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부리토 이모의 꿈

입력 2017.12.16 (08:20) 수정 2017.12.1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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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혹시 부리토라는 음식, 드셔보셨습니까?

멕시코 음식인데, 우리의 전병과 비슷합니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도 즐겨 찾는 이 부리토로 정착의 기반을 닦고 다른 이들을 돕겠다는 꿈까지 키워가고 있는 탈북 여성이 있습니다.

어떤 분인지 궁금하시죠?

정은지 리포터가 안내해드립니다.

<리포트>

세종시의 한 대학 캠퍼스.

<녹취> "친구야 이모가 지금 거의 도착했는데 나오면 안될까요?"

공부하느라 바쁜 와중에 학생들이 자주 찾는 음식이 있습니다.

<인터뷰> 전동건(고려대 1학년) : "친구들끼리 그냥 같이 점심 먹으려고 저희가 즐겨 찾는 데기도 해서...일주일에 2~3번 정도?"

멕시코 전통음식인 부리토인데요.

<녹취> "부리토 왔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부리토 이모님으로 통하는 이분은 탈북민 이영희 씨입니다.

<인터뷰> 김지훈(고려대 1학년) : "수업 때문에 시간이 늦어 가지고 한 끼 때우려고 시켰어요. 원래 부리토 좋아해서 자주 먹는데 한번 먹으니까 여기만 시켜먹게 되더라고요."

멕시코 전통 음식인 이 부리토를 공부하느라 바쁘고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이 자주 찾고 있는데요.

이 작은 부리토에는 탈북민 이영희 씨 가족의 험난한 정착 과정과 꿈, 그리고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궁금하시죠?

이곳은 이영희 씨의 가게입니다.

이영희씨가 아침 일찍부터 각종 재료 준비부터 요리, 배달까지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희(탈북민) : "고기가 일주일에 200(kg)정도가 나가요. 고기만... (계속 혼자 하시는데 왜 자꾸 직원 없이 혼자 하세요?) 제가 배고픈 사장이라서, 아직까지는 제가 해야 됩니다."

이 많은 양이 다 팔릴까 싶지만, 점심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손님들이 몰려들었는데요.

<인터뷰> 강창우(고려대 2학년) : "한 끼 식사로 딱이어서 제가 또 운동하는 체대생인데 또 저녁에 또 운동할 때 든든하게 운동할 수 있어서 딱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부리토는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밀가루로 만든 토르티야에 치즈, 밥, 각종 채소와 고기, 소스를 얹어 네모 모양으로 구워내면 영희 씨표 부리토가 완성됩니다.

양도 정말 푸짐하죠?

<인터뷰> 이영희(탈북민) : "학생들이라 5천원 미만에 가지고 와서 풍족하게 드실 수 있고 그 다음에 연인도 있고 또 친구도 있잖아요... 그런데 하루에 3~4번 먹는 친구들은 저도 이해가 안가요. 먹을 것 같아요."

조카 같은 단골 챙기기에 끊임없는 새 메뉴 개발은 성공 영업의 비결!

현재 직영점을 4곳이나 운영할 정도로 성과도 거뒀습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 그동안 그녀가 흘린 땀과 눈물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2003년 삼남매를 데리고 한국에 첫 발을 디딘 영희 씨.

병원 미화원, 마트 직원 등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케밥에 이어 부리토 가게를 열게 됐는데요.

그 사이, 갑상선 암에 걸렸고 애써 모은 돈을 사기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이영희(탈북민) : "제가 한 6천만 원을 사기를 당하고 다시 지금 일어서고 있습니다. 제가 좀 뭐 쿨 한지는 모르겠는데 어차피 내 돈이 아니었구나..."

하지만 영희 씨는 다시 일어섰습니다.

창업 교육을 꾸준히 받으며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저소득층에게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사회적 금융을 통해 1,500만원의 저리 대출과 함께 정기적인 창업 컨설팅도 받았습니다.

<인터뷰> 임종철(‘신나는 조합’ 전문위원) : "재료라든지 이런 것도 그냥 돈 잠깐 벌기 위해서 이렇게 속인다든지 이런 게 아니고 아주 정상적으로 가격도 받을 거 다 받아요.. 참 멋지다고 생각해요. 우리 영희 씨는 잘 살아야 돼요. 그만한 권리가 있습니다."

