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리포트] 높은 약값에 허덕이는 캐나다 국민들

입력 2017.12.28 (20:37) 수정 2017.12.2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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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캐나다는 약값이 비싸기로 악명 높은 국가 중 하나죠.

약값이 너무 비싸 처방받은 약을 포기하는 환자들까지 속출하면서 비싼 약값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사는 샤론 데니스 씨는 지난 2001년 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지금까지 매일 처방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데니스 씨는 은퇴한 기술자로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수년간 비싼 약값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2년 전 담당의가 새로 처방해 준 약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싼 약이었던 겁니다.

<녹취> 샤론 데니스 : "약사가 한 달 치 약값이 433만 원이라는 거예요. 정말 놀랐어요."

담당의에게 약값이 비싸다는 말을 듣지 못한 데니스 씨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4개월간 해당 약을 사 먹지 못했습니다.

<녹취> 샤론 데니스 : "약을 먹지 못해서 잠도 안 오고 걱정만 됐어요."

마사지 치료사인 하이디 바우어 씨는 5년 전 유방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건강보험에 가입돼있지 않았던 바우어 씨는 유방암 치료 약을 사기 위해 항암 치료를 받으며 일을 해야 했습니다.

<녹취> 하이디 바우어 :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다시 일을 해야 했어요."

이들처럼 캐나다에서는 비싼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 여론조사에서 캐나다 국민 5명 중 1명이 비싼 약값 문제로 본인이나 가족이 약을 먹지 않았다고 응답했습니다.

OECD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지난 2015년 기준 캐나다 국민들이 부담한 약값은 1인당 807달러, 우리 돈 86만 원에 달했는데요.

미국과 스위스에 이어 약값 부담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약값이 최근 수년 새 오른 탓도 있지만, 의사들이 약값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약 처방을 해서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저렴한 약 대신 일부러 값비싼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녹취> 바바라 민치스(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의약품정책 박사) : "제약회사로부터 많은 정보를 받는 의사들은 좀 더 비싸고, 유명 상표의 약을 처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정의학과 의사인 아이리스 고어핑클 박사는 온타리오주 정부에 의사들의 처방전 전산 시스템에 약값을 표시하도록 하자는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처방전 전산 시스템에 약값이 표시되면 가격 수준에 따라 처방 약을 고를 수 있어 환자들이 대체 가능한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취> 아이리스 고어핑클(가정의학과 의사) : "작은 아이디어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 낼 겁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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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12-28 20:45:09
    글로벌24
<앵커 멘트>

캐나다는 약값이 비싸기로 악명 높은 국가 중 하나죠.

약값이 너무 비싸 처방받은 약을 포기하는 환자들까지 속출하면서 비싼 약값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사는 샤론 데니스 씨는 지난 2001년 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지금까지 매일 처방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데니스 씨는 은퇴한 기술자로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수년간 비싼 약값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2년 전 담당의가 새로 처방해 준 약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싼 약이었던 겁니다.

<녹취> 샤론 데니스 : "약사가 한 달 치 약값이 433만 원이라는 거예요. 정말 놀랐어요."

담당의에게 약값이 비싸다는 말을 듣지 못한 데니스 씨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4개월간 해당 약을 사 먹지 못했습니다.

<녹취> 샤론 데니스 : "약을 먹지 못해서 잠도 안 오고 걱정만 됐어요."

마사지 치료사인 하이디 바우어 씨는 5년 전 유방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건강보험에 가입돼있지 않았던 바우어 씨는 유방암 치료 약을 사기 위해 항암 치료를 받으며 일을 해야 했습니다.

<녹취> 하이디 바우어 :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다시 일을 해야 했어요."

이들처럼 캐나다에서는 비싼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 여론조사에서 캐나다 국민 5명 중 1명이 비싼 약값 문제로 본인이나 가족이 약을 먹지 않았다고 응답했습니다.

OECD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지난 2015년 기준 캐나다 국민들이 부담한 약값은 1인당 807달러, 우리 돈 86만 원에 달했는데요.

미국과 스위스에 이어 약값 부담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약값이 최근 수년 새 오른 탓도 있지만, 의사들이 약값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약 처방을 해서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저렴한 약 대신 일부러 값비싼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녹취> 바바라 민치스(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의약품정책 박사) : "제약회사로부터 많은 정보를 받는 의사들은 좀 더 비싸고, 유명 상표의 약을 처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정의학과 의사인 아이리스 고어핑클 박사는 온타리오주 정부에 의사들의 처방전 전산 시스템에 약값을 표시하도록 하자는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처방전 전산 시스템에 약값이 표시되면 가격 수준에 따라 처방 약을 고를 수 있어 환자들이 대체 가능한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취> 아이리스 고어핑클(가정의학과 의사) : "작은 아이디어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 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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