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대화파’ 조셉 윤 ‘은퇴’…북미 관계 영향은?

입력 2018.03.01 (20:39) 수정 2018.03.0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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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에 이어 북미대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북미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핵 외교를 책임지던 조셉 윤 美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전격적인 은퇴를 선언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이슈, 최성원 기자와 알아봅니다.

최 기자? 미 국무부 대북정책 담당자가 전격 사퇴했다고요?

[리포트]

[기자]

네, 본인은 사퇴가 아닌 은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미국 국무부에서 대북정책을 맡아 온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 6자 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도 겸임해왔는데 오늘자로 사퇴했습니다.

윤 대표는 미국 CNN방송에 '은퇴'를 결정한 것은 자신"이라며 압력에 의한 사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은퇴가 순전히 "개인적 결정"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헤드 노어트/미국 국무부 대변인 : "그가 떠나는 것을 보게 돼 유감이지만, 우리에게 이 문제(북핵)를 다룰 훌륭하고 자격 있고 능숙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최대의 압박 작전은 계속된다는 점을 전적으로 확신합니다."]

그러나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브루킹스 연구소의 라이언 하스 연구원은 "조셉 윤의 사임은 미국 대북 전략 한가운데 생긴 커다란 구멍"이라고 지적했고, 우드로 윌슨 센터의 에이브러햄 덴마크 아시아 국장도 "그는 대화와 외교의 훌륭한 옹호자"라며 "결정적인 순간에 어마어마한 손실"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앵커]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 어떤 사람이길래 사퇴를 놓고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우선 조셉 윤이 누구인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64살인 조셉 윤은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초등학생 때인 1963년 세계보건기구, WHO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미국 시민권자입니다.

1985년 미국 국무부에 들어가 33년 동안 일해 왔는데 그동안 한국에서 두 차례 근무를 비롯해 동아태 담당 수석차관보와 말레이시아 대사 등을 역임한 국무부 내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2016년 10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발탁됐으며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 활동해 온 대북정책 관련 고위 외교관입니다.

[앵커]
북한이 미국과 대화 가능성을 타진한 시점에 윤 대표가 갑자기 사퇴한 것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더 강경해질 것이라는 신호라는 분석도 있잖아요?

[기자]
<워싱턴 포스트>의 분석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기류를 알 수 있는데요.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려는 윤 대표의 노력은 군사행동으로 북한을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꺾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대표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북한과의 직접 접촉 통로인 이른바 '뉴욕 채널'의 핵심 인사입니다.

파트너는 박성일 주 유엔북한대표부 차석대사입니다.

윤 대표는 지난해 5월에는 북한 최선희 북미 국장을 오슬로에서 접촉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 교섭을 벌였고 6월에는 평양을 방문해 웜비어를 미국으로 데려왔습니다.

하지만 웜비어가 귀국 엿새 만에 사망하는 등 그의 대화 노력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펜스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방한했을 때 웜비어의 아버지와 동행했는데, 웜비어 사망은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북한의 잔혹성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사례로 자주 언급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지난 1월 국정연설) [인터뷰] "웜비어의 부모는 전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의 협박에 대한 강력한 목격자입니다. 오늘 밤 우리는 미국의 결의로 웜비어를 예우할 것을 맹세합니다."

이 때문에 윤 대표는 물론 웜비어 미국 송환을 함께 추진했던 북한 측 뉴욕채널도 난감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대북 강경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60일 동안 도발을 중단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이른바 '60일 플랜'을 제시하며 북한과의 대화 문턱을 낮췄지만 북한이 그달 29일, '화성 15형'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면서 윤 대표의 입지를 더욱 축소 시켰습니다.

[앵커]
실제로 어떤가요? 트럼프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와 대화파간에 갈등설이 계속 나오는데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외교적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하는 틸러슨 국무장관과 군사행동을 준비해야 한다는 강경파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갈등설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대북 강경파들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북한의 핵 야욕을 꺾을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윤 대표는 북한의 오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로 대화 채널 유지에 안간힘을 써 왔습니다.

이 때문에 백악관 관계자가 한 인터뷰에서 윤 대표를 몽상가라는 의미인 '드리머(Dreamer)'라고 비꼴 정도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전 자신은 과거와는 다른 대북 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력하게 시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지난달 26일 주지사 연례회동 :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에서 오바마 행정부까지 지난 25년 동안 대화를 해왔는데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아세요? 아무런 성과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대북 대화를 두고 '시간 낭비'에서 '조건없는 대화'까지 수시로 출렁였습니다.

최근에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원하면 대화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탐색적 대화'의 문을 열었으나 보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조건 하에서만 대화'로 다시 후퇴했습니다.