영희 씨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가족!

짬 날 때 마다 근처 신규 매장을 맡고 있는 막내 딸을 도우러 출동하곤 합니다.

딸은 그런 엄마가 존경스럽습니다.

<인터뷰> 박은경(이영희 씨 딸) : "항상 나가서 일하시고 아침 나가시면 저녁에 들어오시고 늘 그런 거 봤는데 어릴 때 그런 거에 대해서 불만이 있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어떻게 보면 대단한 거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되게 존경스럽고..."

외형적인 성공보다는 모범이 되는 어머니로서 자녀들에게 존경받고 싶다는 이영희 씨.

한결같은 그 마음이 지금과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는데요.

그녀의 정착 과정을 보며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출출할 때는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오전 열한시부터 밤 열두시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영희 씨네 가게.

<인터뷰> 강창우(고려대 2학년) : "또 생각나서 또 찾아 왔습니다. 저녁 식사로 먹으려고 왔습니다."

처음엔 다소 투박하게 들리던 그녀의 말투.

하지만 진심이 통한 걸까요?

이제는 학생들에게도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인터뷰> 권두나(아르바이트생/대학생) : "말투도 세시고 억양도 세셔서 맨 처음에는 무슨 말만 하셔도 ‘어? 나 혼나는 건가?’살짝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까 그것도 아니고 원래 말투가 살짝 그러신 거여서 선입견은 이제 사라진 것 같아요. "

학생들이 믿고 사준 부리토로 삼남매를 키워낸 영희 씨에겐 작지만 소중한 꿈이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희(탈북민) : "젊은 청년들이 실업 청년들이 많잖아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해서 교육을 시켜서 터전을 마련하는 그런 부분에 저는 기여를 하고 싶어요."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탈북을 했고,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는 이영희 씨.

이제는 더 많은 젊은이들의 미래를 열어주고 싶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작은 부리토에 담긴 그녀의 커다란 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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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부리토 이모의 꿈
    • 입력 2017-12-16 08:23:54
    • 수정2017-12-16 08: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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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혹시 부리토라는 음식, 드셔보셨습니까?

멕시코 음식인데, 우리의 전병과 비슷합니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도 즐겨 찾는 이 부리토로 정착의 기반을 닦고 다른 이들을 돕겠다는 꿈까지 키워가고 있는 탈북 여성이 있습니다.

어떤 분인지 궁금하시죠?

정은지 리포터가 안내해드립니다.

<리포트>

세종시의 한 대학 캠퍼스.

<녹취> "친구야 이모가 지금 거의 도착했는데 나오면 안될까요?"

공부하느라 바쁜 와중에 학생들이 자주 찾는 음식이 있습니다.

<인터뷰> 전동건(고려대 1학년) : "친구들끼리 그냥 같이 점심 먹으려고 저희가 즐겨 찾는 데기도 해서...일주일에 2~3번 정도?"

멕시코 전통음식인 부리토인데요.

<녹취> "부리토 왔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부리토 이모님으로 통하는 이분은 탈북민 이영희 씨입니다.

<인터뷰> 김지훈(고려대 1학년) : "수업 때문에 시간이 늦어 가지고 한 끼 때우려고 시켰어요. 원래 부리토 좋아해서 자주 먹는데 한번 먹으니까 여기만 시켜먹게 되더라고요."

멕시코 전통 음식인 이 부리토를 공부하느라 바쁘고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이 자주 찾고 있는데요.

이 작은 부리토에는 탈북민 이영희 씨 가족의 험난한 정착 과정과 꿈, 그리고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궁금하시죠?

이곳은 이영희 씨의 가게입니다.

이영희씨가 아침 일찍부터 각종 재료 준비부터 요리, 배달까지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희(탈북민) : "고기가 일주일에 200(kg)정도가 나가요. 고기만... (계속 혼자 하시는데 왜 자꾸 직원 없이 혼자 하세요?) 제가 배고픈 사장이라서, 아직까지는 제가 해야 됩니다."

