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스모킹건’ 안종범 수첩…‘증거능력’ 재판부마다 제각각

입력 2018.02.06 (21:25) 수정 2018.02.0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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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은 재임 시절 늘 수첩을 들고 다녔다고 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을 빠짐 없이 기록하기 위해서였다는데요,

20개월 동안 쓴 수첩은 63권...

각종 지시 사항이 날짜별로 적혀 있어 '사초'에 비견됐습니다.

특검은 이 수첩을 토대로 삼성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핵심 논리를 완성했습니다.

수첩에 적힌 내용이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면담 내용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봤기때문입니다.

실제로 수첩에는 '삼성 합병' 등 각종 현안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정적인 증거를 의미하는 '스모킹건'으로까지 불렸는데요, 1심과 2심 재판부의 판단은 정반대였습니다.

그 이유와 파장을 장혁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2심 재판부가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않으면서 내세운 논리는 '전문법칙'입니다.

전해들은 것을 적은 문서는 증거로 볼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수첩에 적힌 일부 내용이 잘못 표기된 점도 수첩의 신뢰도를 낮췄습니다.

대통령 지시 사항을 그대로 받아적었다는 안 전 수석의 법정 진술도 재판부를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가 핵심 정황증거를 너무 쉽게 무시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남근/변호사/민변 부회장 : "권력형 범죄는 내부고발자의 수첩이나 장부 등을 통하지 않고서는 진실 규명이 쉽지 않습니다."]

다른 국정농단 사건 재판들을 살펴봤습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삼성물산 합병 외압 사건, 이화여대 학사 비리 사건 모두 재판부는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유무죄 판단의 핵심 증거를 두고 재판부에 따라 법률 해석이 다르게 나온 겁니다.

특검 관계자는 "수첩이 증거 능력이 없다는 판단은 대법원 판례와 배치돼 상고심에서 반드시 파기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수첩엔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지원에 대한 내용도 다수 적혀 있습니다.

수첩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판단이 오는 13일로 예정된 최 씨 선고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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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스모킹건’ 안종범 수첩…‘증거능력’ 재판부마다 제각각
    • 입력 2018-02-06 21:26:32
    • 수정2018-02-06 21: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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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은 재임 시절 늘 수첩을 들고 다녔다고 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을 빠짐 없이 기록하기 위해서였다는데요,

20개월 동안 쓴 수첩은 63권...

각종 지시 사항이 날짜별로 적혀 있어 '사초'에 비견됐습니다.

특검은 이 수첩을 토대로 삼성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핵심 논리를 완성했습니다.

수첩에 적힌 내용이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면담 내용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봤기때문입니다.

실제로 수첩에는 '삼성 합병' 등 각종 현안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정적인 증거를 의미하는 '스모킹건'으로까지 불렸는데요, 1심과 2심 재판부의 판단은 정반대였습니다.

그 이유와 파장을 장혁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2심 재판부가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않으면서 내세운 논리는 '전문법칙'입니다.

전해들은 것을 적은 문서는 증거로 볼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수첩에 적힌 일부 내용이 잘못 표기된 점도 수첩의 신뢰도를 낮췄습니다.

대통령 지시 사항을 그대로 받아적었다는 안 전 수석의 법정 진술도 재판부를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가 핵심 정황증거를 너무 쉽게 무시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남근/변호사/민변 부회장 : "권력형 범죄는 내부고발자의 수첩이나 장부 등을 통하지 않고서는 진실 규명이 쉽지 않습니다."]

다른 국정농단 사건 재판들을 살펴봤습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삼성물산 합병 외압 사건, 이화여대 학사 비리 사건 모두 재판부는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유무죄 판단의 핵심 증거를 두고 재판부에 따라 법률 해석이 다르게 나온 겁니다.

특검 관계자는 "수첩이 증거 능력이 없다는 판단은 대법원 판례와 배치돼 상고심에서 반드시 파기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수첩엔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지원에 대한 내용도 다수 적혀 있습니다.

수첩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판단이 오는 13일로 예정된 최 씨 선고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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