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美 로비업체 통해 1억 수수 정황”

입력 2018.03.01 (08:04) 수정 2019.02.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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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이 기사는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이 제기한 소송으로 인해 잠시 서비스를 중지했었습니다. 

최근 김 전 실장이 제기한 소송에서 KBS의 승소가 확정됨에 따라 다시 서비스를 재개합니다.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안보실장을 지낸 사람이죠,

김관진 씨가, 미국 연수를 가 있는 동안 억대의 금품을 받은 정황이 담긴 국군기무사령부 내부 보고서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오늘은 이 보고서 내용을 먼저 보고요,

김 전 실장에게 금품이 어떻게 전달됐는지, 또 그 배경은 뭔지 같이 살펴 보겠습니다.

화면에서 보시는 문서가 방금 말씀 드린 기무사 보고서인데요.

2009년 8월, 그러니까 김관진 전 실장이 미국 워싱턴에 방문 연구원으로 있던 시기에 작성됐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만들어졌고요,

기무사령관에게 보고됐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보면요,

재미교포 권 모 씨가 김 전 실장에게 8만 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1억 원을 준 '로비 정황'을 포착했다고 적시했고요,

이 돈은 '리빙스턴 그룹'이란 회사를 통해 전달됐다고 썼습니다.

리빙스턴 그룹에 대해선 록히드마틴 같은 방산 업체의 이권을 대변하는 '로비회사'라고 설명합니다.

그럼, 교포 권 모 씨는 누구냐하면요.

권 씨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사업가인데, 김 전 실장이 연수를 왔단 소식을 듣고, 본인이 아는 사람을 통해서 접근했다, 그리고 김 전 실장의 미국 생활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기무사는 파악했습니다.

기무사 문건엔 돈이 전달된 경로도 구체적으로 언급됩니다.

권 씨가 리빙스턴 그룹 직원인 교포 정 모 씨에게 8만 달러를 줬고, 정 씨가 매달 2만 달러씩 지원했단 거죠.

김 전 실장의 미국 연구소 연구원 등록비, 2천5백 달러나 되는 아파트 월세, 차량 구입비, 골프 식사비까지.

모두 권 씨가 내는 걸로 돼 있습니다.

이렇게 권 씨가 김 전 실장의 연수 비용을 대 준 데는 어떤 배경이 있었겠죠?

취재진이 찾아낸 계약서 하나 보시겠습니다.

사업가 권 씨가 리빙스턴 그룹이랑 2009년 5월에 맺은 용역 계약서인데요.

권 씨가 매달 2만 달러를 내면 '한국에서 오는 방문자'에게 미국 의회 의원이나 공무원, 또 민간 전문가를 소개해 준다,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 방문자가 누군지 봤더니, '김관진 전 실장'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니까 김 전 실장은 미국 방산업체 로비회사를 통해서 현지의 유력 인사를 소개 받았고, 거기에 들어가는 돈을 사업가 권 씨가 대신 냈단 겁니다.

이쯤 되면 김 전 실장을 만나 해명을 들어봐야겠죠?

취재진이 김 실장을 찾아갔는데, 일단 미국 연수 당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김 전 실장의 말, 들어 보시죠.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 "미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부 비용이 들어간 건 있는데..."]

그렇지만 김 전 실장은 이 돈에 대가성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2010년 국방부 장관에 취임한 뒤에 권 씨를 몇 번 만나긴 했지만 청탁 받은 적은 없단 겁니다.

김 전 실장은 또 부인 계좌를 통해서 권 씨에게 돈을 갚았다고 밝혔는데요,

송금 시점이 좀 수상합니다.

아까 보여 드린 기무사 보고서가 작성된 지 딱 열흘 뒤에 돈을 보냈거든요.

그러니까 금품 수수 정황이 기무사령관에게 정식으로 보고가 되니까, 김 전 실장이 급히 돈을 갚은 게 아니냔 의혹이 제기됩니다.

가장 의문이 드는 대목은 사업가가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김 전 실장에게 큰 돈을 지원했겠느냐는 거예요.

그래서 기무사 문건을 다시 들여다보면요, 권 씨의 지원 의도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김 전 실장이 한국의 국방장관에 발탁될 때를 대비해서, '권 씨와 결탁된 미국 대형 방산업체가 보험을 들어놨단 여론이 있다. 그러니 이건 부적절한 로비다.' 라고 지적한 건데요.

실제로 김 전 실장은 미국 연수를 마친 직후인 2010년부터 4년 동안 국방부 장관 직을 수행했고요.

정치권에선 미국 록히드마틴 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몰아주기 계약을 김 전 실장이 주도한 거 아니냔 의혹이 계속 있어 왔습니다.

