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사구 훼손 보존책이 오히려 화근
입력 2002.09.2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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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다와 육지가 만나서 뛰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전국 100여 곳의 해안사구가 인간의 등쌀에 못 이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설치한 구조물들도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합니다.
홍사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기자: 24만평이나 되는 넓고 깨끗한 백사장으로 유명한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이 자갈밭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심한 곳은 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난 95년, 관광지로 개발한다며 높이 1.5m, 길이 4km의 콘크리트 제방을 쌓은 후 나타난 현상입니다.
연안 바다 속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바닥에 남아 있는 생명체라고는 불가사리 몇 마리가 전부입니다.
⊙나우식(안면도 어민): 해초는 구경을 못 한대요.
말줄기라고 하는 것은 말이라고 하거든요, 말...
하나도 없대요, 지금.
그렇게 변했어요.
⊙기자: 백사장 모래가 파도와 바람을 타고 바다에서 육지로, 또는 육지에서 바다로 움직여가야 하지만 제방이 모래 이동로를 막은 것입니다.
결국 제방 아래쪽 모래가 바다 쪽으로 유실되면서 모래 속의 뻘과 자갈이 드러난 것입니다.
⊙유근배(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해안지역에서는 딱딱한 걸 피하라, 그런 말이 있어요.
왜 딱딱한 것을 피하냐, 딱딱한 거는 파도가 들어와서 바로 부딪히기 때문에 그렇죠, 그래서 해안에서는 언제나 부드러운 걸 써라...
⊙기자: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전국 133개 해안사구 가운데 51개가 완전 파괴됐거나 파괴가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는 곳은 19곳에 불과했습니다.
모두 개발과 관련됐거나 사구를 보호한다며 설치한 인공 구조물 때문에 빚어진 결과입니다.
이 같은 결론에 따라 환경부는 생태환경이 우수하고 경관이 뛰어난 충남 보령군 소항리 등 4개 해안사구를 정밀 조사를 거쳐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전태봉(환경부 자연정책 과장): 사전에 보존가치를 평가해서 희귀지형이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경우에는 개발에서 제외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자: 뛰어난 경관뿐 아니라 각종 희귀 동식물이 살고 있는 해안사구.
한번 망가지면 되살릴 수 없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해안사구 보호대책이 한시가 급한 실정입니다.
KBS뉴스 홍사훈입니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설치한 구조물들도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합니다.
홍사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기자: 24만평이나 되는 넓고 깨끗한 백사장으로 유명한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이 자갈밭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심한 곳은 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난 95년, 관광지로 개발한다며 높이 1.5m, 길이 4km의 콘크리트 제방을 쌓은 후 나타난 현상입니다.
연안 바다 속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바닥에 남아 있는 생명체라고는 불가사리 몇 마리가 전부입니다.
⊙나우식(안면도 어민): 해초는 구경을 못 한대요.
말줄기라고 하는 것은 말이라고 하거든요, 말...
하나도 없대요, 지금.
그렇게 변했어요.
⊙기자: 백사장 모래가 파도와 바람을 타고 바다에서 육지로, 또는 육지에서 바다로 움직여가야 하지만 제방이 모래 이동로를 막은 것입니다.
결국 제방 아래쪽 모래가 바다 쪽으로 유실되면서 모래 속의 뻘과 자갈이 드러난 것입니다.
⊙유근배(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해안지역에서는 딱딱한 걸 피하라, 그런 말이 있어요.
왜 딱딱한 것을 피하냐, 딱딱한 거는 파도가 들어와서 바로 부딪히기 때문에 그렇죠, 그래서 해안에서는 언제나 부드러운 걸 써라...
⊙기자: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전국 133개 해안사구 가운데 51개가 완전 파괴됐거나 파괴가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는 곳은 19곳에 불과했습니다.
모두 개발과 관련됐거나 사구를 보호한다며 설치한 인공 구조물 때문에 빚어진 결과입니다.
이 같은 결론에 따라 환경부는 생태환경이 우수하고 경관이 뛰어난 충남 보령군 소항리 등 4개 해안사구를 정밀 조사를 거쳐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전태봉(환경부 자연정책 과장): 사전에 보존가치를 평가해서 희귀지형이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경우에는 개발에서 제외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자: 뛰어난 경관뿐 아니라 각종 희귀 동식물이 살고 있는 해안사구.
한번 망가지면 되살릴 수 없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해안사구 보호대책이 한시가 급한 실정입니다.
KBS뉴스 홍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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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안사구 훼손 보존책이 오히려 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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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2-09-2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앵커: 바다와 육지가 만나서 뛰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전국 100여 곳의 해안사구가 인간의 등쌀에 못 이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설치한 구조물들도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합니다.
홍사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기자: 24만평이나 되는 넓고 깨끗한 백사장으로 유명한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이 자갈밭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심한 곳은 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난 95년, 관광지로 개발한다며 높이 1.5m, 길이 4km의 콘크리트 제방을 쌓은 후 나타난 현상입니다.
연안 바다 속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바닥에 남아 있는 생명체라고는 불가사리 몇 마리가 전부입니다.
⊙나우식(안면도 어민): 해초는 구경을 못 한대요.
말줄기라고 하는 것은 말이라고 하거든요, 말...
하나도 없대요, 지금.
그렇게 변했어요.
⊙기자: 백사장 모래가 파도와 바람을 타고 바다에서 육지로, 또는 육지에서 바다로 움직여가야 하지만 제방이 모래 이동로를 막은 것입니다.
결국 제방 아래쪽 모래가 바다 쪽으로 유실되면서 모래 속의 뻘과 자갈이 드러난 것입니다.
⊙유근배(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해안지역에서는 딱딱한 걸 피하라, 그런 말이 있어요.
왜 딱딱한 것을 피하냐, 딱딱한 거는 파도가 들어와서 바로 부딪히기 때문에 그렇죠, 그래서 해안에서는 언제나 부드러운 걸 써라...
⊙기자: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전국 133개 해안사구 가운데 51개가 완전 파괴됐거나 파괴가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는 곳은 19곳에 불과했습니다.
모두 개발과 관련됐거나 사구를 보호한다며 설치한 인공 구조물 때문에 빚어진 결과입니다.
이 같은 결론에 따라 환경부는 생태환경이 우수하고 경관이 뛰어난 충남 보령군 소항리 등 4개 해안사구를 정밀 조사를 거쳐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전태봉(환경부 자연정책 과장): 사전에 보존가치를 평가해서 희귀지형이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경우에는 개발에서 제외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자: 뛰어난 경관뿐 아니라 각종 희귀 동식물이 살고 있는 해안사구.
한번 망가지면 되살릴 수 없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해안사구 보호대책이 한시가 급한 실정입니다.
KBS뉴스 홍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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