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조국에 영광을’…푸른 눈 태극전사들
입력 2018.01.09 (07:15)
수정 2018.01.0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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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한국이 특별초청 형식으로 참가한 이 대회에는 세계 톱클래스 국가들이 거의 빠짐없이 참가했다.
세계 랭킹 21위에 불과한 한국이 이 대회에서 맞붙은 상대는 1위인 캐나다를 비롯해 핀란드(4위), 스웨덴(3위)까지 하나같이 강팀이었다.
두자릿수 패배만 면해도 잘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으나, 한국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은 비록 3경기 모두 패했지만, 캐나다(2-4패), 핀란드(1-4패), 스웨덴(1-5패)을 상대로 모두 한 차례씩 리드를 잡는 선전을 펼쳤다.
특히 골리 맷 달튼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달튼은 3경기에서 155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143개를 막아내며 세이브 성공률 92.3%를 기록하는 경이적인 선방쇼로 대표팀의 선전을 뒷받침했다.
캐나다 출신의 귀화 선수인 달튼의 한국 이름은 '한라성'. '한국의 골문을 막는 철옹성이 되어 달라'는 뜻이 담겼다.
달튼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뛸 귀화 선수는 한국 선수단 150여 명 중 19명에 이른다.
한국 역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 여자 쇼트트랙의 공상정이 유일한 귀화 화교 선수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특히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아이스하키는 귀화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전체 귀화 선수 19명 중 11명이 아이스하키 태극전사(남자 7명, 여자 4명)들이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귀화 선수가 합류한 이후 경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동네북'이었던 한국은 2014년 7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스탠리컵을 2차례 들어 올린 백지선 감독의 부임과 맞물려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6년 4월 일본을 34년 만에 격파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 티켓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23명의 올림픽 엔트리 중 4명을 귀화 선수로 채웠다. 이들 4명(박은정, 임진경, 박윤정, 랜디 희수 그리핀)은 모두 한국계다.
귀화 선수를 통해 전력의 빈틈을 채운 한국은 작년 4월 세계선수권 4부 리그에서 5전 전승 우승을 거두며 평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이스하키 외에는 바이애슬론이 4명으로 많고, 스키(2명), 피겨(1명), 루지(1명)가 뒤를 잇는다.
국적별로는 캐나다(8명), 미국(5명), 러시아(4명), 노르웨이(1명), 독일(1명) 순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은 남자 선수 2명(티모페이 랍신,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벳츠)과 여자 선수 2명(에카테리나 아바쿠모바, 안나 프롤리나)이 평창을 겨냥해 한국 국적을 획득했다.
이중 통산 6차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랍신은 전성기 컨디션이라면 동메달 획득까지 기대할만하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 미국 입양아 출신인 이미현은 스키 종목에서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아이스댄스의 알렉산더 겜린과 민유라는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무대를 빛낸다.
둘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며 한국 대표로는 16년 만에 평창 올림픽 자력 출전권을 따냈다.
미국 보스턴 태생인 겜린과 재미교포인 민유라는 평창에서 한복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누워서 썰매를 타는 루지에서는 세계 최강 독일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아일렌 프리슈를 내세워 입상에 도전한다.
우리나라는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총 53개(금 26, 은 17, 동 10개) 땄다. 모두 빙상 종목(스피드, 피겨, 쇼트트랙)에서만 메달이 나왔다.
한국이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기존 메달 종목은 물론 다른 종목에서도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귀화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물론 이들 귀화 선수를 못마땅해 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돈으로 성적을 사려 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스포츠 무대에서 순혈주의는 이미 사라지고 나라·인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다.
러시아에서도 한국 국적을 버리고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보는 눈이 처음에는 곱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안현수는 러시아 국가대표로 출전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하며 러시아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한국이 특별초청 형식으로 참가한 이 대회에는 세계 톱클래스 국가들이 거의 빠짐없이 참가했다.
세계 랭킹 21위에 불과한 한국이 이 대회에서 맞붙은 상대는 1위인 캐나다를 비롯해 핀란드(4위), 스웨덴(3위)까지 하나같이 강팀이었다.
두자릿수 패배만 면해도 잘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으나, 한국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은 비록 3경기 모두 패했지만, 캐나다(2-4패), 핀란드(1-4패), 스웨덴(1-5패)을 상대로 모두 한 차례씩 리드를 잡는 선전을 펼쳤다.
특히 골리 맷 달튼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달튼은 3경기에서 155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143개를 막아내며 세이브 성공률 92.3%를 기록하는 경이적인 선방쇼로 대표팀의 선전을 뒷받침했다.
캐나다 출신의 귀화 선수인 달튼의 한국 이름은 '한라성'. '한국의 골문을 막는 철옹성이 되어 달라'는 뜻이 담겼다.
달튼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뛸 귀화 선수는 한국 선수단 150여 명 중 19명에 이른다.