윤 대표의 은퇴 파장을 두고 북미대화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북미 대화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와 트럼프의 측근이 전면에 나서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대북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가적 기질까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북미 대화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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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대화파’ 조셉 윤 ‘은퇴’…북미 관계 영향은?
    • 입력 2018-03-01 20:44:49
    • 수정2018-03-01 20:57:45
    글로벌24
[앵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에 이어 북미대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북미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핵 외교를 책임지던 조셉 윤 美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전격적인 은퇴를 선언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이슈, 최성원 기자와 알아봅니다.

최 기자? 미 국무부 대북정책 담당자가 전격 사퇴했다고요?

[리포트]

[기자]

네, 본인은 사퇴가 아닌 은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미국 국무부에서 대북정책을 맡아 온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 6자 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도 겸임해왔는데 오늘자로 사퇴했습니다.

윤 대표는 미국 CNN방송에 '은퇴'를 결정한 것은 자신"이라며 압력에 의한 사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은퇴가 순전히 "개인적 결정"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헤드 노어트/미국 국무부 대변인 : "그가 떠나는 것을 보게 돼 유감이지만, 우리에게 이 문제(북핵)를 다룰 훌륭하고 자격 있고 능숙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최대의 압박 작전은 계속된다는 점을 전적으로 확신합니다."]

그러나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브루킹스 연구소의 라이언 하스 연구원은 "조셉 윤의 사임은 미국 대북 전략 한가운데 생긴 커다란 구멍"이라고 지적했고, 우드로 윌슨 센터의 에이브러햄 덴마크 아시아 국장도 "그는 대화와 외교의 훌륭한 옹호자"라며 "결정적인 순간에 어마어마한 손실"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앵커]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 어떤 사람이길래 사퇴를 놓고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우선 조셉 윤이 누구인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64살인 조셉 윤은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초등학생 때인 1963년 세계보건기구, WHO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미국 시민권자입니다.

1985년 미국 국무부에 들어가 33년 동안 일해 왔는데 그동안 한국에서 두 차례 근무를 비롯해 동아태 담당 수석차관보와 말레이시아 대사 등을 역임한 국무부 내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2016년 10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발탁됐으며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 활동해 온 대북정책 관련 고위 외교관입니다.

[앵커]
북한이 미국과 대화 가능성을 타진한 시점에 윤 대표가 갑자기 사퇴한 것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더 강경해질 것이라는 신호라는 분석도 있잖아요?

[기자]
<워싱턴 포스트>의 분석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기류를 알 수 있는데요.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려는 윤 대표의 노력은 군사행동으로 북한을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꺾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대표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북한과의 직접 접촉 통로인 이른바 '뉴욕 채널'의 핵심 인사입니다.

파트너는 박성일 주 유엔북한대표부 차석대사입니다.

윤 대표는 지난해 5월에는 북한 최선희 북미 국장을 오슬로에서 접촉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 교섭을 벌였고 6월에는 평양을 방문해 웜비어를 미국으로 데려왔습니다.

하지만 웜비어가 귀국 엿새 만에 사망하는 등 그의 대화 노력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펜스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방한했을 때 웜비어의 아버지와 동행했는데, 웜비어 사망은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북한의 잔혹성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사례로 자주 언급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지난 1월 국정연설) [인터뷰] "웜비어의 부모는 전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의 협박에 대한 강력한 목격자입니다. 오늘 밤 우리는 미국의 결의로 웜비어를 예우할 것을 맹세합니다."

이 때문에 윤 대표는 물론 웜비어 미국 송환을 함께 추진했던 북한 측 뉴욕채널도 난감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대북 강경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60일 동안 도발을 중단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이른바 '60일 플랜'을 제시하며 북한과의 대화 문턱을 낮췄지만 북한이 그달 29일, '화성 15형'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면서 윤 대표의 입지를 더욱 축소 시켰습니다.

[앵커]
실제로 어떤가요? 트럼프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와 대화파간에 갈등설이 계속 나오는데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외교적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하는 틸러슨 국무장관과 군사행동을 준비해야 한다는 강경파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갈등설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대북 강경파들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북한의 핵 야욕을 꺾을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윤 대표는 북한의 오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로 대화 채널 유지에 안간힘을 써 왔습니다.

이 때문에 백악관 관계자가 한 인터뷰에서 윤 대표를 몽상가라는 의미인 '드리머(Dreamer)'라고 비꼴 정도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전 자신은 과거와는 다른 대북 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력하게 시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지난달 26일 주지사 연례회동 :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에서 오바마 행정부까지 지난 25년 동안 대화를 해왔는데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아세요? 아무런 성과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대북 대화를 두고 '시간 낭비'에서 '조건없는 대화'까지 수시로 출렁였습니다.

최근에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원하면 대화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탐색적 대화'의 문을 열었으나 보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조건 하에서만 대화'로 다시 후퇴했습니다.

윤 대표의 은퇴 파장을 두고 북미대화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북미 대화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와 트럼프의 측근이 전면에 나서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대북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가적 기질까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북미 대화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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