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정현 배출했지만…여전한 테니스협회 내분

입력 2018.03.06 (18:52) 수정 2018.03.0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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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테니스협회 최경선 행정감사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대한테니스협회 최경선 행정감사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에이스 정현(21)이 투어 무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테니스계는 아직도 뒤숭숭하다. 대한테니스협회 현 집행부와 전임 집행부 간의 고소 고발 송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협회 내부 감사를 맡고 있는 한 직원이 테니스협회의 내부 비리 사실을 공개했다.

테니스협회 최경선 행정 감사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협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을 해야 함에도 곽용운 회장이 협회 공용 재산을 무단으로 사적 사용하고 있고, 친인척을 고용해 협회를 사유화했다"고 주장했다.

가장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건 장충 테니스장의 부실 관리다. 2016년 협회는 서울시로부터 3년간 장충 테니스장의 위탁 경영을 위임받았다. 그런데 이 테니스장의 레슨 프로그램 관리 등을 협회의 고위 임직원이 맡게 되면서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최경선 행정 감사는 "테니스협회 임 모 이사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장충체육관에서 레슨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총 4천8백만 원이 넘는 수익을 챙겨 왔다"면서 "협회 임원이 협회의 사업권을 따내 이득을 취하는 건 대한체육회 정관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정관 제26조 3항은 '협회와 거래 관계에 있는 사업체의 임직원은 협회의 임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 행정감사는 ●협회 공금의 투명하지 못한 운용 ●협회장의 업무용 차량 사적 용도 사용 ●회장의 친조카를 협회 임직원으로 기용한 점 등을 들어 테니스협회가 총체적인 부실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테니스협회 박원식 홍보이사는 "감사 자료는 원래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야 할 사안인데 행정감사가 이를 먼저 외부에 공개한 것은 부적절하며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면서 "다만 장충 테니스장의 경우 수익이 협회 임직원에게 돌아가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테니스인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2016년 곽용운 협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이와 유사한 비리 고발 폭로 사례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곽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코트 관리 문제 등 전임 집행부의 비위 사실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그 이후 전·현직 집행부는 크고 작은 건으로 계속 폭로, 고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실업 테니스 관계자는 "곽 회장이 전임자들과 달리 돈이 넉넉지 않아 회장 출연금을 내지 못하면서 계속 재정적인 압박에 시달린 측면이 있고, 그러다 보니 자꾸 협회를 사유화해 운영해온 것 같다"면서도 "이런 폭로 비방전은 곽 회장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반대 세력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테니스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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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스타’ 정현 배출했지만…여전한 테니스협회 내분
    • 입력 2018-03-06 18:52:57
    • 수정2018-03-06 19:34:08
    취재K
대한테니스협회 최경선 행정감사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에이스 정현(21)이 투어 무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테니스계는 아직도 뒤숭숭하다. 대한테니스협회 현 집행부와 전임 집행부 간의 고소 고발 송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협회 내부 감사를 맡고 있는 한 직원이 테니스협회의 내부 비리 사실을 공개했다. 테니스협회 최경선 행정 감사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협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을 해야 함에도 곽용운 회장이 협회 공용 재산을 무단으로 사적 사용하고 있고, 친인척을 고용해 협회를 사유화했다"고 주장했다. 가장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건 장충 테니스장의 부실 관리다. 2016년 협회는 서울시로부터 3년간 장충 테니스장의 위탁 경영을 위임받았다. 그런데 이 테니스장의 레슨 프로그램 관리 등을 협회의 고위 임직원이 맡게 되면서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최경선 행정 감사는 "테니스협회 임 모 이사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장충체육관에서 레슨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총 4천8백만 원이 넘는 수익을 챙겨 왔다"면서 "협회 임원이 협회의 사업권을 따내 이득을 취하는 건 대한체육회 정관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정관 제26조 3항은 '협회와 거래 관계에 있는 사업체의 임직원은 협회의 임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 행정감사는 ●협회 공금의 투명하지 못한 운용 ●협회장의 업무용 차량 사적 용도 사용 ●회장의 친조카를 협회 임직원으로 기용한 점 등을 들어 테니스협회가 총체적인 부실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테니스협회 박원식 홍보이사는 "감사 자료는 원래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야 할 사안인데 행정감사가 이를 먼저 외부에 공개한 것은 부적절하며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면서 "다만 장충 테니스장의 경우 수익이 협회 임직원에게 돌아가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테니스인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2016년 곽용운 협회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이와 유사한 비리 고발 폭로 사례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곽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코트 관리 문제 등 전임 집행부의 비위 사실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그 이후 전·현직 집행부는 크고 작은 건으로 계속 폭로, 고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실업 테니스 관계자는 "곽 회장이 전임자들과 달리 돈이 넉넉지 않아 회장 출연금을 내지 못하면서 계속 재정적인 압박에 시달린 측면이 있고, 그러다 보니 자꾸 협회를 사유화해 운영해온 것 같다"면서도 "이런 폭로 비방전은 곽 회장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반대 세력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테니스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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