일정한 시간마다 공급을 해 주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일정하게 공급이 되다 보니까 통화량 자체가 굉장히 제한이 되어 있고 또 암호 기술이 복잡하다 보니까 익명성이 보장됩니다. 이런 게 마치 화폐랑 비슷하다고 공감대가 모아지면서 누가 이것을 강제한 것도 아닌데 비트코인이 지금은 화폐와 비슷하게 흔히 말하는 유사화폐로 쓰이고 있습니다.
[윤준호] 화폐 기능 그것은 우리가 더 이야기하면 복잡해질 것 같고 매매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에서 이루어지고 국제시장에서는 어디에서 이루어집니까?
[김형주] 비트코인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특정한 발행 기관이 없다 보니까 공식적인 거래소는 없습니다. 대신 이것을 거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그것을 중개해 주는 노드라는 게 있는데요. 그게 일종의 거래소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여러 개가 존재하기도 하고 하나가 존재하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도 역시 몇 개가 있고 또 거래소들끼리 경쟁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 최근에는 미국에서 거래가 지금까지는 현물 기준으로만 이루어졌는데 이 거래를 선물 거래도 허용하겠다. 예를 들어 시카고 선물시장 같은 곳에서 공식화를 선언했고 그러면서 점차 제도권과 가까워지는 그런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윤준호] 제도권으로 들어왔군요, 미국에서는.
[김형주] 미국에서는 그런 셈입니다.
[윤준호]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어떻게 됩니까?
[김형주] 제가 방송하기 전에 조금 전에 찾아봤는데 7시 기준으로 1,894만 원입니다.
[윤준호] 1,894만 원. 얼마 전에 2,500만 원까지 갔다고 하던데 많이 떨어졌네요?
[김형주] 그게 지난주 가격이었고요. 지금까지 기록했던 가장 높은 가격이었는데 최근에만 이렇게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비트코인 가격은 좀 등락폭이 굉장히 컸습니다. 왜냐하면 공급되는 양은 제한되어 있는데 그것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대신 그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특정한 이슈나 이런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하루에 30%씩 등락을 거듭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윤준호] 이게 연초에 비해서는 무척이나 많이 올랐다면서요?
[김형주]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 그러니까 올 처음 시작할 때 952달러였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100만 원 조금 넘는 가격이었는데 그게 지난달 11월에 1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러니까 한 11달 걸려서 10배가 올랐고 그게 지난주에 2,500만 원으로 급등한 거니까 굉장히 비정상적인 급등 현상인 거죠.
[윤준호] 왜 이렇게 올랐느냐. 수요, 공급으로 이야기하면 그럴 것 같은데 물어보는 질문이 좀 둔한 질문 같아서.
[김형주] 왜 이렇게 수요가 늘었느냐, 아마 이렇게 질문을 바꿔보면 될 것 같은데요. 일단 과거에는 비트코인이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다고 알려지니까 아, 그렇다면 어차피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는 않겠구나라는 생각들이 모이면서 초창기에는 수요가 몰렸었는데요. 최근에 가격이 급등한 것은 아까 잠깐 언급했던 제도권 진입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미국에서 선물시장 거래가 이루어지면 선물 거래를 보증하기 위해서 시카고 선물시장이나 이런 것에 있어서 물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물량 확보를 위해서 돈이 많이 몰릴 테고 그러면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고 기대한 사람들이 한발 앞서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선물시장은 실제로 12월에 시작이 되는데 그것에 대한 기대를 갖고 사람들이 점점 한발씩, 한발씩 먼저 찾아보니까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이렇게 급등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이게 지금 우리나라로 좁혀서 다시 이야기를 풀어가볼게요. 지금 우리나라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가 전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 2%가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비트코인 거래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라면서요?
[김형주] 네, 그게 지금 문제입니다. 그럼 이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거래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느냐라고 질문을 바꿔서 해보면 비트코인은 법정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환율을 서로 중립화시킬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거래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심할 때는 20%씩 차이가 나거든요. 그래서 비트코인이 어느 나라 화폐로 거래됐느냐에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는데 보니까 원화로 거래되는 게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21%다. 그럼 결국 이게 한국에 있는 거래소들이 거래를 취급한다는 뜻이겠죠.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중국 때문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비트코인 거래를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사람들이 또 이런 투기성 자산을 굉장히 선호하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는 한국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이죠. 이게 지난 10월 정도까지의 가격 상승을 설명한다면 그 최근의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이 가격이 많이 오른다는 소문이 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소위 말하는 개미군단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주부라든지 직장인, 고등학생 이런 친구들이 몰려들면서 급증하고 있는 그런 추세입니다.
[윤준호] 200만 명 이상이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지금 방금 말씀해 주신 내용 중에 김 박사님께서 중국인들이 들어와서 원화 거래하는 비중은 얼마인지는 지금 알 수 없죠?
