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대부’ 황병기 잠들다…전통·파격 넘나든 명인

입력 2018.01.31 (21:27) 수정 2018.01.3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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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도 끊임없는 실험 정신으로 국악의 지평을 획기적으로 넓혀 온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이 오늘(31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양지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대표작 '침향무'의 선율처럼 황병기 선생은 오늘(31일) 새벽 3시 조용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82세로 지난달 뇌졸중 치료 후 폐렴을 앓아오던 중이었습니다.

193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학교 때 가야금을 처음 접한 후, 서울대 법학과 재학 시절 KBS 주최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며 국악계의 주목을 받습니다.

생계를 꾸리기 위해 극장 지배인 등으로 일을 하기도 하지만, 1974년 이화여대 음대 교수가 되면서 음악을 전업으로 삼습니다.

고인의 창작 가야금 음악은 1962년 본격화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그 해 고인은 한국 최초의 현대 가야금곡인 '숲' 등을 발표합니다.

[故 황병기/이화여대 명예교수/지난해 : "한국적인 것을 반드시 지녀야 되면서 한국이라는 경계선 안에 갇히지 말고 좀 더 외부세계로 뻗어나가자..."]

이런 실험 정신이 투영된 대표적 작품이 1975년 나온 '미궁'입니다.

[故 황병기/이화여대 명예교수/지난해 : "연주 도중에 어떤 여자가 비명 지르고 바깥으로 도망갔어요. ‘너무 쇼킹하다’ 그래가지고 연주 금지 당했던 곡이에요."]

색다른 작곡과 연주였지만 전통의 격조를 놓지 않았던 고인.

창작과 도전 속에서도 음악의 지향점은 한결 같았습니다.

["깊은 산속의 샘물 같은 영혼을 씻어 주는 것 같은 그런 음악을..."]

KBS 뉴스 양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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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야금 대부’ 황병기 잠들다…전통·파격 넘나든 명인
    • 입력 2018-01-31 21:29:35
    • 수정2018-01-31 21: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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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도 끊임없는 실험 정신으로 국악의 지평을 획기적으로 넓혀 온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이 오늘(31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양지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대표작 '침향무'의 선율처럼 황병기 선생은 오늘(31일) 새벽 3시 조용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82세로 지난달 뇌졸중 치료 후 폐렴을 앓아오던 중이었습니다.

193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학교 때 가야금을 처음 접한 후, 서울대 법학과 재학 시절 KBS 주최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며 국악계의 주목을 받습니다.

생계를 꾸리기 위해 극장 지배인 등으로 일을 하기도 하지만, 1974년 이화여대 음대 교수가 되면서 음악을 전업으로 삼습니다.

고인의 창작 가야금 음악은 1962년 본격화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그 해 고인은 한국 최초의 현대 가야금곡인 '숲' 등을 발표합니다.

[故 황병기/이화여대 명예교수/지난해 : "한국적인 것을 반드시 지녀야 되면서 한국이라는 경계선 안에 갇히지 말고 좀 더 외부세계로 뻗어나가자..."]

이런 실험 정신이 투영된 대표적 작품이 1975년 나온 '미궁'입니다.

[故 황병기/이화여대 명예교수/지난해 : "연주 도중에 어떤 여자가 비명 지르고 바깥으로 도망갔어요. ‘너무 쇼킹하다’ 그래가지고 연주 금지 당했던 곡이에요."]

색다른 작곡과 연주였지만 전통의 격조를 놓지 않았던 고인.

창작과 도전 속에서도 음악의 지향점은 한결 같았습니다.

["깊은 산속의 샘물 같은 영혼을 씻어 주는 것 같은 그런 음악을..."]

KBS 뉴스 양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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