이 많은 양이 다 팔릴까 싶지만, 점심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손님들이 몰려들었는데요.

<인터뷰> 강창우(고려대 2학년) : "한 끼 식사로 딱이어서 제가 또 운동하는 체대생인데 또 저녁에 또 운동할 때 든든하게 운동할 수 있어서 딱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부리토는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밀가루로 만든 토르티야에 치즈, 밥, 각종 채소와 고기, 소스를 얹어 네모 모양으로 구워내면 영희 씨표 부리토가 완성됩니다.

양도 정말 푸짐하죠?

<인터뷰> 이영희(탈북민) : "학생들이라 5천원 미만에 가지고 와서 풍족하게 드실 수 있고 그 다음에 연인도 있고 또 친구도 있잖아요... 그런데 하루에 3~4번 먹는 친구들은 저도 이해가 안가요. 먹을 것 같아요."

조카 같은 단골 챙기기에 끊임없는 새 메뉴 개발은 성공 영업의 비결!

현재 직영점을 4곳이나 운영할 정도로 성과도 거뒀습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 그동안 그녀가 흘린 땀과 눈물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2003년 삼남매를 데리고 한국에 첫 발을 디딘 영희 씨.

병원 미화원, 마트 직원 등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케밥에 이어 부리토 가게를 열게 됐는데요.

그 사이, 갑상선 암에 걸렸고 애써 모은 돈을 사기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이영희(탈북민) : "제가 한 6천만 원을 사기를 당하고 다시 지금 일어서고 있습니다. 제가 좀 뭐 쿨 한지는 모르겠는데 어차피 내 돈이 아니었구나..."

하지만 영희 씨는 다시 일어섰습니다.

창업 교육을 꾸준히 받으며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저소득층에게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사회적 금융을 통해 1,500만원의 저리 대출과 함께 정기적인 창업 컨설팅도 받았습니다.

<인터뷰> 임종철(‘신나는 조합’ 전문위원) : "재료라든지 이런 것도 그냥 돈 잠깐 벌기 위해서 이렇게 속인다든지 이런 게 아니고 아주 정상적으로 가격도 받을 거 다 받아요.. 참 멋지다고 생각해요. 우리 영희 씨는 잘 살아야 돼요. 그만한 권리가 있습니다."

영희 씨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가족!

짬 날 때 마다 근처 신규 매장을 맡고 있는 막내 딸을 도우러 출동하곤 합니다.

딸은 그런 엄마가 존경스럽습니다.

<인터뷰> 박은경(이영희 씨 딸) : "항상 나가서 일하시고 아침 나가시면 저녁에 들어오시고 늘 그런 거 봤는데 어릴 때 그런 거에 대해서 불만이 있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어떻게 보면 대단한 거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되게 존경스럽고..."

외형적인 성공보다는 모범이 되는 어머니로서 자녀들에게 존경받고 싶다는 이영희 씨.

한결같은 그 마음이 지금과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는데요.

그녀의 정착 과정을 보며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출출할 때는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오전 열한시부터 밤 열두시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영희 씨네 가게.

<인터뷰> 강창우(고려대 2학년) : "또 생각나서 또 찾아 왔습니다. 저녁 식사로 먹으려고 왔습니다."

처음엔 다소 투박하게 들리던 그녀의 말투.

하지만 진심이 통한 걸까요?

이제는 학생들에게도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인터뷰> 권두나(아르바이트생/대학생) : "말투도 세시고 억양도 세셔서 맨 처음에는 무슨 말만 하셔도 ‘어? 나 혼나는 건가?’살짝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까 그것도 아니고 원래 말투가 살짝 그러신 거여서 선입견은 이제 사라진 것 같아요. "

학생들이 믿고 사준 부리토로 삼남매를 키워낸 영희 씨에겐 작지만 소중한 꿈이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희(탈북민) : "젊은 청년들이 실업 청년들이 많잖아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해서 교육을 시켜서 터전을 마련하는 그런 부분에 저는 기여를 하고 싶어요."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탈북을 했고,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는 이영희 씨.

이제는 더 많은 젊은이들의 미래를 열어주고 싶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작은 부리토에 담긴 그녀의 커다란 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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