[김형주] 그건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까 우리나라가 21%다라는 것도 사실 조금 어폐가 있는 게 이게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실제로 이 사람이 한국 사람인지 중국 사람인지는 알 수가 없고 이게 원화 거래냐, 달러 거래냐, 엔화 거래냐 이것만 알 수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그 이전에도 한 번 이런 사례가 있습니다. 2008년인가요, 2009년인가요. 파생 상품 선물옵션거래 있지 않습니까? 한마디로 이번과 똑같은 투기성 거래인데요. 망하면 그냥 쫄딱 망하는. 그런데 그 선물옵션거래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한 적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한마디로 우리 국민들이 좀 투기적, 모험적 거래에 쉽게 빠져드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는데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김형주] 실제로 사회심리학자들 중에 그런 해석을 내놓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좀 과거에는 도박을 좋아했고 최근 젊은 세대는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지 않습니까? 온라인 게임 같은 거 나오면 거의 그 게임 1위는 한국 게이머들이 한다는 얘기도 많이 듣죠.
[윤준호] 그리고 외국에서도 게임을 출시하면 한국에서의 반응을 먼저 본다고 하잖아요,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김형주] 그렇습니다. 그래서 최근 고등학생들이 이것을 거래하는 것은 투기라는 생각보다는 온라인 게임할 때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머니를 거래하는 것과 좀 비슷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어떻게 보면 과감하기도 하고 진취적이기도 하고 그런 측면으로도 좋게 평가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김형주] 그렇죠. 그런 어떤 집중력이나 새로운 것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잘만 활용된다면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데에도 충분히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런데 미국에서는 선물시장으로 이것을 진입시켰지만 중국에서는 거래를 금지하고 있죠? 우리는 아직 불법은 아니죠?
[김형주] 예, 이것을 불법화하려고 시도를 하다가 그런데 공청회도 제대로 열리지 않고 갑론을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금지하기에는 쉽지만 그로 인한 피해도 굉장히 커질 수 있고 또 이게 새로운 산업을 일으킬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거든요. 그래서 금지가 능사는 아닌 것 같고 대신 이것을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냐. 이것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결국 금지라기보다는 규제 쪽으로 가는 방향 같은데 현재 그렇다면 이게 세금 부과 이건 어떤 방식으로 지금 이루어지고 있나요?
[김형주] 이게 익명성이 보장되고 또 정부가 이것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세금을 부과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비트코인 자체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기 어렵지만 비트코인을 매개로 한 자산 상품들이 많이 나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어떤 자산을 양도할 때 얻는 차익에 대해서 세금을 부과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에 대한 검토는 지금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윤준호] 우리나라는 그럼 현재 비트코인 규정을 이게 가상화폐라고 하는데 화폐로는 안 보고 뭐로 지금 보고 있나요?
[김형주] 거기에 대해서도 한국은행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대충 유사화폐 정도로 보고 있고 하지만 현실에서 즉, 실물시장에서는 이미 식당이라든지 온라인 거래에서 비트코인이 꽤 쓰이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마치 화폐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쿠폰 같은 것을 가지고 서비스나 상품을 거래하지 않습니까? 약간 그런 대안으로서 조금 쓰이는 그런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김 박사님께서 보실 때 비트코인의 가격의 전망이랄까 또는 비트코인 관련된 산업화라든가 전망 어떻게 보세요?
[김형주] 저는 지금 현재 비트코인은 아까 말씀하신 그런 투기적인 수요 때문에 조금 비정상적이지만 이런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현재도 이미 그렇지만 비트코인 자체보다는 비트코인에서 계속 파생되어 나오는 새로운 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들이 더 커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기술을 단순한 화폐로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을 다른 분야에 예를 들면 암호 기술이라든지 또는 거래 기술 이런 쪽으로까지 폭넓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윤준호] 우리 정부가 앞서 규제책을 거론 중이라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최근에 보면 김동연 부총리는 금융혁신의 한 방안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보는 것 같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거래소를 인가하거나 선물 거래 도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근절 규제 쪽으로 이렇게 의견을 내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어떤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면 좀 조화롭고 혁신적일 수 있을까요?
[김형주] 저도 지금 그 분야에 대해서는 정확히 잘 모르기 때문에 제 의견을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이 부분은 즉, 금융을 관리하는 입장과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 굉장히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래서 그 두 분도 서로 의견이 다르고요.
[김형주] 그래서 저는 오히려 그런 다른 게 좀 더 바람직한 현상 아닌가 생각이 되고 그 두 분 사이에 또는 그 두 주장들 사이에 계속 논의를 진행하면서 타협점을 찾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윤준호] 혹시 마지막으로 질문 드릴게요. 지금 외국 언론에서도 북한의 해킹에 대해서 많은 기사가 나오고 있거든요, 비트코인 해킹. 이 비트코인 이 부분에 대해 해킹 염려는 없습니까?
[김형주] 비트코인은 보안을 모든 참여자들이 나눠서 하는 그게 소위 말하는 블록체인 기술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그 자체는 해킹 우려가 없습니다. 다만 비트코인은 암호를 가지고 돈을 관리하거든요. 마치 지갑을 훔쳐가버리면 어쩔 수 없는 것처럼 그 암호가 유출되면 이제 그 돈은 자기 돈이 아니게 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좀 우려가 있고 그 부분은 계속해서 좀 새로운 기술들이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주] 고맙습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LG 경제연구원의 김형주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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