이제 금품수수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사실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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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관진, 美 로비업체 통해 1억 수수 정황”
    • 입력 2018-03-01 08:06:14
    • 수정2019-02-15 17: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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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 전 실장이 제기한 소송에서 KBS의 승소가 확정됨에 따라 다시 서비스를 재개합니다.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안보실장을 지낸 사람이죠, 김관진 씨가, 미국 연수를 가 있는 동안 억대의 금품을 받은 정황이 담긴 국군기무사령부 내부 보고서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오늘은 이 보고서 내용을 먼저 보고요, 김 전 실장에게 금품이 어떻게 전달됐는지, 또 그 배경은 뭔지 같이 살펴 보겠습니다. 화면에서 보시는 문서가 방금 말씀 드린 기무사 보고서인데요. 2009년 8월, 그러니까 김관진 전 실장이 미국 워싱턴에 방문 연구원으로 있던 시기에 작성됐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만들어졌고요, 기무사령관에게 보고됐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보면요, 재미교포 권 모 씨가 김 전 실장에게 8만 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1억 원을 준 '로비 정황'을 포착했다고 적시했고요, 이 돈은 '리빙스턴 그룹'이란 회사를 통해 전달됐다고 썼습니다. 리빙스턴 그룹에 대해선 록히드마틴 같은 방산 업체의 이권을 대변하는 '로비회사'라고 설명합니다. 그럼, 교포 권 모 씨는 누구냐하면요. 권 씨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사업가인데, 김 전 실장이 연수를 왔단 소식을 듣고, 본인이 아는 사람을 통해서 접근했다, 그리고 김 전 실장의 미국 생활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기무사는 파악했습니다. 기무사 문건엔 돈이 전달된 경로도 구체적으로 언급됩니다. 권 씨가 리빙스턴 그룹 직원인 교포 정 모 씨에게 8만 달러를 줬고, 정 씨가 매달 2만 달러씩 지원했단 거죠. 김 전 실장의 미국 연구소 연구원 등록비, 2천5백 달러나 되는 아파트 월세, 차량 구입비, 골프 식사비까지. 모두 권 씨가 내는 걸로 돼 있습니다. 이렇게 권 씨가 김 전 실장의 연수 비용을 대 준 데는 어떤 배경이 있었겠죠? 취재진이 찾아낸 계약서 하나 보시겠습니다. 사업가 권 씨가 리빙스턴 그룹이랑 2009년 5월에 맺은 용역 계약서인데요. 권 씨가 매달 2만 달러를 내면 '한국에서 오는 방문자'에게 미국 의회 의원이나 공무원, 또 민간 전문가를 소개해 준다,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 방문자가 누군지 봤더니, '김관진 전 실장'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니까 김 전 실장은 미국 방산업체 로비회사를 통해서 현지의 유력 인사를 소개 받았고, 거기에 들어가는 돈을 사업가 권 씨가 대신 냈단 겁니다. 이쯤 되면 김 전 실장을 만나 해명을 들어봐야겠죠? 취재진이 김 실장을 찾아갔는데, 일단 미국 연수 당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김 전 실장의 말, 들어 보시죠.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 "미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부 비용이 들어간 건 있는데..."] 그렇지만 김 전 실장은 이 돈에 대가성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2010년 국방부 장관에 취임한 뒤에 권 씨를 몇 번 만나긴 했지만 청탁 받은 적은 없단 겁니다. 김 전 실장은 또 부인 계좌를 통해서 권 씨에게 돈을 갚았다고 밝혔는데요, 송금 시점이 좀 수상합니다. 아까 보여 드린 기무사 보고서가 작성된 지 딱 열흘 뒤에 돈을 보냈거든요. 그러니까 금품 수수 정황이 기무사령관에게 정식으로 보고가 되니까, 김 전 실장이 급히 돈을 갚은 게 아니냔 의혹이 제기됩니다. 가장 의문이 드는 대목은 사업가가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김 전 실장에게 큰 돈을 지원했겠느냐는 거예요. 그래서 기무사 문건을 다시 들여다보면요, 권 씨의 지원 의도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김 전 실장이 한국의 국방장관에 발탁될 때를 대비해서, '권 씨와 결탁된 미국 대형 방산업체가 보험을 들어놨단 여론이 있다. 그러니 이건 부적절한 로비다.' 라고 지적한 건데요. 실제로 김 전 실장은 미국 연수를 마친 직후인 2010년부터 4년 동안 국방부 장관 직을 수행했고요. 정치권에선 미국 록히드마틴 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몰아주기 계약을 김 전 실장이 주도한 거 아니냔 의혹이 계속 있어 왔습니다. 이제 금품수수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사실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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