한국 역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 여자 쇼트트랙의 공상정이 유일한 귀화 화교 선수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특히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아이스하키는 귀화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전체 귀화 선수 19명 중 11명이 아이스하키 태극전사(남자 7명, 여자 4명)들이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귀화 선수가 합류한 이후 경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동네북'이었던 한국은 2014년 7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스탠리컵을 2차례 들어 올린 백지선 감독의 부임과 맞물려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6년 4월 일본을 34년 만에 격파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 티켓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23명의 올림픽 엔트리 중 4명을 귀화 선수로 채웠다. 이들 4명(박은정, 임진경, 박윤정, 랜디 희수 그리핀)은 모두 한국계다.
귀화 선수를 통해 전력의 빈틈을 채운 한국은 작년 4월 세계선수권 4부 리그에서 5전 전승 우승을 거두며 평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이스하키 외에는 바이애슬론이 4명으로 많고, 스키(2명), 피겨(1명), 루지(1명)가 뒤를 잇는다.
국적별로는 캐나다(8명), 미국(5명), 러시아(4명), 노르웨이(1명), 독일(1명) 순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은 남자 선수 2명(티모페이 랍신,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벳츠)과 여자 선수 2명(에카테리나 아바쿠모바, 안나 프롤리나)이 평창을 겨냥해 한국 국적을 획득했다.
이중 통산 6차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랍신은 전성기 컨디션이라면 동메달 획득까지 기대할만하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 미국 입양아 출신인 이미현은 스키 종목에서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아이스댄스의 알렉산더 겜린과 민유라는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무대를 빛낸다.
둘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며 한국 대표로는 16년 만에 평창 올림픽 자력 출전권을 따냈다.
미국 보스턴 태생인 겜린과 재미교포인 민유라는 평창에서 한복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누워서 썰매를 타는 루지에서는 세계 최강 독일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아일렌 프리슈를 내세워 입상에 도전한다.
우리나라는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총 53개(금 26, 은 17, 동 10개) 땄다. 모두 빙상 종목(스피드, 피겨, 쇼트트랙)에서만 메달이 나왔다.
한국이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기존 메달 종목은 물론 다른 종목에서도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귀화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물론 이들 귀화 선수를 못마땅해 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돈으로 성적을 사려 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스포츠 무대에서 순혈주의는 이미 사라지고 나라·인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다.
러시아에서도 한국 국적을 버리고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보는 눈이 처음에는 곱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안현수는 러시아 국가대표로 출전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하며 러시아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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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8-01-09 09:14:15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한국이 특별초청 형식으로 참가한 이 대회에는 세계 톱클래스 국가들이 거의 빠짐없이 참가했다.
세계 랭킹 21위에 불과한 한국이 이 대회에서 맞붙은 상대는 1위인 캐나다를 비롯해 핀란드(4위), 스웨덴(3위)까지 하나같이 강팀이었다.
두자릿수 패배만 면해도 잘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으나, 한국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은 비록 3경기 모두 패했지만, 캐나다(2-4패), 핀란드(1-4패), 스웨덴(1-5패)을 상대로 모두 한 차례씩 리드를 잡는 선전을 펼쳤다.
특히 골리 맷 달튼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달튼은 3경기에서 155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143개를 막아내며 세이브 성공률 92.3%를 기록하는 경이적인 선방쇼로 대표팀의 선전을 뒷받침했다.
캐나다 출신의 귀화 선수인 달튼의 한국 이름은 '한라성'. '한국의 골문을 막는 철옹성이 되어 달라'는 뜻이 담겼다.
달튼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뛸 귀화 선수는 한국 선수단 150여 명 중 19명에 이른다.
한국 역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 여자 쇼트트랙의 공상정이 유일한 귀화 화교 선수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특히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아이스하키는 귀화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전체 귀화 선수 19명 중 11명이 아이스하키 태극전사(남자 7명, 여자 4명)들이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귀화 선수가 합류한 이후 경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동네북'이었던 한국은 2014년 7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스탠리컵을 2차례 들어 올린 백지선 감독의 부임과 맞물려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6년 4월 일본을 34년 만에 격파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 티켓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23명의 올림픽 엔트리 중 4명을 귀화 선수로 채웠다. 이들 4명(박은정, 임진경, 박윤정, 랜디 희수 그리핀)은 모두 한국계다.
귀화 선수를 통해 전력의 빈틈을 채운 한국은 작년 4월 세계선수권 4부 리그에서 5전 전승 우승을 거두며 평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이스하키 외에는 바이애슬론이 4명으로 많고, 스키(2명), 피겨(1명), 루지(1명)가 뒤를 잇는다.
국적별로는 캐나다(8명), 미국(5명), 러시아(4명), 노르웨이(1명), 독일(1명) 순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은 남자 선수 2명(티모페이 랍신,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벳츠)과 여자 선수 2명(에카테리나 아바쿠모바, 안나 프롤리나)이 평창을 겨냥해 한국 국적을 획득했다.
