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타이완여행법’ 통과에 中 격분…“반분열국가법 발동 고려할 것”

미국 상원의 '타이완여행법' 통과에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관변학자들은 중국이 더는 미국 의회에 끌려다녀서는 안되며 '반분열국가법' 발동을 고려해야한다며 반발했다.

미국과 타이완 사이 '모든 수준에서' 자유로운 상호방문을 독려하는 '타이완 여행법'은, 타이완 고위급 공무원들이 미국을 방문해 미국 정부 관리들과 만나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타이완여행법'은 지난 1월 하원을 이미 통과했고 지난달 28일 상원까지 통과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 남겨놓게 됐다. 미국 상하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법안을 대통령이 거부하는 것은 드문 일이어서 '타이완여행법' 통과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정례브리핑에서 타이완여행법이 법적 구속력은 미미하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과 '3개의 중-미 공동 코뮈니케'를 위반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화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중미관계의 정치적 기초라면서, 미국이 이런 원칙을 지켜 타이완과 공식적인 접촉을 중단하고 타이완 관련 문제에 신중하고 적절하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미 상원이 '타이완여행법'을 통과시킨 것은 중국에 비우호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미국이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은 중미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에 후진기어를 넣는 것과 같다"며, "미국이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중국은 의심할 바 없이 반분열국가법으로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2005년 3월 천수이볜(陳水扁) 전 타이완 총통이 중국으로부터 독립운동을 주도할 가능성에 대비해 반분열국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타이완이 독립을 구체화하거나, 더는 통일 가능성이 남아 있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타이완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중국의 타이완 문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미관계를 다루는데 있어서 타이완 카드를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맑은 정신으로 이 법안을 거부할 것을 촉구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 중미 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재선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타이완 독립세력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신문은 타이완 독립세력은 미국의 손에 든 카드이며 '한마리 개'라면서 미국은 개를 데리고 산책하면서 위세를 뽐내고 있는데 중국은 '개를 때리는 방식으로' 그대로 돌려줄 것이라고 표현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