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리포트] 한 자녀 정책 때문에 버린 딸과 극적 재회

입력 2017.12.12 (20:36) 수정 2017.12.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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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으로 갓 태어난 둘째 딸을 버려야 했던 부모가 딸과 극적으로 재회했습니다.

양부모에게 남긴 편지 덕에 22년 만에 딸을 다시 만나게 된 이들의 사연이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미국 미시간 주에 사는 케이티 폴러 씨는 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돼 이곳에서 자랐습니다.

자신이 중국에서 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친부모가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녹취> 케이티 폴러 : "제가 어떻게 입양됐는지 궁금할 때도 있었지만, 이야기를 꺼낸 적은 없었어요."

지난해 갓 스물한 살이 됐을 무렵 폴러 씨는 양부모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물었습니다.

양부모는 폴러 씨에게 입양되기 전 친부모가 남긴 편지 한 통을 전해줬습니다.

편지에는 '가난과 사정으로 인해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며 '아이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 중국어로 적혀있었습니다.

폴러 씨는 지난 1995년 중국 항저우 시에 사는 쉬리다와 치엔펜셩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들 부부에게는 이미 딸 하나가 있었는데요.

중국 정부의 한 가구 한 자녀 산아제한 정책 때문에 부부는 둘째 딸인 폴러 씨를 계속 키울 수 없었습니다.

결국 부부는 태어난 지 3일 된 폴러 씨를 편지와 함께 야채 시장에 두고 왔습니다.

<녹취> 쉬리다(친아버지) : "제 마지막 기억은 아이의 울음소리였어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부부는 편지에 '10년 뒤나 20년 뒤 음력 7월 7일인 칠석에 항저우 서호의 한 다리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폴러 씨가 10살이 됐을 때 부부는 편지에 쓴 대로 다리 위에서 딸을 기다렸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양부모는 당시 10살밖에 안 된 딸에게 편지 내용을 알릴 수 없어 대신 다른 사람을 보냈지만, 서로 길이 엇갈렸기 때문입니다.

이후 폴러 씨의 친부모는 매년 칠석날이 되면 다리 위에서 딸을 기다렸고 이 사연이 중국 방송에도 소개돼 양부모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지만 폴러 씨가 아직 어리다며 만남을 양부모 측에서 거부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진실을 알게 된 폴러 씨는 한 중국인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도움으로 지난 8월 항저우 서호의 다리에서 친부모를 만났습니다.

<녹취> 치엔펜셩(친어머니) : "드디어 널 만나게 됐구나. 엄마가 정말 미안해."

딸을 22년 만에 만난 친어머니는 기쁨보다 죄책감이 더 커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폴러 씨는 중국어를 몰라 친부모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마음만은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폴러 씨는 중국에서 친부모와 함께 며칠을 보낸 후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녀는 친부모와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언젠가 양부모와 친부모가 함께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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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리포트] 한 자녀 정책 때문에 버린 딸과 극적 재회
    • 입력 2017-12-12 20:27:01
    • 수정2017-12-12 20:42:18
    글로벌24
<앵커 멘트>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으로 갓 태어난 둘째 딸을 버려야 했던 부모가 딸과 극적으로 재회했습니다.

양부모에게 남긴 편지 덕에 22년 만에 딸을 다시 만나게 된 이들의 사연이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미국 미시간 주에 사는 케이티 폴러 씨는 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돼 이곳에서 자랐습니다.

자신이 중국에서 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친부모가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녹취> 케이티 폴러 : "제가 어떻게 입양됐는지 궁금할 때도 있었지만, 이야기를 꺼낸 적은 없었어요."

지난해 갓 스물한 살이 됐을 무렵 폴러 씨는 양부모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물었습니다.

양부모는 폴러 씨에게 입양되기 전 친부모가 남긴 편지 한 통을 전해줬습니다.

편지에는 '가난과 사정으로 인해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며 '아이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 중국어로 적혀있었습니다.

폴러 씨는 지난 1995년 중국 항저우 시에 사는 쉬리다와 치엔펜셩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들 부부에게는 이미 딸 하나가 있었는데요.

중국 정부의 한 가구 한 자녀 산아제한 정책 때문에 부부는 둘째 딸인 폴러 씨를 계속 키울 수 없었습니다.

결국 부부는 태어난 지 3일 된 폴러 씨를 편지와 함께 야채 시장에 두고 왔습니다.

<녹취> 쉬리다(친아버지) : "제 마지막 기억은 아이의 울음소리였어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부부는 편지에 '10년 뒤나 20년 뒤 음력 7월 7일인 칠석에 항저우 서호의 한 다리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폴러 씨가 10살이 됐을 때 부부는 편지에 쓴 대로 다리 위에서 딸을 기다렸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양부모는 당시 10살밖에 안 된 딸에게 편지 내용을 알릴 수 없어 대신 다른 사람을 보냈지만, 서로 길이 엇갈렸기 때문입니다.

이후 폴러 씨의 친부모는 매년 칠석날이 되면 다리 위에서 딸을 기다렸고 이 사연이 중국 방송에도 소개돼 양부모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지만 폴러 씨가 아직 어리다며 만남을 양부모 측에서 거부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진실을 알게 된 폴러 씨는 한 중국인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도움으로 지난 8월 항저우 서호의 다리에서 친부모를 만났습니다.

<녹취> 치엔펜셩(친어머니) : "드디어 널 만나게 됐구나. 엄마가 정말 미안해."

딸을 22년 만에 만난 친어머니는 기쁨보다 죄책감이 더 커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폴러 씨는 중국어를 몰라 친부모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마음만은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폴러 씨는 중국에서 친부모와 함께 며칠을 보낸 후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녀는 친부모와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언젠가 양부모와 친부모가 함께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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