이중 통산 6차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랍신은 전성기 컨디션이라면 동메달 획득까지 기대할만하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 미국 입양아 출신인 이미현은 스키 종목에서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아이스댄스의 알렉산더 겜린과 민유라는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무대를 빛낸다.
둘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며 한국 대표로는 16년 만에 평창 올림픽 자력 출전권을 따냈다.
미국 보스턴 태생인 겜린과 재미교포인 민유라는 평창에서 한복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누워서 썰매를 타는 루지에서는 세계 최강 독일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아일렌 프리슈를 내세워 입상에 도전한다.
우리나라는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총 53개(금 26, 은 17, 동 10개) 땄다. 모두 빙상 종목(스피드, 피겨, 쇼트트랙)에서만 메달이 나왔다.
한국이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기존 메달 종목은 물론 다른 종목에서도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귀화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물론 이들 귀화 선수를 못마땅해 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돈으로 성적을 사려 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스포츠 무대에서 순혈주의는 이미 사라지고 나라·인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다.
러시아에서도 한국 국적을 버리고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보는 눈이 처음에는 곱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안현수는 러시아 국가대표로 출전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하며 러시아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한국이 특별초청 형식으로 참가한 이 대회에는 세계 톱클래스 국가들이 거의 빠짐없이 참가했다.
세계 랭킹 21위에 불과한 한국이 이 대회에서 맞붙은 상대는 1위인 캐나다를 비롯해 핀란드(4위), 스웨덴(3위)까지 하나같이 강팀이었다.
두자릿수 패배만 면해도 잘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으나, 한국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은 비록 3경기 모두 패했지만, 캐나다(2-4패), 핀란드(1-4패), 스웨덴(1-5패)을 상대로 모두 한 차례씩 리드를 잡는 선전을 펼쳤다.
특히 골리 맷 달튼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달튼은 3경기에서 155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143개를 막아내며 세이브 성공률 92.3%를 기록하는 경이적인 선방쇼로 대표팀의 선전을 뒷받침했다.
캐나다 출신의 귀화 선수인 달튼의 한국 이름은 '한라성'. '한국의 골문을 막는 철옹성이 되어 달라'는 뜻이 담겼다.
달튼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뛸 귀화 선수는 한국 선수단 150여 명 중 19명에 이른다.
한국 역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 여자 쇼트트랙의 공상정이 유일한 귀화 화교 선수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특히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아이스하키는 귀화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전체 귀화 선수 19명 중 11명이 아이스하키 태극전사(남자 7명, 여자 4명)들이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귀화 선수가 합류한 이후 경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동네북'이었던 한국은 2014년 7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스탠리컵을 2차례 들어 올린 백지선 감독의 부임과 맞물려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6년 4월 일본을 34년 만에 격파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 티켓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23명의 올림픽 엔트리 중 4명을 귀화 선수로 채웠다. 이들 4명(박은정, 임진경, 박윤정, 랜디 희수 그리핀)은 모두 한국계다.
귀화 선수를 통해 전력의 빈틈을 채운 한국은 작년 4월 세계선수권 4부 리그에서 5전 전승 우승을 거두며 평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이스하키 외에는 바이애슬론이 4명으로 많고, 스키(2명), 피겨(1명), 루지(1명)가 뒤를 잇는다.
국적별로는 캐나다(8명), 미국(5명), 러시아(4명), 노르웨이(1명), 독일(1명) 순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은 남자 선수 2명(티모페이 랍신,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벳츠)과 여자 선수 2명(에카테리나 아바쿠모바, 안나 프롤리나)이 평창을 겨냥해 한국 국적을 획득했다.
이중 통산 6차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랍신은 전성기 컨디션이라면 동메달 획득까지 기대할만하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 미국 입양아 출신인 이미현은 스키 종목에서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아이스댄스의 알렉산더 겜린과 민유라는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무대를 빛낸다.
둘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며 한국 대표로는 16년 만에 평창 올림픽 자력 출전권을 따냈다.
미국 보스턴 태생인 겜린과 재미교포인 민유라는 평창에서 한복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누워서 썰매를 타는 루지에서는 세계 최강 독일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아일렌 프리슈를 내세워 입상에 도전한다.
우리나라는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총 53개(금 26, 은 17, 동 10개) 땄다. 모두 빙상 종목(스피드, 피겨, 쇼트트랙)에서만 메달이 나왔다.
한국이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기존 메달 종목은 물론 다른 종목에서도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귀화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물론 이들 귀화 선수를 못마땅해 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돈으로 성적을 사려 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스포츠 무대에서 순혈주의는 이미 사라지고 나라·인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다.
러시아에서도 한국 국적을 버리고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보는 눈이 처음에는 곱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안현수는 러시아 국가대표로 출전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하며 러시아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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