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러 군비 경쟁 재점화는 미국의 ABM 조약 탈퇴 때문”

입력 2018.03.02 (21:57) 수정 2018.03.0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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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의 군비 경쟁이 다시 시작된 것은 미국이 요격 미사일 제한 조약에서 탈퇴했기 때문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난했다.

2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자국의 신형 핵무기들을 대거 소개한 국정연설 뒤 미국 N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군비 경쟁이 다시 시작된 것은 미국이 옛 소련과 체결한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조약'(Anti-Ballistic Missile Treaty/ ABM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데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1972년 미-러 간에 체결된 ABM 조약은 양국이 신형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양국 수도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 주변 가운데 한 곳에만 MD 시스템을 배치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 미사일 방어 체계인 MD 시스템(요격 미사일) 강화를 금지해 핵무기 피격 가능성을 열어 놓음으로써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협정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기인 2002년 ABM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글로벌 MD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러시아는 미국이 ABM 협정에서 탈퇴한 뒤 동유럽과 일본·한국 등에 MD 기지를 구축하는 데 대해 양국의 핵전력 균형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미국이 글로벌 MD 시스템은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이란과 북한 같은 '불량국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득했으나 러시아는 미국의 진정성을 믿지 않았다. 그러면서 자체 핵전력 강화로 대응했다.

푸틴은 인터뷰에서 "미국의 행보에 대한 대응으로 개발되고 있는 신형 전략무기 시험들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서 "오늘 (국정연설에서) 언급한 모든 무기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모두 쉽게 능가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일부 무기들은 아직 미세 조정이나 보완이 필요하지만 다른 무기들은 이미 실전 배치됐고 전투 준비태세에 들어가 있다"면서 "신형 러시아 무기들은 미국 MD를 뚫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MD 시스템 개발에 투자한 돈은 바람에 날려 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푸틴은 "강대국들이 서로를 위협할 것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들에 대응하는 문제를 함께 협의했어야 한다"면서 "미국에 함께 (글로벌) MD 시스템을 검토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지적했다.

NBC 방송은 조만간 푸틴 인터뷰를 방영할 예정이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을 보충 설명하면서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소개한 신형 무기들은 전략적 균형을 확실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는 어떤 군비 경쟁에도 빠져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새로 개발한 전략무기들은 미국의 글로벌 MD 추진으로 훼손된 양국의 전략적 균형을 바로잡는 것일뿐 러시아가 먼저 군비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페스코프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군국주의적 성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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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미-러 군비 경쟁 재점화는 미국의 ABM 조약 탈퇴 때문”
    • 입력 2018-03-02 21:57:58
    • 수정2018-03-02 22:06:51
    국제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 경쟁이 다시 시작된 것은 미국이 요격 미사일 제한 조약에서 탈퇴했기 때문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난했다.

2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자국의 신형 핵무기들을 대거 소개한 국정연설 뒤 미국 N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군비 경쟁이 다시 시작된 것은 미국이 옛 소련과 체결한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조약'(Anti-Ballistic Missile Treaty/ ABM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데서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1972년 미-러 간에 체결된 ABM 조약은 양국이 신형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양국 수도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 주변 가운데 한 곳에만 MD 시스템을 배치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 미사일 방어 체계인 MD 시스템(요격 미사일) 강화를 금지해 핵무기 피격 가능성을 열어 놓음으로써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협정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기인 2002년 ABM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글로벌 MD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러시아는 미국이 ABM 협정에서 탈퇴한 뒤 동유럽과 일본·한국 등에 MD 기지를 구축하는 데 대해 양국의 핵전력 균형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미국이 글로벌 MD 시스템은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이란과 북한 같은 '불량국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득했으나 러시아는 미국의 진정성을 믿지 않았다. 그러면서 자체 핵전력 강화로 대응했다.

푸틴은 인터뷰에서 "미국의 행보에 대한 대응으로 개발되고 있는 신형 전략무기 시험들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서 "오늘 (국정연설에서) 언급한 모든 무기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모두 쉽게 능가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일부 무기들은 아직 미세 조정이나 보완이 필요하지만 다른 무기들은 이미 실전 배치됐고 전투 준비태세에 들어가 있다"면서 "신형 러시아 무기들은 미국 MD를 뚫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MD 시스템 개발에 투자한 돈은 바람에 날려 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푸틴은 "강대국들이 서로를 위협할 것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들에 대응하는 문제를 함께 협의했어야 한다"면서 "미국에 함께 (글로벌) MD 시스템을 검토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지적했다.

NBC 방송은 조만간 푸틴 인터뷰를 방영할 예정이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을 보충 설명하면서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소개한 신형 무기들은 전략적 균형을 확실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는 어떤 군비 경쟁에도 빠져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새로 개발한 전략무기들은 미국의 글로벌 MD 추진으로 훼손된 양국의 전략적 균형을 바로잡는 것일뿐 러시아가 먼저 군비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페스코프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군국주의적 성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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